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e Bae가 말하는 미래,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해 복잡한 머리를 시원한 커피 한잔으로 식히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KKR의 공동 CEO인 Joe Bae가 진행한 블룸버그 인터뷰가 눈에 들어왔다. 투자업에 몸담고 있는 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KKR은 늘 흥미로운 기업이다. 그 중심에 있는 Joe Bae인지라, 그의 생각과 전략은 더욱 관심이 갔다.
Joe Bae는 한국에서 태어나 2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전형적인 이민자 가정 출신이었다. 성장 과정에서 가족의 희생과 아버지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었고, 하버드를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를 거쳐 1996년에 KKR에 합류했다. 흥미롭게도 그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입학을 앞두고 있었으나, 당시 업계의 전설인 Henry Kravis와의 만남 후 과감하게 비즈니스 스쿨 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KKR에 입사했다. 이후 그는 KKR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주도하며 아시아 지역을 약 7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시장으로 성장시켰다.
이번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Joe Bae는 현재 KKR이 약 5,75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조 달러로 운용자산을 확대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관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KKR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망의 다변화 및 철저한 위험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관세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헬스케어 서비스, IT 및 소프트웨어, 소비재 유통과 같은 국내 중심 산업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미국 내 홈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 IT 서비스 관련 기업들을 언급하며 이러한 섹터들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했다. 아울러 Joe Bae는 일본 시장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은 지난 수십 년간의 디플레이션을 끝내고 구조적인 변화와 소비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과 주주 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새로운 투자 기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본이 현재 KKR의 아시아 시장 투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 부분은 KKR의 미래 성장 전략 중 하나인 '전략적 지분 투자(Strategic Holdings)'였다. 이 모델은 기존의 펀드 투자 방식과 달리, 장기간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우량 기업을 KKR 자체의 자본을 활용해 직접 소유하는 방식으로, Joe Bae는 이를 "미니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모델이라 표현했다.
현재 이미 18개 우량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을 발굴하고 인프라 등 다양한 섹터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인상적인 내용은 개인 투자자의 사모자산(Private Assets) 접근 확대 전략이었다. 과거 KKR은 주로 초고액 자산가와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최근에는 일반 개인 투자자도 접근 가능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Capital Group과의 협업을 통해 공모펀드 형태의 투자 상품을 만들어 중산층 투자자에게도 사모자산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미국의 대표적인 은퇴 자금 제도인 401(k)에서도 사모자산 투자를 가능하게 하도록 법적, 정책적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지점은 KKR의 '전략적 지분 투자(Strategic Holdings)' 모델과 개인 투자자의 사모자산 접근 확대 전략이었다.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넘어, PE 운용사의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도처럼 다가왔다.
나 역시 한국에서 PE를 운용하며, 이미 WM(자산관리)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상품 공급자가 아니라, 이들의 고객이 보다 정교한 솔루션을 받을 수 있도록 M&A나 투자자 관점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WM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수익률을 넘어, 지속 가능한 자산 구조가 될 것이다.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장기적인 부의 보전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더 중요해지는 환경에서, PE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WM과 PE의 전략적 접점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Joe Bae가 강조한 ‘미니 버크셔 해서웨이’ 모델은 결국 장기적인 신뢰와 가치 창출에 기반한 투자 전략이며, 이는 지금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방향성과 정확히 일치한다. KKR의 전략이 나에게 단순한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더 과감하게 나아갈 동력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