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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k Apr 22. 2024

 ROTC 여행 모임의 역사

109 ROTC #36

 ROTC형제들을 만난 지도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 간다. 임관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를 진행한 것도 2023년 12월이니 벌써 5개월이 다 되어 간다. 일 년에 두어 번씩 모임을 하고 간혹 등산을 하거나, 마라톤을 거리별로 각자 참여하면서 다양한 소모임을 갖고 있던 때, 이제 해외여행 모임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행계를 만들었다. 그게 어느덧 2021년이었다. 첫 번째 해외여행은 가까운 일본으로 선택하고 다녀왔고, 두 번째 여행은 25주년 행사에서 프놈펜으로 회사 법인장으로 가는 친구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계획했다. 이렇게 번의 여행은 마무리가 되었고, 번째 여행은 2024년 7월로 계획했다. 

이렇게 ROTCina들이 되어가고

ROTC 모임의 시작(2000.7. 전역 이후~)

 어떤 모임이든 사회 초년생일 때는 잘 모이지 않는다. 취업과 연애에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쉽게 모이는 것도 어렵고 특히나, 모임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곗돈도 내는 것은 잘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다. 반명에 ROTC는 한날한시에 똑같이 소위라는 직업을 갖게 되고, 2년 4개월이 지나면 똑같이 백수가 된다. 우리 동기들은 장기신청으로 2명, 나같이 ROTC 후보생시절 장학금을 받아 4년 4개월을 근무한 경우, 해병대로 자대배치를 받아 2개월 일찍 나온 동기를 제외하면 모두가 2년 4개월 후 같은 날 백수가 되었다. 물론 사전 취업으로 며칠의 휴가 이후에 바로 취직한 동기부터 백수로 그해의 6개월을 보낸 동기까지 이후의 행보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그래서 이때는 동기 모임이라는 것이 잘 결성되기 힘들고, 전국으로 직장을 찾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잘 모일 기회조차 만들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30대가 되고 어느덧 대부분의 연락이 닿는 친구들이 취직을 하고, 영업을 하는 동기의 추진력을 발판 삼아 동기모임이 시작되었다. 처음은 항상 열정적이라 했던가? 정기모임 이외에도 지역별로 모임을 하면서 모임이 활성화되었고, 서로의 결혼을 축하해 주면서 모임은 초기 절정에 다다랐다. 나도 전역을 하고 노총각이 되기 전까지는 결혼식이며, 돌잔치며 동기들을 자주 만났었다. 


ROTC 모임의 쇠퇴와 부활(2010년 전후)

 개인의 인생에도 라이프 사이클이 있듯이, 모임도 라이프 사이클의 영향을 받는다.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의 어려움은 ROTC를 겪었기에 어느 정도 부담이 적을 수는 있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되고 가족을 돌봐야 할 나이가 되면 가정 밖 일 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삶을 살게 된다. 다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모임에서 보는 동기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음을 느꼈다. 정식 모임은 있었지만, 회비를 관리하고 주도적인 중심을 잡는 동기가 없어 있는 둥 없는 둥 몇 년을 모임 없이 보내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를 거치면서 동기들 사이에 크고 작은 오해도 쌓이고 타지에 취직하고 결혼한 동기들, 외국으로 파견 나간 동기들은 연락이 잘 닿지 않게 되었다. 그런 시간 이후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중간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서 하나둘 연락이 닿아서 다시 본격적으로 모임을 주도하고, 임관 20주년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 임관 20주년을 깃점으로 모임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운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앞뒤 기수의 선후배들도 같이 축하를 해주었지만, 정작 그들은 동기들의 모임이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파편적인 모임을 제외하고는 정식으로 전체 모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역시, 우리들은 특이한 X세대 들이다. 

정기모임에서 한 컷 및 언제인지 모를 사진들...


ROTC 여행모임의 시작(임관 20주년을 기념으로)

 앞서 말했지만, 개인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남자의 역할은 모든 기간 필요하지만, 아이가 어리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시간 동안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20대 초반의 동기들은 어느덧 내가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달려간 동기, 내 주변에 비슥하게 머무르는 동기, 연락이 닿지 않는 동기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동질감은 옅어지고 이질감이 그 자리를 채우곤 한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연락이 닿고 자주 만나는 동기들은 그 누구보다 편하고 취미와 여가를 같이할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직장동료 같이 회사 얘기에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가정에서 같이 순화된 나 자신을 보일 필요 없이 가끔 막말을 해도 서로 이해를 해 주는 사이는 찾기 힘든데, 동기들이 그런 존재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이때쯤 동기들에게 연락해서 해외여행 계를 만들자는 연락을 하게 되었다. 매달 5만 원씩 곗돈을 내고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참여하는 인원 중 절반은 해외여행을 가기 위한 핑계를 만들기 위해 가입했고, 나머지는 그저 여행이 좋아서 가입을 했다. 가족여행이나 혼자 여행을 떠나 본 기억은 많지만, 동기(ROTC, 대학, 동아리, 직장 등)들과 떠나는 여행은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 같았다. 

마술사 그녀, 그리고 친구들


첫 번째 해외여행, 후쿠오카(2023.1. 첫 번째 해외여행)

 여행계는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여행을 추진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모임에는 내가 있어 여행추진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행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운영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 운영과정에서 같이 간 사람들과 사소한 갈등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인 이유가 대안 없는 여행계획의 변경이 대표적인데, 어느 순간부터 여행계획을 치밀하게 짜지 않고 여유시간을 많이 두는 방법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갈등을 줄이곤 하였다. 하지만, ROTC 첫 번째 해외여행은 이런 갈등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같이 동행한 친구들은 해외여행을 신혼여행 이후 한 번 도 다녀오지 않았거나, 반대로 자주 나가서 나의 여행계획에 변경을 요구하거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위해 사전에 여러 번 모이면서 여행의 기대를 키워나가면서 더욱 친분을 쌓았고, 다양한 직업군이었지만, 대행이 시간을 맞춰서 2023년 1월 후쿠오카로 2박 3일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다양한 체험과 관광으로 여행을 구성하고 즐거운 술자리로 여행의 방점을 찍으면서 두 번째 여행을 기대하게 만든 여행이었다. 

늙어도 잘 놀아...


두 번째 해외여행, 프놈펜(2024.7. 두 번째 해외여행)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조차도 프놈펜만을 여행하기 위해 가는 사람은 드물다.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캄보디아라는 나라에 수도지만, 라오스의 비엔티안 보다 어쩌면 주변에 여행할 곳이 많지 않은 곳이다. 오직 이번 여행은 법인장으로 마지막 해외근무가 될 친구 녀석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장소를 선정했다. 이제 항공편을 예약했으니 슬슬 여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 설렁설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나의 취미이자 브런치 글쓰기의 핵심 활동이다. 대략적인 여행지는 프놈펜-시아누크빌 혹은 프놈펜-캄포트로 결정했다. 지난번 일본 여행과는 다르게 후진국 여행의 진면목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여행은 준비하는 여행 전 3개월과 본여행, 여행 후 한 달 정도까지 사람을 들뜨게 한다. 벌써부터 친구들과 여행이 기대된다. 다들 준비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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