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역사가될 우리의 소비. 전시회 <커피사회>

<문화역 서울 284 , '커피 사회' 전시>

by 양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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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는 내가 소비한 것이 나의 역사다. 자기 성찰을 통해 형성되는 내적 정체성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하지만 이런 형성 과정은 매우 힘들고 지난하며, 누가 잘 알아주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소비가 편한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소비를 선택하게 된다. 그 점에서 일기장 다음으로 우리를 잘 설명해주는 건 우리의 영수증들일 것이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일 년 치 소비내역을 뽑아본다면, 매일 꼬박꼬박 찍히는 것이 바로 커피 아닐까. 커피는 어느새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과 분리될 수 없는 기호품이 되었다. 사람들은 회사, 카페, 집 장소를 불문하고 커피를 마신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 1명은 연간 평균 377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2019년 2월 17일까지 문화역 서울 284에서 진행하는 <커피 사회> 전시는 우리나라 커피문화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전시는 한국의 커피 문화와 근현대사의 흐름을 함께 병렬한다.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 커피 문화가 어떻게 녹아내려 있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조명한다. 전시의 흐름은 시대 순으로 나열되어있다. 1920년대의 문예 다방부터 1930년대의 음악다방 그리고 6070년대 청년문화의 구심점이 된 다방문화까지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다.


중간중간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도 마련되어있다. <방>이라는 전시에서는 커피 원두로 바닥을 채운 방에 들어가 볼 수 있다. 강한 원두 향이 방을 가득 채운다. 원두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것 같다. 여기가 인스타 핫플레이스인지, 다들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4.jpg?type=w773 <방> 전시


커피사회 전시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제공되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종이컵으로 전시장 중간에 마련된 곳에서 커피를 받아 마실 수 있다. 전시에 참여한 커피 브랜드들의 커피를 제공하는 것 같은데, 제공되는 커피는 시기마다 다른듯하다. 커피 브랜드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아니라 메뉴 팩트, 프릳츠 커피 같은 소규모 프랜차이즈 브랜드였다. 내가 간 날에는 펠트 커피에서 제공하는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었다. 입구 쪽에서는 이들 브랜드들의 원두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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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답지 않게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문화역 서울 284에서 진행한 전시는 처음 가봤는데, 이 정도 퀄리티면 새로운 전시가 열려도 가볼 만할 것 같다. 사람이 많기는 한데, 회전율도 빨라서 전시 관람에 불편함은 없었다. 지하철 1호선 라인을 이용해 다니는 사람은 서울역에서 한번 내려 다녀올만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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