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간의 미국, 멕시코 여행을 하루 앞둔 아침 결항 문자를 받았다. 댈러스의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결항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나의 감기까지 겹쳐서 병원에 가서 대기하는데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체 편 리스트 나왔어!"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상의하지 말고 빨리 예약하라고 답했다. 그렇게 우리는 경로를 수정해서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서 댈러스로 가게 되었다. 공항버스 시간도, 공항 도착 시간도 연이어 밀렸으나 다행히 가려던 날에는 도착할 수 있겠다.
그렇게 첫 환승 여행이 시작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맡기니 두 장의 티켓이 주어졌다. 라운지에서 밥을 먹고 샤워도 하며 탑승을 기다렸다. 환승해서 가는건 처음이라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체크인 직원에게 말하니 직원이 "잘 하실겁니다!"하고 용기를 주었다. 샌프란시스코 가는 비행기에 마지막으로 추가된 승객이라 우리 3명은 가운데 자리로만 일렬로 끼여 앉았다. 가운데를 비우고 편하게 가려던 사람들도 불편했을 것이다. 그 사이에 치여서 양치하러 갈 때도 창가에 앉은 사람이 일어서는 타이밍에 3명이 조르륵 갔다. 영화 몇 편을 보고 기내식을 몇 번 먹으니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감기에 걸려서 그런지 착륙할 때 귀가 많이 아프고 내려서도 먹먹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입국 심사를 받고 짐을 찾았다. 세관 통과 후 나가기 전에 '커넥팅 플라이트' 표지를 따라가니 다시 짐을 부치는 구역이 나타났다. 찾은 짐을 부치고 다시 출국장으로 간다. 이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댈러스에 가는 국내선 승객들과 함께 앉았다. 한국에서 10시간동안 잠을 자지 않은 아들은 여기서부터 매우 졸려했다. 한국 시간으로 치면 새벽 4시까지 안 자고 깨어있던 셈이었다. 아들은 댈러스행 비행기에 앉자마자 잠들어서 댈러스에 도착해서도 일어나지 않아서 여러 번 흔들어 깨웠다. 나도 비행기에 같이 탄 시끄러운 미국 10대 캠프단 사이에서 너무 깊게 자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밤잠 자듯이 깊게 자버렸다. 창밖에 고대하던 댈러스의 풍경이 보이는데,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
댈러스는 미국 텍사스 주 중북부에 있는 도시이다. 댈러스는 포트워스, 덴튼 등과 함께 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1845년 이 도시를 건설할 당시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G. M. 댈러스의 이름을 따서 붙인 지명이다. 1870년경부터 목화의 집산지로 발달하였으며, 1920년경부터는 석유 개발의 거점으로도 중요해져 이후 석유 관련 산업이 발달하였다. 큰 면화 거래소가 있으며, 보험·금융업의 중심지로 '빅 D'라 불린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곳이기도 하다.
오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국 동부와 남부에 눈 폭풍이 왔다고 했다. 그래서 오전 8시에 도착하려던 우리의 직항편도 취소가 되었고, 오전에 도착 예정이었던 다른 국내선도 모두 취소되었다. 뉴욕은 오늘 밤 9시까지도 취소라는데, 정오까지만 취소된 댈러스가 낫나 싶기도 했다. 짐을 찾는 데 30분이 넘게 기다리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캐리어를 받았다. 짐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국제 미아가 되지 않고 무사히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에는 댈러스포트워스국제공항(DFW)과 댈러스러브필드공항(DAL) 등 두 개의 공항이 있다. DFW는 텍사스 주의 거대도시인 댈러스와 포트워스 사이 정확한 중간지점에 위치하며, DAL은 댈러스 외곽에 있다. DFW는 텍사스 주 최대의 공항이다. 2008년 연간 65만편의 항공기가 운항, 세계에서 3번째로 운항 횟수가 많은 공항이었다. 2008년 이용 승객 수는 5,700만 명으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공항 총면적이 미국에서 2번째, 세계에서 3번째로 넓다.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이 하루 총 운항편수의 85%인 745편의 항공기를 매일 운항하는 등 아메리칸항공의 미국 내 최대 허브공항이다. 자회사인 아메리칸이글(American Eagle)도 허브공항으로 쓰고 있다.
짐을 받았으니 마지막 관문인 시내로 가는 길을 찾았다. 우버 택시를 검색하니 비용이 90달러 가까이 되어서 다른 교통편을 찾았다. 직통 기차가 9달러로 매우 저렴했고, 숙소랑도 가까웠다. 그래서 기차를 타기로 하고 기차역을 향해 갔다.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매우 추웠고, 길에는 눈이 쌓인 채로 얼어서 딱 미끄러지기 좋게 되어 있었다. 기차 표를 끊고 기차를 기다리는 데 20분 간격으로 다닌다던 기차는 30분을 넘게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얇은 옷 여러 개를 겹쳐 입고 가만히 서있는데 발가락이 얼얼하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사람은 늘어가는 데 기차는 전혀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까지 있는 우리는 더 이상 기약 없이 기다리지 못하고 기차타기를 포기하고 택시를 타러 공항으로 돌아갔다.
우버 택시는 가격이 이제 120달러까지 올라갔고, 무엇보다 불러도 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잘 이용하지 않는 로컬 택시를 타려고 대기를 하니 금방 택시에 합승할 수 있었다. 택시 기사는 에티오피아 할아버지였는데, 수완 좋게 두명의 청년을 태우고 우리 가족까지 두 팀을 합승시켜서 출발하셨다. 도로는 눈으로 덮여 차선도 안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날씨에 운전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 그런 길을 천천히 운전하면서 점점 시내를 향해 갔다. 같이 탔던 멕시코 청년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들도 댈러스가 처음인데 이렇게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을 줄 몰랐다며 우리처럼 난감한 반응을 보였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있고 돌아다니는 차 자체가 별로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차를 운행해 준 에티오피아 기사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요금에 얹어서 팁까지 90달러를 드리고 우리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숙소에 왔다.
숙소에 오니 비행기 환승과 기차 기다리며 떤 것까지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따뜻한 샤워로 몸을 녹이고,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과 햇반으로 속을 대웠다. 이동에 이동을 거듭한 긴 하루였다. 댈러스에 갑가지 이렇게 눈이 많이 와있을 줄이야. 생각지도 못한 고생을 했지만 결국 무사히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