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8년 된 어린이집 조리실

조리실 관찰과 진단

by 시현

새로 들어간 어린이집은 개원한 지 18년 된 곳으로 조리실은 낡고 구조는 특이했다.

조리실이 따로 분리되지 않은 채 곡선형태의 아이들 식탁으로 벽을 대신했다.

아이들이 하원하면 낮은 식탁 앞에 교사들이 앉아 업무를 보기도 하고 낮에는 주로 배식구로 쓰였다.

오픈형태의 구조보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조리하는 싱크대 공간과 냉장고 식기건조기가 있는 공간이 두꺼운 벽으로 나눠져 있다 보니 불필요하게 동선이 길다는 점이다.

특이한 조리실 배치도

하지만 세탁기는 배수관 때문에, 냉장고는 중간에 있는 벽과 곡선형태의 식탁 때문에 위치를 옮기는 건 불가능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자외선 살균건조기 두 이번에도 받침대 없이 바닥에 놓여 있었다.

여긴 식기세척기가 없어서 건조기 사용이 빈번했을 텐데, 조리사는 매번 무릎을 꿇고 아래까지 채워 넣어야 했을 것이다.


냉장고 또한 애매했다.

어린이집 조리실 냉장고는 3도어나 4도어

아니면 상단 양문에 하단 서랍형이 편리한데,

양문 2도어의 기본형 냉장고였다.

꺼내기 편리한 푸드 쇼케이스는 교사용으로 쓰고 있었고 냉장보관 양념은 문 하단에 정리되어 있었다.


싱크대를 열어 보니 상부장에는 급식과 상관없는 그릇들이 가득 차 있었고,

가스레인지 아래칸 수납공간은 커다란 스텐다라이에게 내준 상태였다.

그 많은 수납장 중 겨우 두 칸에 양념과 건조식품을 두고 사용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전 조리사의 처지가 느껴졌다.


주방의 모든 집기가 식수에 비해 너무 큰 것도 문제였다.

이러면 설거지하는 시간이 늘고 버려지는 음식의 양도 많아지며 무게에 대한 수고도 더 하다.

이런 손실을 원장도 조리사도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원아수가 정원의 절반인 곳도 있는데 그런 곳은 조리실 재세팅이 반드시 필요하다.




불필요한 동선을 줄여서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게 급선무였다.

현 식수에 맞는 집기로 교체하고,

조리와 배식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재배치해야 했다.


불필요한 수고를 아끼고 그 수고는 급식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쓸 것이다.


자, 이제 18년 된 조리실을 새롭게 세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