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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ron K Apr 17. 2020

한국이 좋다!

한국 여행의 추억 첫 번째 이야기

재택근무 한 달째... 처음의 slow start 와는 다르게 해야 되는 업무는 점점 늘어만 갑니다. 매년 요맘때쯤이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느라 기분이 up 돼 있을 때인데요 올해는 여러모로 다른 여름이 될 것 같네요. 그래도 저의 가족을 비롯하여 주위 지인들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휴가 계획은 못 세우지만 한국 여행을 추억하며 써놓았던 글을 꺼네 봅니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한국을 4번 방문하였고 그중 3번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였다. 우리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한국 방문이 한 번도 없는 한인 2세들 이기에 그들에게 우리는 그래도 한국에 자주 나가는 가족이다. 남편이 여행을 좋아하고 그의 동생이자 아이들의 삼촌 (지금은 작은 아빠)가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아시아로 직장을 옮긴 후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생활하기에 아무래도 우리는 서울에서 숙소 문제가 해결되다 보니 더 자주 방문할 수 있게 된다.


1998년 7월: 우리의 첫 번째 한국 여행

부모님을 따라 시카고로 이주한 후 12년 만에 처음인 고국 방문은 결혼 후 남편의 친할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는 것이었다. 시부모님 두 분 모두의 고향이시자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대구에서 할머니와 며칠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의 기억은 뭐니 뭐니 해도 할머니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아침식사다.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매일 새벽기도회를 꼭 참석하셨던  할머니께서 교회를 마치시고 오시는 길에 시장에 들러서 싱싱한 고등어를 사다가 고등어조림을 만드셔서 아침밥을 다 준비해 놓으시고  우리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손수 만드신 밥이랑 국 그리고 무슨 나물까지... 한국식 동그란 상에다 차려주셨는데 특이한 것은 밥그릇 사이즈가 다 틀렸다는 것이다. 제일 큰 것은 손자인 남편의 꺼 그다음은 나 그리고 제일 적은 것은 할머니 껏이었다. 그런데... 평소에 아침을 아주 간단하게 오트밀과 커피 한잔 (그것도 집이 아니고 출근한 후)으로 때우고 생선 특히 고등어조림 같은 한국식 생선요리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남편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운 아침상 차림이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생선요리를 매우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맛있는 상차림이었다. 할머니께서는 남편의 밥 위에 고등어를 여러 개 놓아주셨는데 할머니께서 물을 가지러 방을 비우신 사이 남편은 그 생선 들을 모두 나에게 패스하였고 나는 그를 도와 그 많은 고등어를 열심히 먹어버렸다.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밥을 잘 먹어서 너무 좋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2007년 12월: 아이들과의 첫 번째 한국 여행

이번에는 남편의 친할머니의 90세 생신을 축하드리러 미국에 사는 시댁 식구들 모두 한국으로 날아갔다. 이때는 날씨도 추운 겨울이었고 무엇보다 할머니의 생신잔치로 모인 것이라서 대구로 가서 친지들과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해 드렸다. 막내가 막 두 돌을 지났고 첫째와 둘째도 나이가 어려서 나에게는 쉽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할머니께서 손자들을 보시고 너무 기뻐하셨기에 나름대로 효도를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 너무 쇠약해지신 모습이어서 슬펐었고 그 후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행히 시아버지께서는 한국에 남으셔서 할머니와 같이 더 많으 시간을 보내실 수 있었다.


2015년 7월: 아이들과의 두 번째 한국 여행

아이들이 많이 커서 서울, 부산, 제주도 등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으나... 이때는 한국이 메르스 영향으로 힘들어할 때여서 나도 신경이 많이 쓰였다. 결국 부산에서 아이들이 열이 많이 나는 바람에 거의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어야 했고 나는 아이들을 걱정하느라 또 해열제를 시간에 맞춰서 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숙소 바로 앞이 해운대여서 해변가로 잠깐 산책 나가기에는 좋았다. 아이들이 아픈 관계로 숙소 근처의 ‘본죽’이라는 죽을 포장 해 왔는데... 죽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한국 여행에서 음식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메인이다.


아이들과 거의 매일 방문했던 우리가 좋아하는 벌집 아이스크림을 팔던곳. 2019에 다시 방문했을때는 다른 아이스크림 가게로 바뀌어 있었다.


