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대디의 육아일기 - 3
벌써 푸딩이가 태어난 지도 두 달여가 지났다. 20일간 주어지는 배우자 출산휴가도 시작한 지가 3주가 다 되었고, 다음 주 이후에는 회사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 100일도 되지 않은, 신생아의 지위(?)를 갓 내려놓은 아이이지만 처음과 비교하면 두 달이라는 시간이 이 녀석에게는 얼마나 밀도가 깊었을지 한층 굵어진 허벅지와 두 배로 늘어난 몸무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중요한 시간을 아이와 온전히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길지 않은 두 달여간의 시간 동안 느낀 것이 하나 있다. 브런치에도 글을 남겼었지만, 약 5-6년 전에 다녀왔던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과 흡사한 부분이 상당 부분 있다는 것.
1. 힘들지만, 너무 행복하다.
열흘동안 살이 5kg는 넘게 빠졌을 정도로 매일매일 걷는 양이 엄청 나서 발이 천근만근 무겁고, 밤마다 추위에 떨며 잠을 청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동시에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다. 아직 제대로 된 육아의 초반부에 불과하지만 새벽에도 2-3시간마다 아내와 함께 수유를 하며 트림을 시키고, 이유 모를 울음에 당황하고, 잠과의 싸움을 할 때마다 힘든 순간이 분명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가 주는 벅찬 감정으로 인해 "힘들지만, 너무 행복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가 쑥쑥 자라고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육아의 힘듦은 결코 이 여정에서 큰 부분이 아닐 것이다.
2. 누가 도와주면 편하지만, 결국은 나의 몫으로 해내야 한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 12-13kg의 배낭을 계속 메고 다니는 게 힘들다 보니 짐을 대신 들어주는 포터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포터를 고용하지 않고 혼자 다녔는데, 몸은 조금 더 편하겠지만 같이 다니는 게 마음이 더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홀로 온전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육아의 경우도 산후도우미, 부모님, 어린이집 선생님 등 주변에 많은 조력자들이 있겠지만 결국에 아이를 책임지고 키워야 하는 것은 아이의 부모 당사자들이다. 나와 아내 같은 경우는 부모님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많은 부분을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이고,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아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피할 수 없다면, 주어진 시간 내에서 아이가 잘 클 수 있도록 직접 몸빵 육아를 하며 온전한 부모의 역할을 다 하고 싶다.
3.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의 게임이다.
ABC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코스만 하더라도 목적지가 약 5,000미터 정도 되는데, 고산병 때문에 시간이 충분히 있음에도 하루에 1,000 미터 이상 오르지 않고 며칠에 나누어서 진행한다. 나 같은 경우는 마르디히말 코스까지 포함했기에 약 열흘 동안 산을 탔는데, 그만큼 체력 안배가 중요하고 길게 보고 휴식도 잘 취해야 했다. 육아 또한 신생아 시기가 끝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고 접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육아도 육아이지만 나와 아내가 각자의 삶도 돌보는 시간 (독서가 되었든, OTT 시청이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휴식을 갖는 시간도 같이 갖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히말라야 트레킹은 혼자였지만 육아는 부부라는 파트너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의 훌륭한 파트너인 아내와 함께 울고 웃으며 플레이를 할 이 장기전의 게임이 기대가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