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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리 Sep 11. 2021

스타트업 CEO가 한달간 경영지원 업무를 최적화한 후기

사람이 모여 회사가 된다.

올해 초, 경영지원팀 동료분들의 퇴사 결정에 예전부터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회계와 인사를 구분하여 부서를 꾸렸다. 그러면서 50명 규모의 스타트업 CEO로써 1달간 최적화하는 업무를 직접 진행해본 리뷰를 작성해본다.


1. 경영 컨설팅 계약

회계/재무는 사업 규모가 몇십억 단위로 커질 때마다 운영, 기획, 전략 각각 다른 접근이 가능한 인재가 필요한데  성장 시기마다 인력을 교체할  없는 노동법 현장 상황   워커 형태의 코웍을 결정했다. 전문 경영 컨설팅 회사와 계약을 맺었고 재무 전략, 기획, 운영을 모두 맡겼다. 우리의 직접 고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비용은 고정비가 아닌 유동성 있는 변동비가 되었고 회사의 성장 속도에 맞춰 사내 유능한 보유 인재들을 적재적소 배치해준다. 아직 두달차라 맞춰가는 중이지만 재무가 부족했던 나에게 시기에 맞춰 필요한 데이터를 알아서 전해주시니 반성, 회고도 빠르고 나아가는 속도도 빨라 만족도가 엄청나다. (이처럼 우리는 현재 계약된  워커가 정말 많은데, 주는 장점은 실로 어마무시 하지만 노동법이 완화되어야 인재  빈익빈 부익부가 줄을  있을텐데 해결 방법은 뭐가 있을까)


2. 인사 업무 솔루션 도입

고위드, 플렉스, 그리팅, 스낵24/생일24 도입했다. 무작위로 사용 툴을 늘리는 것은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이 어렵고 여러모로 관리 차원의 복잡성 또한 있어 지양하지만, 요즘의 툴은 각각의 장점이  커서 그것을 감수하게 된다. (누가 제발  모든 기능 통합되는 스타트업 전용 SaaS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참고]

- 고위드  직원이 1 1 법인카드를 쥐고 있는 시스템이다.  담당자별 한도를 지정할  있고 사용  지출처에 대해 간편하게 입력할  있으며, 장기적으로 지출결의와 품의를 제로로 만들  있다. 물론 조직장의 컨트롤 시간이 다소 발생하지만 전체적 효율로 보면 만족!

- 플렉스 근태 관리 솔루션. 과거에 쓰던 툴의 계약기간 종료 도래에 따라 신규 솔루션을 찾아 세팅했다. 아직 불안정 요소가 많아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 그래도 현존하는  중에는 최선이다. 근로계약서, 연봉계약서 등을 모두 전자 계약서로 변경했다. 페이퍼리스 회사, 거진  왔다.

- 그리팅 채용 관련 솔루션. 지금까지는 무료 서비스 기간이라서 무조건 추천했고 앞으로 유료가 되는데 비용이  있어서 채용을  3 정도 이상 진행하고 있다면 추천한다. 지원자에게 전체 메일을 통해 가능한 일정을   토쓰하면 그중 직접 선택하고  일정은 구글 캘린더와 연동된다. 먼저 다른 지원자가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비활성화되며 이를 비롯 기능이 매우 다양하다.

- 스낵24 & 생일 24  그대로 간식 서비스와 생일 선물, 케익 서비스. 그동안 간식은 쿠팡에서 구매했고 생일은 케이크집에서  경영기획실에서 각자가 원하는 선물을 준비해주었다. 스낵24 서비스가 있다는 은 물론 알았지만 우리는 이미 10년간 간식을 구비했던 가구가 모두 준비되어있었고 쿠팡보다 당연히 스낵24 공급가가  비싸기 때문에 따로 이용하지 않았었는데, 사람도 돈이고 시간도 돈이기에 비교하면 대충 합리적인  같다.

물론 개개인 맞춤으로 행복을 전할  있는 것은 규모의 절댓값과 별개로 헤이 해하지 않으려 하는 편이지만, 생일 24 지정된 금액 안에서 상품권이나 다양한 상품을 직접 고를  있고 케익은 레터링까지 기재하여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준다. 행복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효율을 얻었다.


3. 이외에도!

비대면 바우처 서비스를 승인받아 지출을 줄였고 각종 인터뷰, 강의를 통해 매출에 보탰다.  3인을 채용했고 채용 과정을 고도화하였으며 리쿠르트 페이지 리뉴얼 (클릭), 온보딩 페이지 리뉴얼 등을 작업했다. 수동으로 하던 직원 복지 포인트 지급,  워커 급여 지급, 3개월 입사 리뷰  수많은 작업들을 각종 워크플로, 레시피 등을 활용해서 자동화했다. 꿀잼! 나는 ceo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런 일을 하고 살지 않았을까 싶다.