제주도의 어떤 해물탕 맛집. 씨푸드를 좋아하는 나는 너무기뻣으나 아이들은 해산물들이 살아있는체로 불에 올려지는 것을 보고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을 글썽글썽 하였던 식사였다.


딸이 가장 좋아하는 깍두기와 곰탕이 있어서 한국 방문시 한두번은 꼭 방문하게되는 ‘더큰집’

그리고 사진은 없지만 내가 들기름장의 맛을 알게 된 ‘한남 북엇국’의 모둠전, 먹어본 모든 음식이 다 맛이 있고 시동생이 살고 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와 가까워서 산책 삼아 나갔다가 식사하게 되는 마법의 맛집. 그 외의 내가 너무 좋아하는 간장게장, 김치찌개 맛집, 수원갈비, 한국식 횟집 등등 한국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항상 맛있는 음식 인듯하다. 한식을 좋아하는 나는 밑반찬이 많이 나오는 식당을 좋아한다.


그 외에도 우리를  감탄시키는 또 하나는 한국의 배달문화이다. 마트에서도 장을 보면 배달을 해주고, 자장면, 치킨, 순대, 떡볶이, 김밥 등등 정말 한국은 맛있는 음식 천국이며 이 모든 것들이 배달이 된다는 게 참 신기하다. 그리고 또 하나, 한국의 빵과 케이크는 종류도 많고 달지도 않고 정말 최고인 것 같다. 시동생은 매일 아침마다 집 근처 파리 croissant 이란 제과점에서 우리들을 위해서 여러 종류의 빵을 사 가지고 왔다. 시카고에도 한국 제과점 뚜레쥬르가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 빵을 먹으면 왠지 더 맛있는 것 같다.


우리는 명동에서 난타라는 쇼도 관람하고 남대문시장에도 구경하러 나갔으나 아이들은 남대문의 복잡한 시장문화에 익숙지 않아서 인지 흥미를 잃고 불편해했고 (그리고 7월 말의 한국은 너무 더웠다) 나는 어떻게 물건을 사는 건지 잘 몰라 우리는 양말만 잔뜩 사 가지고 돌아왔다 (그 많은 양말들은 아이들의 친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다). 아줌마인 나는 오히려 롯데마트와 이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게 더 좋았다. 일단 에어컨 시설이 돼있어서 시원하고 가격이 다 표시되어 있어서 물어보지 않아도 되니 편리했다. 그래도 다음에는 Netflix에 소개되어서 유명해진 광장시장에도 꼭 가보고 싶다.


그 외 우리가 좋아하는 여러 종류의 빙수 맛집들. 사실 우리는 한국에 도착해서 2주를 보내고 다른 아시아 (홍콩, 싱가포르, 태국)을 여행한 후 8월 초에 다시 한국에 들어갔는데 7월 초와 8월 초 한국의 날씨는 너무도 변해있었다. 더위를 피해 우리는 삼성 코엑스와 수족관 등을 구경했다. 많은 음식점들, 예쁜 상점들과 카페들, 대만에서 왔다는 ‘공차’ 등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한 달간의 긴 아시아 여행을 마쳤다.


서울을 떠나기 바로 전 우리는 나의 작은아버지로부터 큰 택배를 받았는데, 여러 가지 젓갈들이 말끔히 포장되어있었다. 공항 포장했으니 시카고에 가져가 친척들과 친구들과 나눠먹으라며 여러 가지를 보내주셨다. 문득 한국에 있는 동안 한 번밖에 뵙지 못한 게 너무 죄송스러웠다. 다 가져오고 싶었지만 너무 양이 많아서 몇 가지를 가져다가 나눠먹었는데 모두들 좋아했다. 집에 도착 후 새 학기 시작을 준비하느라 모두 바쁘게 보내고 8월 말경에  학교가 시작했을 때 시카고는 아직 더위가 한창이었는데 한국의 시동생은 한국은 벌써 아침과 저녁이 가을 날씨 같다고 했다. 한국은  정말 사계절이 뚜렷한 것 같다. 아이들의 방학을 이용해서 가느라 우리는 여름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는데 언젠가는 가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여행”이 아니라 “살기”를 해보고 싶다. 이후로 우리는 2019년에 한국을 다시 여행하였는데 그때 이야기는 한국 여행의 추억 두 번째 이야기에서 나누어야겠다. - Sharon K


경복궁 앞에서. 미국에 살고 있지만 아이들이 한국을 잊지 않고 2015년 여름 한국 여행의 추억을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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