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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대언니 Sep 03. 2016

Unexpected

Day33 호드 - 고비 알타이 -알타시티

20160818


01
호드에서 고비 알타이를 지나는 길은 어렵지는 않았지만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모래 사막이라 다른 차가 옆을 지나가면 모래폭풍이 일면서 모래가 우리 차 안으로 계속 들어와서 텁텁했고 또 앞도 제대로 안 보였다.


모래에도 한 번 갇혔었는데 이번에는 와플 매트로도 나올 수가 없었다. 결국 지나가시던 분들이 도와주셔서 겨우 빠져나왔다. 돌. 진흙.이번에 모래까지... 빠질 수 있는 곳은 다 빠져보았다. 모래 투성이 그지꼴로 알타이 시티에 입성했다. 


중간에 초원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미 내 상태는 그지꼴이 되었다




02  

알타시티. 마을에 들어가면 <몽골랠리 카 서비스>라고 표지판이 있고, 가게에 몽고랠리라고 크게 붙여놓은 정비소가 있다. 2004년 거의 초창기부터 몽골랠리어들이 꼭 지나간 정비소인 듯 가게에는 몽골랠리 스티커들이 연도별로 잔뜩 붙어있었다.


희린이랑 나 모두 너무 꼬질꼬질하닿ㅎㅎ
희린이가가재 스티커도 살포시 붙여주었다


재미있던 것은 이 정비소에 있는 형제의 큰 형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현재 한국에서 살고있어서 나와 희린이에게 특히 더 호의적이고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정비 후, 마을 초입에 굉장히 좋아보이는 호텔에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둘 다 그냥 쓰러져서 잤다. 와이파이가 있는 호텔을 찾아가는 이유는 뭐냐고.. 희린이가 또 구박했다.




20160819  

Day 34 Altai city



아침에 뜻 밖에 손님이 찾아왔다. 


전 날 호드를 떠나기 전 정비소에서 우연히 만난 다른 랠리팀이 우리 방을 찾아왔다. 이 때, 우리가 먼저 출발을 해서 나중에 알타시티에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를 교환했었다. 


호드에서 헤어지기 전에 찍은 사진 - 익숙한 마크가 차에 붙어있다!


이 친구들이랑은 사연이 깊은게, 알고보니 두달 전 쯤인가 몽골랠리를 준비하면서 희린이랑 페이스북으로 같이 얘기한 적이 있는 애들이었다. 체코에서 온 친구들인데. 이 때 우린 한국에서 유럽에 차를 어떻게 구하나 인터넷에 글을 올렸었고, 얘네는 체코 현대에서 차를 후원받으면서 원래 샀던 차가 쓸모없어지면서 우리에게 팔려고 했었었다. 조건이 안맞아서 이 친구들의 차를 사지는 않았지만. 한국 회사인 현대가!!! 한국인인 우리는 후원 안해주고 얘네는 후원을 해주었다고 해서 희린이랑 이러쿵저러쿵 얘기했었었던 기억이 났다.



하튼 어제 저녁, 우리가 알타시티에 도착하고 3시간 후-  밤 11시 쯤에 이 친구들도 알타 시티에 왔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너무 피곤해서 내일 보자고 했었다. 어제 밤에 전화로는 넉넉하게 11시쯤 보자고 했었는데 (너네 아침형 인간이니? - 아니 전혀 - 그럼 11시쯤 보자 -ㅇㅋ) 생뚱맞게 아침 9시에 방문을 두드린 것이다. 


물어보니 얘네는 숙소를 안잡고 동네 은행 앞에 침낭피고 잤는데, 아침에 은행 문열어야 된다고 직원들이 깨웠단다. 하하. 그리고 일어나서 동네 사람들에게 한국 애들 못봤냐고 물어서 찾아왔다고 했다.



너네 남에 방에서 너무 편하게 있는 거 아니니?


이번 랠리 중에 처음으로 호텔에 들어왔다고 했다. 어제 같은 모래 길을 지나온 것을 알기에 우리 아침 먹고 올 동안 씻으라고 욕실을 내어주었다. 랠리 중에 못 씻는 불편함을 잘 알기에..




02


오늘은 원래 남쪽으로 계속 가려했지만 그 길은 굉장히 지루하다고 희린이가 이야기했다. 어제 사막의 모래는 충분히 본 것 같다고 해서 위로 쭉 가로질러서 북쪽의 홉스굴 호수를 보러가자고 했다. 알타 시티에서 모론까지는 길이 조금 힘들지만 그 다음부터 울린바타르까지는 다 아스팔트이니 일정에는 문제없을 거라 했다.

그래서 체코팀에게도 북쪽으로 같이 올라가자고 했다. 


아침에 우리 스즈키짱 바퀴를 함께 체크해주었다


누군가와 함꼐 달린다 생각하니 더욱 재미났다



북쪽을 향해 120km 쯤 갔을까. 뒤에 따라오던 체코 팀도 잃은 김에, 잠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요깃거리를 찾다가 이상한 냄새가 나서 살펴보니 연료 탱크에 기름이 새고있었다. 크게 새는 것은 아니고 작은 구멍이 났는지 기름이 졸졸 나오고 있었다.


몽골에서는 하루도 문제없이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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