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어도 언니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쿠와 저는 새벽이 되면 뱃속 시계가 빨리, 정확히 울리는 편이기 때문에 일어나서 엄마와 아빠를 찾아가지요. 냥~! 한번 이면 엄마아빠는 그 의미를 다 알아주십니다. 냠냠 맛있게 아침을 먹고는 언니가 깰 때까지 하쿠에게 장난을 칩니다.
하쿠는 나보다 힘이 세지만 저를 물지는 않아요. 밀지도 않고요. 하쿠는 착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 장난이 치고 싶어요. 저는 사실 하쿠가 아주 많이 좋아요.
언니가 출근하고 나면 저는 집안탐방을 시작합니다. 박스 안의 고구마는 도무지 꺼낼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이리저리 굴리고 놀기 딱 좋아 보이는데 말이죠.
오후가 되면 우리는 낮잠을 잡니다. 하쿠는 계속 장난치는 저를 귀찮아할 때도 있지만, 함께 자는 낮잠은 꿀처럼 달콤합니다.
너무 낮잠을 오래 자는 저를 보고 언니는 부러워하지만, 아기고양이는 원래 20시간 이상을 자는걸요?! 언니도 다음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면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지만 언니는 일하는 것도 보람 있데요!
하쿠와 낮잠 자는 시간이 끝나면 그루밍 시간이 됩니다. 저는 단묘종이라 언니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빗으로 빗어주지만, 보통은 스스로 그루밍을 할 때가 많아요. 하쿠는 아무리 스스로 털을 다듬는 법을 가르쳐주어도 따라 하지 않아요. 하쿠는 왜 그럴까요? 저는 스스로를 정돈하는 게 좋은데 말이죠.
엄마와 아빠는 낮시간동안 장난감으로 우리와 놀아주시기도 하십니다. 저는 아가냥이라 호기심이 많고 활동량이 많아서 엄마아빠와 하는 낚시놀이에도 관심이 많아요. 저는 매우 날쌘돌이입니다.
언니가 퇴근을 했데요! 저녁이 되어서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저와 하쿠는 함께 뛰어서 마중을 나가요. 엄마아빠는 둘 모두 이렇게나 반기는 건 언니밖에 없다고 서운해하셔요. 그래도 언니가 오면 우리는 너무나 신나는걸요?!
언니 곁은 내 차지야!
하쿠: 휴~! 내가 오빠니까 참는다!
언니가 돌아오면 우리는 한 방에 모여서 같이 놀아요. 저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어서 우다다다다 돌아다니고 하쿠는 꼬리를 흔들면서 언니 뒤를 졸졸 따라다녀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밤이 다시 찾아와요. 언니랑 하쿠랑 더 놀고 싶은데 눈꺼풀은 왜 이리 무거운 걸까요?... 오늘아 안녕... 오늘도 만나서 반가웠어...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