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의 경계를 다시 묻다

프롤로그

by 산책가

한때 예술가의 특별함을 나타내는 그 특별한 재능은 바로 주변 환경을 보이는 그대로, 어쩌면 사실보다도 더 사실적으로 복제하듯이 그려내고 만들어내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그 특별함의 영역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예술의 역사에서 사실 이러한 순간이 한 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독점해 왔던 능력은 그 영역이 사회 전체로 더 폭넓게 퍼져가기도 했다. 원근법이 등장했을 때도, 인쇄술이 확산되었을 때도 그랬으며, 사진이 등장했을 때도 그랬다. 기술은 언제나 예술의 영역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예술이 스스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로 작동하기도 했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손에는, 심지어 어린아이들의 손에도, 놀라운 최신식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내 기억에 거의 15년 전쯤 처음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들어왔다. 나는 당시 회사원이었다. 종로 회사 옆의 대리점에서 누군가 예약을 했는데 찾으러 안 온다며 먼저 사는 게 임자라며 사장님이 나에게 팔아준, 그래서 날름 내 손으로 들어왔던, 지금의 아이폰과는 좀 다른 그립감의 아이폰을 기억한다. 그 후 한참의 날들 동안 그것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들은 내 폰을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다. 지금은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어디를 가든 대부분 사람들의 손에는 그 신기했던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불과 한 세대도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이미지는 더 이상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만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되었다. 이렇게 이미지를 만드는 것 자체는 더 이상 예술의 조건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일상의 습관과 같은 것이 되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산책가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우리가 사는 다양한 유형의 환경과 예술에 대해 연구하고 가르치며 글을 쓰고 기획하고 번역하고 컨설팅하는 크리에이터 입니다.

5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