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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 Jun 06. 2022

다녀온 전시 리뷰 #4, 6월 추천 무료 전시 3

다녀온 전시, 마음의 재료

당신의 마음이 공간이라면, 그곳을 구성하는 재료는 무엇인가요?


“사람은 공간을 건축하고, 그 공간은 결국 우리를 형성한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우리를 감싸는 다양한 장소의 정취는 결국 마음을 구성하는 매력적인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수많은 대도시의 미술관이 마치 우리의 영감을 위한 만물상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요. 이번 주에는 주변 환경을 재료 삼아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견고히 쌓아 올리는 아티스트들의 전시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성북동 소재의 갤러리 제이슨 함에서 목하 진행 중인 Nora Maite Nieves - <Temples of the Sea>, 한남동 타데우스로팍서울의 Oliver Beer의 <Resonance Paintings 공명 - 두개의 음> 그리고 장충동 신라호텔에 위치한 페레스 프로젝트의 라파 실바레스의 <AIRBAG>, 총 세가지 개인전을 라켓과 함께 방문해 보세요.







 # (첫번째 전시) Nora Maite Nieves

<Temples of the Sea> @제이슨함 갤러리 


관람 포인트: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재료.

 ©Nora Maite Nieves, 제이슨 함 / LARKET 촬영

강렬한 색과 만져질 듯한 질감을 담아 마음의 지형도를 그리는 작가가 있습니다. 꾸준히 변화하는 파도의 거품을 닮은 풍부한 질감의 페인팅부터 이국적인 형태의 토템 벽 조각을 특징으로 하는 이 전시를 둘러보니 작가 Nora만의 고유한 ‘마음의 지형도’를 만들기 위한 시각적 재료의 원천은 어디서 온 것일까 궁금해집니다. 아티스트 Nora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뉴욕의 건축물과 고향인 푸에르토리코의 자연적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이미지의 형태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아크릴, 플래시 및 모델링 페이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포함하는 캔버스는 그 물성이 강렬하여 마치 새로운 건축재료처럼 느껴집니다. 도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건축적 특성과 풍성한 카리브해의 자연을 닮은 장식적인 요소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일상적인 지금의 환경과 과거의 뿌리를 연결하며 독특한 추상적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Nora Maite Nieves, 제이슨 함 / LARKET 촬영


그 세계 안에서 특히 나란히 서 있는 벽 토템을 보니 자연과 도시의 이원적인 특징이 잘 어우러진 가우디의 구엘 공원이 떠올라 이국적인 장소 한가운데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티스트의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풍경을 구성하는 재료가 된것 같아 보입니다. 도시와 자연이 만나 형성되는 특유의 성스럽고 안전한 느낌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부분인 듯 합니다. 


제이슨 함 갤러리 전경 / LARKET 촬영


아티스트가 선사하는 독특한 세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듯 설계된 갤러리의 공간적 특징과 건물 사이의 자연풍경 또한 감상할 가치가 있습니다. 모던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건물 주변을 산책하듯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전시정보-
장소 : 제이슨함 갤러리

위치 : 서울 성북구 성북로 31길 73

전시기간 : 2022. 7. 12 까지

무료전시 : 수-토 09:30-18:00, 화-일: 예약제로 운영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70-4477-7880




 # (두번째 전시) (이번주에 끝나는 전시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Oliver Beer의 <Resonance Paintings 공명 - 두개의 음> @타데우스 로팍 서울 포트힐 
 

관람 포인트: 이 공간의 재료는 푸른 목소리.


소리(sound)를 재료로 삼는 영국 현대 미술가 올리버 비어는 파동을 세심하게 담아냅니다. 다양한 실험을 거쳐 개발한 소리의 구성과 움직임 그리고 세밀한 입자의 안료가 그려낸 <공명 회화> 연작은 사람들 사이에 유유히 떠다니던 이야기를 감지하여 그려낸 듯한 인상을 선사합니다. 그런 느낌을 증명하듯 작품의 제목들은 <나는 너를 생각해 (Je pense à toi)>, <친구들 (Friends)>, <나는 멸시 받는 아내라오 (Sposa son Disprezzata)>와 같이 일상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를 닮았는데요, 이 공간에 들어서는 누군가는 속내를 들킨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간과 나 사이의 내밀한 기록 같은 <공명 회화>는 음악적 조화를 시각적 언어로 치환하는 작가적 실험의 일환으로, 수평으로 뉜 캔버스 아래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파에 의해 제작됩니다. 전시장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지만 오래전에 각자의 자리를 찾아 내려앉은 안료는 기하학적 문양을 띠는데, 마치 카메라 셔터를 오랫동안 열어 놓아 생긴 듯한 잔상과도 닮았습니다. 소리의 시간을 말갛고 파랗게 담아낸 이미지는 더위에 달아오른 우리의 마음을 식히기 좋은 전시 중 하나입니다. 
 

-전시정보-
장소 : 타데우스 로팍 서울 포트힐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독서당로 122-1(포트힐 빌딩), 2층

전시기간 : 2022. 6.11 까지

무료전시 : 화-토 10:00-18:00 / 공휴일 휴무 * 문의: 02-6949-1760 



  # (세번째 전시)  Rafa Silvares
<AIRBAG> /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관람 포인트: 사물을 해방하는 재료의 분출.

 전시전경 © Rafa Silvares, 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여기에는 일상 사물의 ‘에너지’를 재료로 삼는 미술작가가 있습니다. 독일 기반의 브라질 작가 라파 실바레스는 평범한 물건 사이에서 분출하는 에너지의 ‘해방일지’를 기록합니다. 이쯤되면 미술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재료삼아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라 보아도 무방합니다. 무생물을 살아있도록하는 요동치는 에너지의 형상은 생기와 활력으로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물건이 신체의 기능을 하는 순간, 사물은 해방합니다.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분점을 낸 독일 소재의 갤러리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시전경 © Rafa Silvares, 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전시정보-
장소 :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위치 : 서울 중구 동호로 249 서울신라호텔 B1층

전시기간 : 2022. 5.20-7.1 까지

무료전시 : 화-금 10:00-19:00 / 토,일 11: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2-2233-2335




만드는 사람들 - 라켓팀
보보(편집), 임그노드(디자인), 해리(디렉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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