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호밀밭의 반항아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성장통이 따르게 되어있다. 그것은 사회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 그것을 원하던 원하지 않던 따르는 데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자신'이란 사람이
나무처럼 쭉 뻗어가게 하는 데서 오는 아픔일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성장의 길을 거치던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는 일정한 나이에 '아이'에서 '어른'으로 나아가며, 각자 어른의 모습을 하고 사회에 나온다.그리고 모두 사회가 공식적으로나 암묵적으로나 정해놓은 룰 안에서 어울리며, 이것에 익숙해지라고 강요한다. 아니면 그는 그저 '도태된 자'에 불과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사회가 좋든 싫든 찌들었든 발을 담그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어엿하고 건실하게 살아갈 수 없고(살아남을 수 없고) 버려지고 추방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즉, 사회란 곳에서 내가 있을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였다는 공식적인 증거이자, 놀림감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모두 기를 쓰고 그 안에 있으려고 한다. 하지만, 여기 스스로 그 사회란 원 안에서 자발적으로 나오기를 원한 이가 있다. 우리가 모두 다 아는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에 한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성장소설을 대변하는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회자되는 <호밀밭의 파수꾼>은 1951년 발표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주인공의 반항적인 기질로 인하여 불온소설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에 자신을 투영하여 쓴 본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변호사 아버지, 헐리우드 시나리오작가 형을 둔 부유한 집안의 자제인 홀든 콜필드가 겨울날 네번째로 다니던 학교에서도 퇴학을 맞게 되자 짧은 시일동안 여행을 떠나고 다시 돌아오기까지에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실제로도 부유한 집안이었지만,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여 퇴학을 당했던 그는 작가가 되고 싶어 숱한 단편들을 썼지만 어느 곳 하나 그의 책을 출판하겠다는 곳은 없었다. 그러다, 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 우나 오닐을
파티장에서 본 후 그녀에 반해 떳떳한 작가가 되어 청혼하고자 소설집필에 매달린다. 후에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모병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전쟁터에 나가게 된 그는 그녀가 자신을 기다려주길 바라지만 찰리 채플린의 4번째 부인으로 그녀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긴다. 하만, 그곳 전쟁터에서도 끊임없이 집필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완성하였고, 세간을 들썩이게 한다.
계속되던 출판사의 거절 이후에 마침내 나오게 된 책 첫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하지만, 출판의 기쁨도 잠시 그는 곧 세간의 이목에 시달려야 했다. 책 뒷면에 작가의 얼굴을 공개한 이후로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심지어 스토커처럼 집 앞에서 그를 만나길 기다리는 이들 때문에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던 그는 결국 집을 떠나 산 속 조용한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출판은 원하지 않아요.
더 이상 주목받고 싶지 않아요.
기존의 자신의 생각을 담아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을 담았던 <호밀밭의 파수꾼>. 그런 기성세대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멀어져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기성세대가 되지 않은 아이들이 모여노는 호밀밭에서 유일한 어른으로 그곳에서 아이들이 호밀밭에서 떨어지려 하면 그들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서 살겠노라는 자신의 사상에 대한 선서와 같았던 그의 저서. 자신이 홀든 콜필드 였고 홀든 콜필드가 자신이었던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펴내고 산 속에 들어가 다신 출판을 하지 않았으며, 세상 밖으로도 나오지 않았던 그,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그토록 자신의 책이 세상 밖으로 나오길 원했으나, 정작 나오고 난 후에 더 자신이란 굴 안으로 숨어들어야 했던 모순적인 모습에 자칫 쓸쓸함마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다시 한번 본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로 인하여 기성세대들이 모여 사는 현 사회의 모습 또한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본 사회의 모습에 대하여 생각해볼 거리를 갖게 되어 뜻깊게 생각하는 바이다. 그리고 충실한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준 제작진에도 감사하는 바이다. 몰랐던 그의 생을 알게 되어 좋았으며, 더불어 작가가 되려면 무엇을 각오해야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본 영화 중 하나로 꼽고 싶으며, 다시 보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