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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 May 26. 2022

6월 전시 소개 : 헤엄치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면.

문화와 관점을 담아 차곡차곡 건넵니다. - 라켓레터

6월을 맞아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어느새 일 년의 반을 바쁘게 지나왔습니다. 미리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가요? 라켓 에디터 보보는 수영하고 싶은 생각이 절실해지는 요즘입니다. 길을 걷다 풍덩 뛰어들 수 있는 나만의 풀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이 도시의 곳곳에는 풀장처럼 시원하고 너른 공간을 닮은 전시장과 그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듯 휴식할 수 있는 이미지들이 있어 참 다행이지요. 이번 달에 눈여겨볼 전시는 회화부터 멀티미디어 전시까지 다양합니다. 운경고택에서 목하 진행 중인 최정화의 < 당신은 나의 집>,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히토 슈타이얼의 개인전 <데이터의 바다> 그리 고 환상적인 회화를 담은 한남동의 파운드리 서울의 Yulia Iosilzon의 개인전 <Nocturnal>과 예술의전당에서 열 리는 회고전,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전>까지. 주중과 주말 언제든 좋으니 라켓과 함께 나만의 짧은 전시 피서 계획을 세워 보세요.


추천 뉴스 ; 가고픈 전시 - 쉬어가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6월의 전시들

유료전시 01. <최정화: 당신은 나의 집> 운경고택의 봄.봄.봄
운경고택 조용히 다가오는 최정화의 집에 대한 이야기.
최정화 <당신은 나의 집> 전시가 열리고 있는 운경고택의 중정. LARKET 촬영

운경 이재형 30주기 기념전의 일환으로 운경고택의 대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오롯이 한 자리에서 역사를 축적해온 고택 안의 보물찾기를 하듯 사랑 채부터 마당 한가운데의 중정까지 곳곳에 자리 잡은 낯설지만 익숙한 오브제들이 서 있습니다. 일 상적 물건의 반복을 통해 최정화의 집에 대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광경입니다. 전시장 초입에서 나눠주는 작가가 직접 써 내려간 소설<춘야>를 읽다 보면 집생각, 밥생각, 엄마생각, 심지어 지나간 사랑에 대한 생각까지 스쳐갑니다. 서까래 밑 대청마루 위의 시원한 그늘에 앉아서 바람과 함께 천천히 읽어 보길 바라요. 항상 걷던 길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함을 찾고 싶은 날에 방문할 수 있다면 좋을, 우리의 집과 가장 닮아 있는 특별한 전시입니다.


- 전시 정보 -
* 기간: 2022.6.17(금) 까지, 월요일 휴관
* 운경고택: 서울 종로구 인왕산로 7, 사직동 1-57
* 관람 회차: 9:30 11:30 12:30 14:00 15:30 (각 80분 관람)
* 야간개장: 5.31(화) 17:00 / 18:30
* 관람료: 33,000원 (관람객 모두 중편소설 <춘야> 및 소정의 기념품 증정
* 도슨트: 매주 금요일, 토요일 11:00
* 예매처: 네이버 사전예약 (운경고택 검색)
* 문의: 02-737-1777




유료전시 02.
<히토 슈타이얼 - 데이터의 바다/Hito Steyerl - A Sea of Data>
국립현대미술관서울
<데이터의 바다> 전시 전경 ©Hito Steyerl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LARKET 촬영


뛰어들기 전에 잠깐 확인하세요, 이곳이 실제 바다인지.


태어난 곳의 주소가 https:// 로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온라인 세계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우리들. 그 안에서 유동하는 인간의 마음과 세계의 상황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시각 예술가이자 영화감독, 비평가 및 저 술가인 ‘히토 슈타이얼’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 국립현대미 술관에서 열립니다. 라켓 에디터 보보가 아트스쿨 재학 시절 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미술작가중 한명인 히토 슈타이얼은 시각적 스토리텔링에 매우 뛰어난 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큐멘터리적 성격을 지닌 에세이 형식의 영상부터 또 하나의 현실을 창조하는 멀티미디어 설치에 이르기까지 이미지가 넘실댑니다. 현실과 가상, 정치와 자본 권력 등의 거대한 주제를 손쉽게 다루는 슈타이얼 특유의 재치 넘치는 화법과 주인공 설정,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나게 세 련된 음악 선곡표까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서로의 얼굴보다 까맣고 깊은 스크린을 더 자주 마주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들이 놓쳐서는 안 되는 마음의 고향 같은 전시. 참고로 이 전시에 사용된 23점의 영상을 끝까지 보려면 열두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눈과 귀를 열 어두고 하염없이 몸을 맡기는 것이 데이터의 바다에서 취할 수 있는 휴식 방법이겠습니다.


