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체코 프라하 - 아침 산책

by Shaun SHK

첫날의 늦은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산책을 나갔습니다. 여행지에서의 아침 산책은 한낮이나 저녁과는 다른 풍광을 선사합니다. 수많은 인파로 넘쳐나던 유명 관광지는 한산한 공간으로 변해있습니다. 구시가 광장도 전날 해질녘과는 달리 텅 비어 있습니다.

몇몇 부지런한 사람들, 이른 아침에 잠이 깬 사람들, 혹은 전날 밤을 샌 것 같은 사람들만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음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화려한 치장을 했던 관광지가 세수를 마치고 맑은 얼굴을 드러낸 느낌입니다. 전세계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도시가 이제는 보다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이른 아침 까를교에서의 산책도 오랜 역사와 의미를 가진 다리를 보다 친근한 장소로 바꿔놓습니다.

몇몇 부지런한 관광객들이 한적한 까를교에서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가족끼리 산책 나온 가족들도 보이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건강하게 조깅을 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홀로 프라하의 아침풍광을 찍기 위해 큰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관광객도 보입니다.

가족들의 손을 잡고 나온 꼬마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기 피곤했을 텐데 찡그리거나 짜증내는 법이 없습니다. 들뜬 가족들의 표정을 보고 덩달아 기분이 좋았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회사를 안 가도 되는 나처럼 학교에 가지 않아 기분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선한 아침 바람과 함께 마주한 프라하는 화려하고 복잡했던 밤의 모습과는 달리 친근하고 편안합니다. 프라하가 아침 세수를 마치고 함께 조식 테이블에 마주한 기분입니다.


늘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던 친구가 어느날 수수한 차림으로 나타나면 어색하면서도 보다 친숙한 기분이 듭니다.

굳이 얼굴의 잡티를 가리고 이목구비를 또렷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라는 의미이고,

최신 유행의 의상과 반짝이는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아도 그 매력과 참모습을 알 수 있는 관계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관광지에서의 아침 산책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도시와 나는 서로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과시하지 않아도 되는 계이고, 한적하고 고요한 모습에서도 그 매력을 알 수 있는 이인 듯합니다.

이른 아침의 짧은 산책을 마치고 나니 프라하가 금세 친숙해진 느낌입니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프라하성으로 발걸음을 옮길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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