4. 그리고 나의 슈퍼딜! 카드사 수수료 인하!

모두의 응원 덕에 무사 마무리!

우리는 독립몰 개발을 진행 중이고 그 과정에 카드사 계약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주변의 ceo분들께 카드사 수수료를 물어보니 매출 규모에 대한 연관성도 없이 모두 제각각이다. 결국 딜 by 딜이라는 뜻. 현 최저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주변 스타트업 회사를 모아 연 1000억이 넘는 규모의 매출을 만들었고 모두가 해당 카드사로 이관을 약속하여 카드사 수수료를 기존 대비 최대 1.6% 낮췄다. 연 100억 매출만 한다 해도 매 년 1억 6천씩 SAVE. 독립몰 개발비용을 모두 벌었다. (이 정도면 내 몇 달치 월급 밥 값 다한 것 같은데 그래도 퇴근 따위 못하는 인생... 요즘 진짜 너무 바빠서 핫식스와 함께 밤새다 허벅지 꼬집으며 찔끔찔끔 울어댄다...)


+ 아 그러면서 깨달은 점! 피곤은 머릿속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뇌의 영역이기에 스스로 피곤하다고 말하면 피곤해진다. (물론 적당선) 그래서 내 방에는 시계가 없다. 자기 전에 몇 시인지 보면 아침에 더 못 일어난다. 모르고 자면, 제법 잘 일어난다. 일 많은 사람들 도전해보시길!


5. 마지막으로 또 기승전 사람.

어릴 때부터 엄마는 우리가 물을 아껴 써야 하는 이유가 담긴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서 동네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빠는 학교 버스정류장에서 창문을 내리고는 "진주 아파트, 두레아파트 사는 사람! 아저씨 차 타!" 하고 나와 함께 친구들을 몽땅 태워 몇 번을 오고 가셨다. 그런 부모님을 보며 나는 정말 날개 없는 천사가 존재한다 믿었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인류에 관심이 많은데 감사하게도 이것은 경영에 제법 도움이 되었다.


또 나는 회사의 일정 목표 도달 상황에 앞서 더 이상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은 없음을, 있다고 하더라도 나의 개입이 동료들의 성장에 도움되지 않을 수 있음을, 회사가 고작 '나'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음을 나는 진즉 오롯하게 깨달았다. 그 후로는 사람에 대한 고민에 온 힘을 쏟는다. 그러면서 얻은, 사람에 관한 생각 3가지.


(1) 10개의 문제  9개를 맞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MBTI  번째가 F 사람은 9개를 맞춘 것에 칭찬해야 나머지 1개를 나중에 알아서 맞춘다. 칭찬에 신이 나서 더욱 앞서가려 하기 때문이다. 반면 T 사람은 10  틀린 1개가  틀렸는지를 정확하게 짚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다시는  틀리고자 성장한다. 사실 나는 후자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비난 아닌 비평을 통한 피드백이라면 일시적 마음 아픔은 한편에 두고 딛고 일어서야 하며  성장은 말도  하게 짜릿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작 16개로 나눈 MBTI마저 이렇게 다르다면 100, 1000명의 사람은 더욱이 각기 다른 동기부여 지점과 성향을 가졌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맞아도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는 인간관계의 기본이자, 세상에 좋은 ceo 존재하지 않는 이유이고, 경영이 참으로 어려운 이유인 것 같다. 입맛을 맞추는데에 시간을 쓰면 잠시 마음이 평온해질 뿐 경영 지표는 고꾸라진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운전을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이래서 부부싸움 나는 거라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운동을 잘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무엇을 가르치는 것에는 '무엇'을 잘하는 지도 중요하지만 '잘 가르치는지'가 중요하다. 가르침뿐만 아니라 리딩에도 아니 모든 관계에 있어서는 인류에 대한 애정과 사람을 다룸에 대한 끝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2) 인사는 사람을 다루는 영역이기에 회계와 달리 담당자님이 반드시 내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People & culture director라는 직함을 채용하기 위해 400건의 이력서 60명과의 면접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인재상이 너무 이상적이었는지 만나기가 정말 어려웠다.

