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일정으로 방문한 곳은 프라하성입니다.
프라하성의 성 비투스 대성당은 웅장한 위용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압도적인 크기로 신의 위대함을 표현하려는 것 같습니다.
당당하게 솟아 있는 성당의 모습에 자연스레 카메라를 꺼내 듭니다. 굳이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그 장엄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내리쬐는 햇살이 눈부셔서 고개를 들기 힘든 것인지, 성당의 위용이 압도적이어서 똑바로 보기 힘든 것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프라하성 근처에 사람들이 한가득 모여있습니다.
가까이서보니 근위병 교대식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미리 알고 온 것은 아닌데 운이 좋았습니다.
거리가 멀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연한 하늘색 정복을 갖춰 입고 절도있게 동작을 취하는 근위병 모습이 보였습니다. 시간만 잘 맞춰가면 꽤 가까이서 근위병 교대식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던 중 친구가 프라하성 근처 카페에 사진 잘 나오는 스팟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습니다. 굳이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고 얼마나 잘 나오겠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몇 장 찍어봤더니 꽤 만족스럽게 나옵니다. 프라하 전경을 담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색 지붕으로 통일감을 갖춘 시내 전경을 내려다보니 프라하에 왔다는 사실이 한층 실감납니다.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를 발견한 것 같아 꽤 오랫동안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름햇살은 상당히 뜨거웠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남기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스마트폰 촬영버튼을 눌렀습니다.
어렸을 때는 사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멋진 풍경을 보고 굳이 사진기를 꺼내드는 모습이 유난스럽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남겨진 기록이 없다면 아무리 좋았던 기억이라도 희미하게 사그라든다는 것을 깨닫고나서부터 입니다.
사진은 빛바랜 기억을 다시 생생히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합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몇 개월만에 다시 보는 사진엔 당시의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사진들을 보며 다시 그곳의 거리를 걷고,
그때의 설렘을 느낍니다.
기록을 통해 흘러간 기억과 감정이 다시 선명해집니다.
물론 추억은 항상 미화됩니다. 여행지에서의 고생스러운 경험은 기쁘고 즐거웠던 기억에 밀려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즐거운 감정으로 정제된 기억이라 더 좋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젠 여행을 다니며 사진 찍는 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고, 마음에 드는 장소에선 내키는 대로 사진을 남깁니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즐거운 순간을 포착해 오래 기억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여행지에서의 행동과 마음가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여행을 추억하는 방법은 오직 우리가 남긴 흔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소중한 순간들을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기 위해 더 많은 사진들을 찍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도 많이 남기고, 풍경 속에서 웃고 있는 얼굴도 오래 남겨두고 싶습니다.
프라하는 추억이 될만한 사진들을 남기고 우리를 배웅했습니다.
다음 일정을 위해 기차를 타고 비엔나로 이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