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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의 교훈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갖가지 피해와 함께 전 세계인들을 가장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는 사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세계 역사는 코로나 19 이전(BC, Before Corona 19)과 코로나 19 이후(AC, After Corona 19)로. 

동전에 양면이 있고 위기 속에 기회가 있듯이 코로나 사태에도 양면이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피해가 크지만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과 문제 해결책을 던져 주기도 했다. 몇 가지만 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1. 북한의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균전이다 

핵은 파괴력이 크지만 실전에서 쉽게 사용하기 힘든 무기다. 그러나 세균은 인위적이든 자연발생적이든 언제든지 생겨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에 즉 내가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와 공포를 준다. 지금 세계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도 바로 내가 직접 통제(control) 하기 힘들다는 속성 때문이다. 


2. 현대 사회는 예측하기 힘든 세상임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아베 정권의 부당한 제재에 맞서 우리나라 국민의 일부가 일본의 방사능 오염을 부각했었다. 도쿄 올림픽에 문제가 많음을 지적하기 위해서. 우리 바람대로 올림픽의 정상 개최가 무한되었지만 그 이유는 방사능 오염이 아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였다. 올림픽을 장기 집권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던 아베 정권에겐 충격적인 결과다.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이 안겨 주었다. 이미 예약했던 경기장 입장권과 호텔, 비행기 티켓 환불부터 폐막 후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사람들의 입주 시기 조절 등등에 이르기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다. 현대 사회는 복잡하고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힘든 세상임을 다시 한번 더 확인시켜 준 생생한 사례다.   


3. 우방이라고 해서 마냥 그들의 호의를 기대할 수 없다

좋을 때 잘 나갈 때 잘해주는 친구는 많다. 그러나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친구는 기대만큼 많지 않다. 코로나 사태는 그것을 분명히 깨닫게 해 주었다. 베트남과 이스라엘 사례를 보자.

베트남 경제에는 우리 기업들의 기여도가 높다. 최근엔 박항서 감독의 활약에 힘입어 양국은 더욱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우리 정부와 아무런 협의 없이 한국민들의 입국을 일방적으로 제한했다. 삼성의 기술자 입국도 제한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코로나를 ‘사우스 코로나’로 부르면서 우릴 조롱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자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겠지만 우리도 섭섭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절차와 해법 측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베트남도 일본이나 중국처럼 언제든지 우리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경각심은 덤이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독특한 위상을 지닌 나라다. 성지 순례를 위해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주말 광화문 근처 집회에서는 태극기, 성조기와 함께 이스라엘 국기가 심심찮게 보일 정도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의 짝사랑으로 밝혀졌다. 코로나 사태가 생기자 한국민들의 입국을 아주 발 빠르게 제한한 곳이 바로 이스라엘이기 때문이다. 


4. 해외 교민들에게 정체성 위기의식을 느끼게 만들었다

유럽이나 호주 등에서 한국 교포를 비롯해 아시아인들이 코로나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 단순 여행객이 아닌 그곳에서 나서 쭉 그곳에서 살아왔고 그곳 국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보통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들과 자신 사이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만든 사건이다. 


5. 대한민국을 함부로 비하할 수 없게 만들었다

유학 등의 목적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에 거주하는 자식을 둔 부모를 자주 보곤 한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식들에게 좀 더 많은 돈을 부쳐주지 못해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즐기고 그곳의 선진(?) 시스템을 칭송하곤 한다. 자신의 해외 사랑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서슴지 않고 대한민국을 비하하기도 한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위기 시국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선진국이라는 사실이.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업무 처리의 투명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이….. 그래서 한국으로 빨리 들어오겠다고 아우성이다. 이들에게 해외 사랑을 말리고 싶지는 않다. 외국의 좋은 점이 있으면 당연히 배워야 한다. 그런데 그 목적을 위해 일부러 한국을 깎아내리는 일은 없어졌으면 한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한국은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엉성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니 우리가 그들보다  더 좋은 것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6. 한국 언론은 공정하지 않고 단지 진영 논리를 대변하는 기관지임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주었다

전 세계가 한국의 대처능력을 칭찬하고 있다. 전 세계 언론이 이를 보도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보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 언론만이 유일하게 사사건건 비판을 하고 있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해외 언론이 보지 못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할 수는 있다. 문제는 잘한 점은 가급적 숨기고 어떡하든 꼬투리 잡아서 비판한다는 사실이다. 

조국 사태 때 엄청나게 쏟아내던 기사는 윤석렬 검찰총장 장모 의혹에 관한 보도 태도와 많이 비교된다. 이런 행태가 그간 국내 기사들이라 객관적으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코로나 사태에서는 국내 언론과 외국 언론의 논조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언론은 보수든 진보든 가릴 것 없이 공정성은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 진영만을 대변하는 기관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7. 재난 발생 시 구호품들이 피해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됐다

권영진 대구 시장은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찡찡이로 불리고 있다.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남들 보고 도와달라고만 요구하는듯한 태도를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가 하도 다급하다고 해서 대구와 경북을 지원하는 긴급 생계지원 자금이 통과되었는데 지급 시기가 늦다고 아우성이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은 지급 대상자를 선별해야 하고, 선불카드를 만들려면 금융기관과 실무적인 준비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 발표 내용의 문제점은 전형적인 공무원식 접근이라는 것이다. 민간 회사가 이렇게 시급을 다투는 문제에 직면했다면 예산이 통과되기 전에 이미 실무적인 절차는 다 끝내 놓고 있었을 것이다. 예산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다가 통과되면 지체 없이 실행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대구시는 아직 돈이 안 나왔기 때문에 당장 서둘러서 미리 배포할 준비는 별로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받는 사람이야 급하겠지만 주는 나는 바쁠 것 없다는 전형적인 공무원 마인드다. 수해가 났을 때 해마다 구호품이 도착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보도가 이래서 생기는 문제임을 알려준 셈이다. 온 국민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안인데도 이렇게 늑장 대처인데… 국민의 관심이 덜한 곳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늦어질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  


8. 기타

-정부가 잡으려 해도 쉽게 잡히지 않던 강남의 집값을 떨어트렸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많은 의혹 속에서도 꿋꿋이 성장하던 신천지. 마침내 그들에 대한 의혹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재택근무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겼다. 기업은 재택근무에 대한 효율적 관리방법도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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