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라이프스타일 서점 <아크 앤 북> 방문 후기
요즘 핫한 서점 아크 앤 북에 다녀왔다. 아크 앤 북은 을지로입구역 1번 출구에서 나오면 보이는 부영 건물 지하에 있다. 들어가 보니 일단 기존 대형 서점들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최근에 생긴 곳답게 인테리어가 깔끔했고, 사람도 많지 않아 한산했다. 서점의 넓이는 종각역 종로서적보다는 크고 영풍문고보다는 작은 정도였다.
첫인상은 라이프스타일샵을 표방하는 곳 다웠다. 방문자의 체류 경험을 향상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보였다. 일단 서점 안의 모든 경험이 통합되어 있었다. 서점 안에 카페와 음식점이 있고, 구매하지 않은 책을 들고서도 카페와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점들이 책장과 분리된 느낌이 아니라 책장의 일부처럼 배치되어있었다.
잡지 코너에는 콘센트가 구비된 소파가 있었다. 휴대폰 충전이나 노트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것 같았다. 어르신들의 독서율이 더 높아서인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어르신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 곳에서 본 어르신들은 다른 서점에 비해 더 멋있게 느껴졌다. 사람의 차이라기보다는 내부 분위기 차이때문이 않을까. 인테리어가 고급져서 사람도 고급져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과 비교하는 건 무리였다. 이케아, 무인양품, 츠타야 서점을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은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예측하여 새롭게 제안한다.
반면, 내가 오늘 느낀 아크 앤 북은 기존 라이프스타일 파악에 멈춰있었다. 아무래도 서점의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볼 수 있는 곳은 도서 큐레이션인데, 아크 앤 북의 큐레이션 내용들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맥주, 커피, 퇴사, 직장인 자기 계발, 어학을 비롯한 여러 구분이 있고 그 안에 세부 설명을 달아두었지만, 사실 이러한 구분은 이미 유행하고 있는 책들의 분류를 묶어는 것에 불과했다. 서점의 큐레이션을 통해 내가 새로운 분야에 흥미를 얻거나, 어떤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서점에는 디자인 소품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기존 대형서점에는 만나기 어려운 디자인 소품들이 있었다. 인스타에서 본 TAKART의 케이스나, DDP에서 본 스티커가 이곳에 있어서 반가웠다. 하지만 특별히 서점의 매력을 높여주지는 못했다. 그 점에서는 한남동 스틸 북스의 굿즈들이 훨씬 나았다.
그리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모르겠지만, 세부적인 서비스 디테일이 부족했다. 도서 검색 시스템이 빨간 전화부스 안에 있는 것은 멋졌으나 책의 위치를 책장까지만 안내해주는 바람에 책을 찾는데 애먹었다. 또한 도서 문화상품권 제휴도 안 돼있어 사용하지 못했다.
아크 앤 북은 분명 새로운 느낌을 담고 있는 대형서점이다. 이런 곳이 하나 둘 생기는 것 같아 서점 애용자로서 기분이 좋다. 다만 아크 앤 북은 라이프스타일샵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무엇을 제안받는 느낌이나 그 제안을 통해 새로운 흥미가 생기는 경험은 하지 못했다. 큐레이션을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제안 시스템이나 세부적인 서비스 디테일들이 보다 개선된다면 분명 훨씬 매력적인 곳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