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퉁탕 유럽가족여행 5

파리, 오르세 찍고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동

by sheak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국제공항(VCE)에서 베네치아 본섬의 관문인 피아잘레 로마(Piazzale Roma) 버스터미널까지

이번 여행에서 숙박은 대부분 에어비엔비로 결정했다. 가족이 4명이다 보니 호텔을 잡으면 방을 2개 잡던지 패밀리 룸으로 잡아야 하는데 악명 높은 유럽은 패밀리 룸도 그냥 일반 객실에 침대를 구겨 넣은 스타일이라 좁다는 얘기가 있었다. 파리에서는 조식 없이 호텔객실을 2개 따로 잡았고 이번 베네치아도 역시 객실을 2개 잡고 주변에 식당이 많지 않아 조식까지 포함시켰다. 비행기 시간은 오후 3시라서 오전시간은 짐을 모두 싸 놓고 프런트에 맡긴 다음에 오르세 미술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오르세 미술관에 가기 전에 파리 아침식사 경험을 위해 숙소에서 800m 떨어진 곳에 있는 빵집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서안해양성 기후인지라 아침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파리의 물가에 적응이 안 되어 힘들었지만, 아침에 문을 연 베이커리의 빵 가격과 커피 한 잔은 충분히 이해 갈 만한 가성비를 가지고 있었다. 2만 원에 빵 6개와 탄산음료 2개, 아메리카노 2잔이면 괜찮은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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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빵종류를 시키고 탄산음료와 커피를 시켰다. 친절한 직원의 응대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식사를 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후 09:15 예약에 맞춰 지하철에 탑승했다. 문제는 출근시간과 겹치는 아침 지하철이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 결국 첫 번째 지하철은 보내고 두 번째 지하철에 겨우 몸을 욱여넣어 탈 수 있었다. 지하철이 오르세 미술관과 떨어져 있어 조금 걸어야 했지만, 파리의 마지막 아침 공기와 함께 모두 불만 없이 걸어 미술관 입장을 대기하는 줄에 합류했다. 루브르와 마찬가지지만 오르세 역시 수많은 작품들이 혼재되어 있어 보고 싶은 작품을 찾는 것도 어려울 만큼 여러 층에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다. 보고 싶은 작품은 많았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특정 작품을 염두에 두고 천천히 둘러보았다. 하루 종일 앉아서 쉬면서 감상해도 모자랄 만큼 많은 작품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겨울이 비수기라고 하는데 이 정도면 성수기에는 그림을 천천히 둘러볼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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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품을 보았지만,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오히려 감동이 줄어드는 효과를 주는 듯 하다.

오전시간 동안 각자 혹은 같이 작품을 감상하고 짐을 맡긴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쪽으로 향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점심을 먹어야 해서 무엇을 먹을지 물어보니 아이들이 맥도널드를 또 가자고 해서 어제 점심때 파이브가이스의 햄버거 이후 3끼를 햄버거로 식사를 하게 됐다. 4명이서 맥도널드에서 7만 원 정도가 나왔으니 기겁할 노릇이지만, 파리의 다른 물가를 생각하면 가성비 있는 선택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돌아와서 맡긴 짐을 찾고 우버를 검색했는데 공항에서 올 때와 비슷한 가격으로 60유로가 떴다. 25km 거리니 멀긴 하지만 10만 원은 좀 비싼 느낌이 들어 볼트를 검색해 보니 50유로가 떠서 볼트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해 33분 만에 도착했다. 파리의 비싼 택시비를 2번 경험하고 나니 파리에 대한 호감이 많이 사라졌다. 인건비가 비싸니 그러려니 했는데, 체크인도 사람 없이 모든 것이 기계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깜빡하고 온라인 체크인을 하지 않은 걸 기억해 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늦었고 우리는 각자 다른 자리에 앉아 베네치아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티켓팅은 물론 수화물을 붙이고 스캔하는 것도 모두 셀프로해야 해서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우여곡절 끝에 탑승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항에 17:20에 도착했다. 짐을 찾고 베네치아 섬으로 가는 버스티켓을 끊고 버스에 오르니 이미 18:00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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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파리에서 햄버거를 먹고, 저녁엔 베네치아에서 밤 산책을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국제공항(VCE)에서 베네치아 본섬의 관문인 피아잘레 로마(Piazzale Roma) 버스터미널까지 20분을 달려 도착하니 베네치아의 짭짜름한 바다내음이 코로 들어왔다. 숙소 예약 시 가장 중요한 것이 버스나 기차역, 공항에서 가까운 곳으로 했기 때문에 케리어를 끌고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다. 체크인 후 짐을 풀로 아직 어둠이 짙게 깔리지 않은 베네치아를 둘러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산마르코 광장까지 왕복 4km 정도라 충분히 돌아볼 만했다. 베네치아를 내일 13:50 기차로 떠나기 때문에 오늘의 저녁을 그냥 보낼 순 없었다. 밤의 베네치아는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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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알토 다리를 거쳐 산 마르코 광장까지 간단하게 산책을 즐겼다.

2월의 베네치아는 카니발 기간이라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된다. 우리가 도착한 날도 큰 행사가 있었는지 바닥에 뿌려진 형형색색의 종리들이 낮의 분위기를 담고 흩어져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루미나리에로 장식되어 축제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지만 메인 행사가 끝난 저녁이라 차분함이 낮의 열정을 덮고 있었다.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2시간이 지났고, 짧지만 국경이동을 한 이후라 씻고 내일 낮시간의 베네치아를 기약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산 와인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의 간략한 일정을 더하는 음주의 시간을 거스르진 않았다. 주요 회의 내용은 곤돌라를 탈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는데, 내일의 날씨는 흐리거나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고 나는 나는 굳이 타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내일 날씨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30분 정도 타는데 90유로면 15만 원가량 하는데, 역시 뭘 할 때 돈을 자꾸 들먹이는 걸 보니 부자가 되려면 한 참 멀었다는 생각으로 글을 마친다.


ps. 베네치아는 인근 도시(피렌체, 밀라노)에서 당일치기로 오기도 하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딱 24시간 정도면 밤과 낮을 다 볼 수 있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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