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동하는 것
일단 냅다 쓴다.
책 『중화미각』의 첫 장에서
‘식초에 동한 마음’이라는 표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중국 드라마 ‘장가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공감하실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3년 전, 영상번역을 배우며
‘장가행’을 수없이 돌려보던 시절이 있었다.
‘위징’이라는 이름을 마주하자
괜히 반가운 마음으로 되살아났다.
[태종이 시종에게 웃으며 말했다.
“위징은 무엇에 마음이 동하는지 모르겠구나.” (p.34)]
위징은 식초에 버무린 미나리에 마음이 동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무엇에 마음이 움직일까?
18년 전,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다.
아빠를 따라나선 길이었고,
나는 고작 16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를 나이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이제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중국에 발을 디뎠다.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때는 그게 인생의 전환점인 줄 알았다.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적응하려고 애썼고,
결국 적응했다.
그렇게 내 인생의 큰 축 하나가, ‘중국’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비록 전공은 중국어가 아니었지만
중국어를 쉽게 놓지 못했다.
아직도 계속, 중국어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도 나를 이끈다.
뭔가를 배우고 싶은 마음,
계속해서 기웃거리는 이 성향도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내 생각을
글로 꺼내어 적는다는 것.
생각보다 어렵고, 부끄럽고,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설렌다.
나는 음식 앞에서는 도전적이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꽤 보수적이고 편향적이다.
한때는 심한 대인기피증도 있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 주관대로 살면 되는 건데
괜히 남의 말에 상처받고,
안 받아도 될 감정까지 받아들이곤 했다.
그 모든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게 정리된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은 정리된 생각들이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