- 전시 정보 -
* 기간: 2022. 4.29 - 9.18 월요일 휴관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3,4 전시실, 프로젝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소격동 165)
* 관람시간: 월,화,목,금,일: 오전10시 - 오후 6시
* 야간개장: 수,토: 오전 10시- 오후 9시
* 입장료: 서울관 통합 관람권 4,000원 / 수,토 야간개장시 무 료관람 (오후6시-9시)
* 대학생 및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무료.
* 국립현대미술관 웹사이트에서 예매후 방문을 추천함.
* 문의: 02-3701-9500




유료전시 03.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출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웹사이트>


일상 사물을 관찰하는 영국인의 시선이 궁금하다.


언젠가 미술계에 변기를 선보이며 ‘샘-fountain’이라는 제목을 붙여 놀라움을 주었던 마르셀 뒤샹의 행보를 기억하시나요? 개념미술의 출현을 알린 놀라운 사건이었는데요. 당시 영국에는 뒤샹만큼이나 뛰어난 개념미술을 선보이던 아티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Michael Craig Martin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티스트 그룹인 yBA(oung British Artist) 줄리언 오피, 데미안 허스트 등에게 영향을 끼친 최고의 스승입니다. 그가 만들어낸 팝아트적 흐름과 화제를 모았던 유리컵 설치, An Oak Tree (1973)을 직접 볼 수 있는 희귀한 전시입니다.


- 전시 정보 -
* 기간: 2022. 4.8 - 2022.08.28
*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 제1전시실 /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 관람시간: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성인(20세이상) 20,000원/ 청소년(14~19세) 15,000원 / 어린이(36개월~13세) 13,000원
* 문의: 02-733-2798





04. 무료전시
<율리아 아이오실존 Yulia Iosilzon- Nocturnal >
파운드리 서울
 전시 전경 ©Yulia Iosilzon/ 파운드리 서울/ LARKET 촬영


방금 물에서 막 건져 올려 말갛게 헹궈낸 나른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다름아닌 율리아 아이오실존이 그려낸 연약하고도 환상적인 회화입니다. 귀여운 형태의 벌, 딸기, 개구리, 버섯, 덩굴과 같은 크고 작은 동식물의 모티브가 담긴 투명한 천의 캔버스를 보고 있자면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이야기를 들락거리는 기분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런던 기반의 작가 아이오실존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미지들은 신비로운 문을 통해 갤러리 공간의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욱 깊어지는 진지한 관찰을 끌어냅니다. 6월 첫째주 일요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환하게 빛나는 밤의 이미지를 만나 현실의 피로를 회복하는 순간을 느껴보세요.


- 전시 정보 -
* 기간: 2022. 6.5 까지
* 파운드리서울: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33 (구찌 건물)
* 관람시간: 화-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 네이버예약 후 방문을 추천.
* 문의: 02-595-0223




05. 무료전시
<라파 실바레스 - Rafa Silvares - AIRBAG >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출처: https://peresprojects.com/exhibitions/rafa-silvares-2/ >


평범한 사물의 해방일지: 팽창하는 에너지 의 다양한 색.


여기에도 일상 사물의 ‘에너지’에 집중한 또 다른 미술작가가 있습니다. 독일 기반의 브라질 작가 라파 실바 레스입니다.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분점을 낸 독일 소재의 갤러리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만나보는 실바레 스의 개인전에서는 흥미로운 이미지의 페인 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의 광고 이미지를 닮은 ‘구체적인 추상’을 연출하듯 다양하게 흘러넘치는 에너지의 컬러를 담아냅니다. 평범한 물건 사이에서 분출하는 에너지의 ‘해방일지’를 직접 목격해 보시길 바랍니다.


- 전시 정보 -
* 기간: 2022. 5.20-7.1 까지
*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서울 중구 동호로 249 서울신라호텔 B1층
* 관람시간: 화-금 10:00-19:00 / 토,일 11: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2-2233-2335




06. 무료전시
<Nora Maite Nieves : TEMPLES OF THE SEA>
제이슨함 갤러리
 전시 전경 ©Nora Maite Nieves /제이슨 함 갤러리 / LARKET 촬영

성스러운 마음의 지도.


얼핏 가우디의 구엘 공원의 한편에 서 있는 듯, 화려한 건축 재료와 이국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토템 두 짝을 마주하니 이곳은 마치 다른 장소로 통하는 관문 같습니다. 아티스트가 제시하는 ‘마음 지형도’를 들여다보듯 녹색 들판 같은 푸른 거품부터, 예술가의 어린 시절 집과 경계를 둘러싼 분주한 푸에르토리코 섬의 자연을 닮은 형태들. 복잡하고 꾸준히 변화하는 환경 속 장소의 성스러움과 안전함을 동시에 언급하는 작가의 은유적 표현 방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강렬한 색과 만져질 듯한 질감이 느껴지는 공원의 전경 같은 전시입니다. 그에 보답하듯 자연 속 건축의 정취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성북동 소재의 갤러리에 방문해 이국적인 체험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 전시 정보 -
* 기간: 2022. 7. 12 까지
* 제이슨함 갤러리: 서울 성북구 성북로 31길 73
* 관람시간: 수-토 09:30-18:00, 화-일: 예약제로 운영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70-4477-7880




만드는 사람들 - 라켓팀
보보(편집), 임그노드(디자인), 해리(디렉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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