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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k Jun 04. 2024

교사 달리기 동아리를 만들다.

슬기로운 학교생활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이후 바뀐 풍경 중에 하나가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코로나 시기 활동의 제약으로 찾은 것이 달리기였다. 스스로 찾은 것은 아니었고, 친구 중에 운동에 중독된 녀석이 있는데 그놈의 꾐에 넘어가 지역 달리기 대회에 하나둘씩 참가하면서 나는 거의 막바지에 달리기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간간히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했지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달리기를 중심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교육청에서 교사대상 동아리 지원금이 내려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무도 새로운 업무에 손을 대기 싫어하는 것 같아 내가 직접 학교 내 동아리 조직과 관련된 계획과 예산 사용 규정을 만들어 달리기 동아리를 만들었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RUNDAY앱을 활용한 연수와 더불어 진행하면 좋을 듯하여 바지 동아리 회장을 만들어 달리기 동아리를 드디어 만들게 되었다. 

시간 맞춰 도착한 인원들

 항상 일을 추진할 때는 2명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술자리도 2명이면 최소인원을 충족하고, 등산도 2명이면 혼자 조난당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도 조치가 가능하다. 그래서 달리기를 가장 좋아하는 이 모 씨의 아들을 꼬드겨 달리기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총 9명의 달리기 동호회 회원들이 구성되었다. 이중에는 이제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부터 하프 마라톤을 경험한 사람까지 그 능력의 폭이 상당히 넓었다. 같이 훈련하고 뛰기에는 무리가 있어 이벤트 정도로 모여서 한 번씩 뛰고, 각자 훈련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어쩌면 첫 모임이자 마지막 모임이 될 수 도 있는 날을 중간고사 기간으로 잡았다. 오전 시험이 끝나고 오후에는 시간이 나서 교육청 달리기 연수 이벤트와 겸해서 5시에 두류공원에서 만나 이벤트에 참여하고 같이 달리기를 하고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같이 달리고자 신청한 인원은 4명, 그래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당일이 되어 이벤트에 참여하고 뛰기로 한 사람들 중 2명은 차를 가지고 와서 목적지 주변까지 차를 가지고 가서 달리기를 한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자유로워...  그래서 결국 동아리 회장님과 둘이서 도심 달리기를 시작했다. 시작점은 두류공원이고 도착지는 상동교였다. 거리로는 7km 정도로 나왔지만, 앞산공원 오르막을 지나야 하는 코스라 족히 한 시간은 걸리는 거리였다. 둘이서 대화도 하면서 두류공원에서 안지랑 곱창골목을 지나 설빙이 있는 네거리에서 직진하여 주택가로 달리기를 이어갔다. 앞산공원에 도착해서는 오르막을 만나 빠르게 걷고 중동교를 향한 내리막길에서는 안전을 위해 쿨 다운을 하면서 걸었다. 그리고 식당에 도착하여 저녁으로 수육정식을 시켜 간단히 먹고 일어나기로 했다. 

수육정식(18,000원), 소금구이, 양념구이(각 18,000원)

 하지만, 술자리는 우리나라 주식과 같아서 방향성도 없고, 예측도 힘들다. 최근에 근처로 이사 온 동료가 있어 부르게 되었고, 인원은 4명에서 5명이 되었다. 식사만 하고 헤어지기로 한 스케줄은 또 다른 안주의 등장으로 시간을 이어갔다. 오늘 달리기 한 것은 이미 술자리로 마이너스가 나고 있었다. 몸은 이렇게 축나고 있었지만, 땀 흘린 뒤 동료들과의 대화는 흥미진진했다. 여기서 끝날 것이라 예상한 것은 역시 예측을 빗나갔고 우리는 마지막 한 잔을 위해 새로 이사한 동료의 아파트로 발길을 옮겼다. 

 아파트에서 맥주를 곁들인 2차를 하면서 직장 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사한 아파트와 최근의 결혼 트렌드와 출산율 저하 등 사회 이슈를 얘기하고 23:00쯤 집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넘어져 무릎이 까졌지만 재미있는 하루였다.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이 같이하고, 술은 좀 적게 마셨으면 좋겠다는 다짐을 하며 가을에 있을 수육과 막걸리를 제공하는 달리기 대회에 나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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