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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대언니 Aug 13. 2016

러시아 사건사고

20160812 일기

Day 27

이제 체력이랑 정신력이 딸려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가 된건지 최근 이런저런 일이 많았다. 특히 오늘은 굉장히 긴 하루를 보내어서 어디서부터 써야할지 고민이네.



01.
어제 (8월 11일) 방향을 잘 못 잡아 실수로 그만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갈 뻔했다. 구글맵스를 사용해서 달리는데. 그만 깜빡하고 러시아로만 달리는 길이 아니라 카지흐스탄을 통과해서 가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예전에 유럽에서 출발해서 잘 못해서 아프리카로 간 팀이 있었다는데..이렇게 방향 한번 잘 못 정하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다. 하마터면 그냥 톨(toll)인줄 알고 넘어갈 빤 했다. ..하하


이 때까지만 해도 러시아에 3번 이상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지를 몰랐어서.. 만일 카자흐스탄으로 실수로 넘어갔으면 랠리 일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거다.

(-> 러시아 무비자 관련 메모 : https://brunch.co.kr/@shimfromseoul/38)

 


02

다시 방향을 돌려 도시 쪽을 가다가.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기위해 고속도로 어딘가에서 노숙을 했다.    유성우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날이라고 했는데. 이 날은 정말 쉽게 유성우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도 이만큼 보였을까? 궁금하다.


하늘 바라보는 희린이



03

아침 해가 뜰 때 쯔음 해서 도로 옆 호수가 아름답길래 아침이나 먹을까하고 내려갔다가 차가 진흙에 빠져버렸다. (1차 패닉)



불스원에서 받은 와플 매트를 깔아도 스즈키쨩은 계속해서 밑으로만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차를 밀다가 그만 허리가 나가서 쓰러지게되었다. (2차 패닉)


차는 계속 가라앉지. 나는 쓰러져서 차에 누워있지. 국경 근처 깡 시골이라 인터넷도 전화도 되지 않는 곳이라..희린이가 걱정을 많이 했다.



04

결국 희린이가 도로 쪽으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지나가시던 러시아 군인 분들이 차를 세우고 우리를 도와주러 오셨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희린이가 몸짓발짓해서 차가 진흙에 갇혔고 내가 허리를 다쳐 쓰러졌다고 전달했다. 한 시간정도 기다려서 다른 군인들이 더와서 우리 차를 끌어내주고 우리를 자기네 부대(?)로 델고 가주었다.

사실 이쯤에 나는 차안에 쓰러졌었어서 무슨 일이 있었었는지 잘 모른다... 여행오기 전부터 안 좋았던 체력은 여기와서 더 엉망이 된 것같다.



우리가 간 곳은 사실 부대라기보다는 사관학교(?)같은 곳이었는데. 우선 가서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검사하고 진통제를 놔주셨다.. 나중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왜 러시아에 왔는지 왜 이 동네에 왔는지 원래 뭐하는 사람인지 등등 질의응답 너무 길어져서 왜인 물어보니 사실 너네 문제가 있다고 ...

우리가 아침을 먹으려했던 곳이 사실은 러시아-카지흐스탄 국경지대(border zone)라서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 혹시나 이상한 애들이 아닌지 물어보았던 것이다.


결국 경치 좋은데서 아침이나 먹으려던게 허리부상 + 5시간 심문으로 이어지고... 군용차에 탔을 때 오전 9시였는데 오후 세시가 넘어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05

진통제를 맞아도 허리가 너무 아파 걸을 수가 없어서 바로 옆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한국을 떠나기 전 가장 좋운 여행자 보험을 들고 와서 다행이다 ㅠㅠ 생각했다


다행히 뼈에는 문제 없고. 한번 더 진통제 맞고  바르는 약 처방을 받았다. 다 끝나고나니 그냥 가도 된다고 해서. 돈 안내냐고 물으니 그런거 안낸다고 ..?  원래 러시아 의료는 무료라고? 심지어 나는 외국인인데..? 보험 가장 좋은 거 들고왔는데...? 흘




희린이가 러시아 좋은나라 라고 하니 의사 랑 간호사랑 다 웃었다. 가기 전에 기념사진찍자고 했다 하하




06
결국 다시 길위를 달리게 되었을 때는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었고 우리는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이 또 카자흐스탄 국경 옆 지역이라 위험할 거 같아. 경로를 수정해서 몽골로 더 짧은 거리로 가기로 했다.


병원에서 검사받으면서 이제 피니시라인까지 열흘밖에 안남았는데 집에 가야되면 억울해서 어떡하지 많이 걱정했는데... 우선 계속 누워있으니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다행이다.


#희린이가가재 #몽골랠리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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