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라라랜드
이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그리고 그 세상은 어떤 색을 띄고 있는가?
예전 어떤 책에서 '와인잔을 앞에 두고 세상을 보라, 그것이 바로 장밋빛 인생이다.' 라는 말그대로 낭만적인 글을 본 적이 있다. 세상은 세상에 달린 것이 아닌 바라보는 이의 눈동자에 달렸다는 말은 추상적이지만 너무나도 믿고 싶어지는 얘기잖은가. 어떤 이는 인생은 게임이고 서바이벌이라는 '생존'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른 이는 좀 더 너그럽거나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리고 난(적어도 지금은) 후자에 속한다. 아무래도 동화/판타지 작가가 이루고픈 꿈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난 '모든 이의 인생은 한 편의 동화'라고 믿고 있다. 어느날, 몸만 커버린 아이가 되어버린 우리, 어른이란 나이에 속하는 범주에 들어섰지만 계속 어릴 적 꿈을 좇고 있는 우리이기에.
그런 면에서 난 '꿈을 꾸는 낭만'을 허락하는 이 영화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것도 세 번이나 반하고 말았다. 처음엔 아름다운 포스터에 반했고, 두 번째는 예고편의 아름다운 시각효과와 노래에 반했고 세 번째는 영화를 보고나서 엔딩에 북받치는 울컥함에 영화가 끝나고서도 반하고 말았다.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제목만으로도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한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이다.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just for me?
City of stars,
There's so much that i can't see.
별들의 도시여,
오직 나만을 위해 빛나고 있는거니?
별들의 도시여,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많겠지
.
.
- 'City of stars' 中
'꿈의 세계', '비현실적인 세계'라는 뜻을 품은 LA의 별칭 'LA LA LAND'를 무대로 본 영화는 '꿈을 좇는 어른'에 대해 그리고 있다. 연기란 꿈을 위해 학교를 6년이나 쉬면서 커피숍에서 일을 하며 거듭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미아'(엠마 스톤 役)와 정통 재즈 피아니스트가 꿈이지만 현실은 고정수입일랑 없이 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치는 것으로 연명해가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役)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둘은 대개 영화 속 연인의 첫만남이 그러듯 티격태격하지만 곧 서로에 빠져들게 되고 서로의 꿈을 지지해주는 성숙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계속 오디션에 거듭 낙방하는 '미아'에게 '세바스찬'은 세상에 당신에 걸맞는 배역이 없다면 직접 당신에 걸맞는 역할인 1인극을 써보라 권하고 '미아'는 '세바스찬'에 오너가 요구하는 곡이 아닌 그가 원하는 곡을 맘껏 연주할 수 있는 클럽을 차리겠단 그의 꿈을 격려한다. 하지만, 모든 꿈으로 가는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듯 그들은 꿈으로 가는 길에서 계속 삐그덕거리게 되고 그럴수록 그들의 사랑에도 점차 금이 가게 된다.
'난 할 만큼 했어.
더는 이런 수모를 겪고 싶지 않아!'
'세바스찬'은 안정된 수입을 벌기 위해 한때 알고 지냈던 '키이스'(존 레전드 役)의 밴드에 들어가 투어를 돌며 호황을 맞고 있는 동안, '미아'는 홀로 고군분투하며 마침내 무대에 1인극을 올리지만 관객의 참담한 반응을 듣고 눈물을 흩뿌리며 연기에 대한 꿈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삶의 이야기는 당신이 포기하는 곳 거기에서 끝난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 꿈을 이루리란 막연한 희망을 품고 계속 사는 것 또한 실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말그대로 꿈이란 광활한 하늘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는 'Lost Stars'(길 잃은 별)이기만 한 것 같아 '미아'를 보며 더욱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다.
Here's to the ones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Here's to the mess we make
꿈을 꾸는 자들에게 이 노래를
바보같이 보일지도 모를 그들에게
고통스런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우리가 만드는 엉망진창 속에 사는 이들에게
.
.
'Audition'(Fools Who Dream)中
마침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그 끝에 가서 도운 것일까. '미아'는 망했다고 굳게 믿은 1인극을 보러 온 한 오디션측 사람의 눈에 띄어 오디션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그토록 염원하던 영화배우란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스스로 꿈을 버린 순간에도 그녀의 꿈을 지지해준 연인인 '세바스찬'은 그녀만큼 그녀의 성공을 함께 기뻐해주었다.
I'm gonna always love you
난 언제나 당신을 사랑할거야
그때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눴던 맹세처럼 영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둘은 5년 후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유명한 배우가 된 '미아'는 남편과 우연히 들른 'Seb's'란 클럽에서 '세바스찬'을 만나게 되고 너무나도 많은 말을 품은 시선을 가만히 나눈다. 약간의 눈물을 머금은 채.
비록, 이젠 서로 다른 길을 가지만 그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그 날,
서로의 곁을 지키며 서로의 꿈을 이루도록 격려했던 날들이 있기에 두 사람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잠깐의 우연한 만남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에서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잘했어'란 미소를 보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둘은 아직도 그 날 나눴던 말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할 거란 그 말을.
슬프게도 아름다운 우리의 꿈,
그 꿈으로 가는 길에 버팀목이 되어준 성숙한 사랑,
그리고 이 둘을 닮은 동화와 같은 씬들이 어우러져
관객의 마음을 내내 감동의 파도에 너울거리게 한 영화 'LA LA LAND'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