혹자는 면접 자리에서 그간 본인이 직원들에게 쏟아부어준 복지를 맹목적으로 자랑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도 자율 출퇴근, 연차 20-25 부여, 패밀리데이, 점심시간 1.5시간  복지는 매우 많은 편이다. 그러나 복지에는 당연히 회사의 지향성과 일치하는 '이유' 있어야 한다. 맹목적으로 다다익선과 같은 개념으로 제공되어서는  된다. 대개 '다른 회사에는 이런 복지도 있던데 우리도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을 하는 사람은 있지만 '우리 회사에는 다른 회사에 없는 이런 복지도 있어서 좋아요' 하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잘못되었다는  아니라 원래 누구나 가진  시간이 지나면 그저 공기 같은 존재가 되어 없어지면 속상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과가 많이  , 샌드위치 휴일로 며칠을 쉬었더니 다음 , 마이너스가 심함에도  휴일을 다시 쉬지 않는다는 것에 대다수가 서운함을 토로하여  뒤로는 모든 제공이  조심스러워졌던 기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급되는 복지에는 명확한 이유와 목적이 필요하고, ROI 산출이 필요하다. 정량적이지 않을  있고 그것이 당연히 금전적이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전해줄  있는 '동기부여'처럼 정성적이고 무형 이어도 회사의 비전과 얼라인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재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던 , 나는 인사 담당자 모임의 카카오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서 며칠을 보내봤다. 똑똑하고 현명한 인사 인재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있을지 힌트를 얻고 싶었다. 그런데 카톡방에서 누군가 우리는 '대표이사의 '이지 않냐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가는 피폐해질  같아 도망 나왔다... (물론, 모든 직무 종사자에 대한 해석은 아니다. 훌륭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모두에게 매우 존경을 표한다.)


그래서 결국 방법을 바꿨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살면서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라고 물었다. 인류애를 간춘 '현명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배우고 싶어 전국 방방곡곡 돌며 그런 사람들과 만났다.


그리고 그렇게 헤매다 현재 우리 회사의 '제품' 전략을 컨설팅해주시는 어드바이저님께 지금의 디렉터님을 소개받았다. 아모레, 제이에스티나 등 큰 기업에서 마케팅 이사님으로 일을 하셨던 분인데 앞으로의 마케팅 시장은 MZ가 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그 일을 비롯, 성장하는 MZ세대를 서포트하는 인재가 되고자 커리어 전환을 결심하셨다고 하였다. 나이의 한계로 물리적인 시간, 인간 경력의 절댓값이 부족한 나에게 꼭 필요했던 현명하고 멋진 어른이었다.

그렇게 나의 이 많은 성과 중 가장 핵심 성과라고 생각하는 영입 성공! 지금의 P&C 디렉터님을 모셔왔다. 인사 경험이 없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노동법을 배우는 것보다 현명함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어렵기에 나의 선택을 믿었고, 지금은 그렇게 30대가 가진 인생 짬바의 부족함을 채워주신다.


(3) 마지막 꼭지는 DP. 누군가 DP라는 드라마를 추천받아 1회까지 봤다. 하, 그런데 심장이 조여와서 당최 볼 수가 없다. 군대 문화는 대체 무슨 수로 해결할 수 있을까. 1차 원인제공부터 쫒아가보자. 통일? 그렇다면 전 세계의 휴전 국가는 몇% 인가? 그들의 군입대는 모두 선택권이 없는가? 직업 군인의 급여는 얼마인가? 어떤 방법으로 선출되는가? 군인의 사회적 입지는 어떠한가? 그럼 이 모든 문제는 어디서부터 오는가? 입대를 희망하지 않거나 군대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선택권 없이 징용되기 때문일까? 만약 1명의 군인이 3배의 효율을 냈을 때 3배의 급여를 지급하고 나머지 2명의 인력이 군입대가 아닌 방법으로 전쟁 대응의 적정선만 습득할 수 있다면? 회사에서도 20%의 인재가 80%의 성과를 내는 파레토의 법칙처럼 다른 해결책은 정말 없을까? 그렇게 점점 더 내려오고 내려오다가 부조리를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핸드폰 사용이 상용화되었다면 이 또한 테크를 결합하여 해결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 나도 안다. 이렇게 앉아서 생각하는 것으로 쉽게 해결될  없다는 것을.   경험자로써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그래도 가만히 있기는 싫다. 과연  이상 '군대니까 어쩔  없잖아' 하면서 손놓고 있어야 할까. 이런 세상에 나라면 나의 아들을 군대 보낼  있을까? (나는 생명을 책임질  있는 인물이 못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관점에서 현존하지 않은 ‘아들 걱정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최근에 만난 나의 초등학교 친구는 통일을 해결하러 이번에 하버드로 대학원 여정을 떠났는데, 나는 이렇게 주저앉아 손가락으로 한탄하고 있어 부끄럽다.


많은 변화로  비난하고 미워하는 것은 쉬워졌지만 
여전히 미움 받는 것은 익숙해지지 않은 우리들. 비난을 마주할 방법에 대해 누구도 배우지 못한 요즘의 사회. 더욱이 불안정할  밖에 없는 10, 20대가 겪을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다. 아주 간절히!



이렇게,
한 달간의 경영지원 안정화를 종료하며
느낀 점 주저리는 마무리해봅니다!

정답론보다는 그저 개인의 견해 정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남은 여정은 훌륭한 동료에게 인계했기에
마음 가뿐히 CEO홍유리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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