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미각] Ep.3 내가 불염 不厭 하는 것은?

질리지 않고 계속 좋아하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by 자청비

불염(不厭) — 싫어하지 않는 것, 쉽게 질리지 않는 것


이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다름 아닌 게임이었다.



- 게임: 끝없이 빠져드는 세계


게임은 내 인생에서 절대 뺄 수 없는 취미다.

놀랍게도 남편과 게임 취향이 꽤 비슷해서, 아이들을 재운 뒤 밤새 ‘둘이서’ 게임을 즐기는 날도 많다.

그 시간만큼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 둘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시간이다.


우리 부부는 퀘스트 중심의 RPG를 즐긴다.

퀘스트를 전부 완료하면 그 게임은 접는다.

새롭게 업데이트가 되면 다시 게임을 한다.

적당한 무과금 플레이로 고렙에 도달하면 그걸로 만족하고 끝을 낸다.

가끔 소소하게 현질을 하긴 하지만, 오래 파는 스타일은 아니다.

흥미가 떨어지면 또 다른 게임을 찾는다.

게임의 세계는 언제나 끝없이 열려 있으니까.



- 혼밥 + 애니메이션 = 나만의 소확행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단연코 혼밥 하며 애니메이션 보는 시간이다.

이 조합은 나에게 최고의 휴식이자 치유다.

가끔은 “나 혹시 오타쿠 기질이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몰입하며 좋아한다.


영상 시청도 남편과 함께하는 취미 중 하나다.

장르는 다르지만, 유명한 시리즈물이나 영화는 함께 챙겨 본다.

새로운 시즌, 속편, 신작이 끊임없이 나오니까,

이건 절대 질릴 수가 없는 취미다.



- 음악: 내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들


음악에 있어서 ‘불염’은 단연 CCM 피아노 음악이다.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듣고 있다.

마음이 복잡할 때, 혼자 있을 때, 글을 쓸 때… 언제든 자연스럽게 내 귓가에 흐른다.


그런데 웃긴 건,

혼자 운전할 땐 힙합이나 랩을 빵빵하게 듣는다는 사실!

주변에서 "네가? 힙합을?” 할 정도지만,

그 베이스와 박자감이 묘하게 기분을 끌어올린다.


사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도 이렇게 달라지는 것 같다.



- 음식: 도전, 그리고 또 도전


가끔은 “먹는 게 질렸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혼자 있을 땐 챙겨 먹는 것도 귀찮고,

다이어트 중이거나 운동하는 시기엔

“배가 안 고프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은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만들어낸다.

예전에 마파두부가 너무 먹고 싶어서 직접 요리해 봤는데,

처음 만든 그 맛은 정말 대만족이었다.

그다음에 똑같이 만들었는데, 그

처음 맛이 안 나서 바로 손절!


음식에 있어서 나는 도 아니면 모다.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그래도 요리는 또 도전한다. 실패해도 괜찮으니까!



- 그리고, 나는 오늘도.


누군가는 “왜 그렇게 질리지 않아?”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들이 있다.

게임, 영상, 음악, 음식처럼

지루하지 않고, 실패해도 좋고, 계속하고 싶은 것들.


그런 것 하나쯤,

우리 모두에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