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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 Jun 26. 2021

비슷하지만 다른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 여기저기 써놨던 메모들

4 18

종종 내가 나인 게 지겹고 싫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내가 잘하는 일을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그래, 이 정도면 쓸모 있는 인간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안도하곤 한다.


5 3

다양하게 나를 흔들고, 또 눈치챌 틈도 없이 혼란스럽게 만든 사람과 사건과 환경은 그저 우연히 내 옆에 온 것일 뿐. 내 옆이 아니었더라도 어딘가에선 생활했을 그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국, 모든 건 내 마음이 스스로 구성하고 안치시킨 게 맞다.


5 5

관계에 이름을 붙이려는 순간 그것을 따라가게 된다.


5 5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이미 갖춘 누군가에게 쉽게 매혹된다. 이 지점에서 수많은 착각과 오해가 생긴다. 동경을 호감으로, 의존을 사랑으로, 호감을 동경으로, 사랑을 의존으로 오인해 벌어지는 수많은 혼란들. 누구보다 이 과정을 지난하게 겪어왔고, 그래서 감정을 구분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매일 노력 중이다. 잘못된 분류로 상처 받는 건 나뿐이니까... 하지만 그 오인 덕분에 더 멋진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는 건 부정 못 하겠다.


5 12

좋은 작품에서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찾는 일은,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


5 15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참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은 후련하고 만족스럽겠지만 그 뒤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고 사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책임질 수 없는 일을 벌이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어쩔 수 없이, 내가 선택하지 않은 행동의 결과가 벌어지고 있는 평행우주를 상상하게 된다.


6 11

슬픈 이야기를 보면, 이대로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몸에 나쁜 건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주변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고 위해야 겠다는 생각, 말도 안 되는 고민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슬픈 영화나 책을 일부러 찾아보는 일은 하지 않지만, 문득문득 찾아오는 슬픔의 활자와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


6 13

나는 언제쯤, 뒤로 숨어 안온하게 즐기는 일에서 벗어나 발을 내딛게 될까. 그럴 의지가 내게 있기는 한가. 그래도   사는 인생, 말로만 '진심'  지금까지로 충분하지 않을까? '진심'이라는 말은 이제 함부로 쓰면 망신당하기 쉬운 단어가  이란 예감이 든다.


6 21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지내는   번쯤 다시 길게 해보고 싶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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