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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Mar 03. 2024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인연

그리고 나의 생존방식

내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의 시작마다,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가슴이 뛰는 것은 변함없다. 임원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모펀드의 프로젝트야 투자검토가 대부분이고, 열에 여덟은 수많은 사연들로 인해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다. 그럼에도 경력이 쌓일수록, 프로젝트의 주도권과 필요한 자원을 스스로 확보할 기회가 서서히 늘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즐겁다.


이런 시기는 술 한잔에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멀리건도 후하게 주고 받는다. 그리고 검토 대상 기업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다반사다. 다양한 전문가들과 심도 깊은 대화는 지적 즐거움을 준다. 나도 아는 만큼 물어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를 해서 가고, 가벼운 티타임, 점심식사일지라도 중요한 내용은 회의록을 적듯 기록해 놓는 편이다. 새로운 사람도 만나지만 느슨하게 알고 지내던 사람과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것도 경험한다.


설령 프로젝트가 투자집행까지 마무리 되지 못하더라도, 사람은 남는다. 나는 '관계를 리본으로 묶는다'란 표현을 즐겨 쓰는데, 언제든 다시 푸를 수 있는 리본이 달린 포레스트 검프의 초콜릿 상자를 상상한다. 프로젝트의 끝을 인연의 마무리로 생각하지 않고 종종 주고받는 안부인사와 함께 서로의 인생에서 마주치는 Serendipity를 기약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후회와 분노가 밀려오고, 미래를 고민하면 불안함이 찾아온다. 그래서 나를 의도적으로 현재에 두고자 한다. 될 수 있으면 내 두 발은 햇빛 아래. 요즘 같은 시기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는 프로젝트의 끝을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의 한 걸음에 집중하고자 노력한다. 이것이 나 같은 독립계 중견PE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존방식이란 생각도 문득 든다. 이런 마인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기에 이렇게 진화가 된 것일수도. 그래도 큰 스트레스 없이 지내는 내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일요일인 지금, 회사 컴퓨터 앞에서 얼마나 많이 할지는 내 몫으로 두고, 얼마나 잘 할지는 신의 몫으로 남겨두며 이 글의 엔터 버튼을 누른다.


*그림은 GPT4로 만들어 본 상황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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