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모두에게 공평한가
필자의 지인은 이렇게 말한다.
"예술은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취미생활이다."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씁쓸했다.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신도림역 정거장 [나에게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몇점을 줄 수 있을까]필자는 작곡을 전공했다. 지금은 현대음악 작곡을 하고 있다. 작품 발표로는 돈을 크게 벌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 봤자 작품료가 전부다. 기본 수입은 강사를 하면서 벌고 있다. 매일이 도전이지만 이것 또한 감사한 마음에 음악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지금 우리가 흔하게 쓰는 종이 조차도 옛날에는 돈이 없으면 구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예술도 마찬가지였다. 악기를 구할 돈도, 작곡을 하기 위한 종이를 구할 돈도 없으면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레슨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음악가 바흐 Johann Sebastian Bach나 비발디 Antonio Lucio Vivaldi는 힘든 삶을 살아간 음악가들 중 하나이다. 물론 바흐는 평생을 대가로 존경받으며 살았지만 이 두 음악가만 봐도 그들의 삶은 풍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에게도 너무 친숙한 비발디의 사계 Le quattro stagioni opus 8, No.1~4는 그의 죽음 이후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빈궁 속에서 객사하여 잊힌 비발디를 세상에 알린 사람은 바로 음악가 바흐.
겉으로만 따져봤을 때에는 물론 불공평한 게 맞을지는 모르겠다. 지금과는 다르게 예전에는 이름 없는 음악가의 흔적들이 너무나도 많다. 누구에 의해 쓰였는지 모를 곡들도 있다. 그중에는 스스로 이름이 알려지길 거부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정말 특별하고도 과감한 결심이 서야 할 것 같다. 부와 명예는 저절로 쌓이지 않는다. 때로는 성공도, 때로는 시련도 겪어야 한다. 출발선이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극히 드문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정상에 있는 사람들도 그들만의 노력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불만을 갖는 '불공평'이라 함은 시작선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개개인의 능력 차이에서 오는 차이를 불공평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 나보다 별로인 것 같은데 더 빨리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분명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몰래 노력을 해왔을 것이다. 내가 평소 연습에 투자하는 시간이 1시간일 때 상대방이 만약 1시간 1분이라면, 그 1분의 차이에 대한 결과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말도 안 되는 실력을 가지고 세계적인 스포트 라이트(각광)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삶을 이해해 보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남들의 뛰어남과 출발선이 나보다 앞서 있는 것에만 시선을 고정하지 말고 나의 현 위치와 나의 부족함을 인정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다.
어차피 내가 갈 길이라면 어떠한 형태로든 열리게 마련이다.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원하는 만큼의 길이 열리지 않더라도 받아들이자. 작은 한걸음 나아간 것에 감사하자.
중도 포기는 큰 의미가 없다. 매 순간이 힘들 수도 있지만 내가 시작한 건 일단 끝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