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젤라부 매장 반셀프 인테리어 과정기
전기, 수도, 목공 등 전문가들의 영역이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차례이다. 젤라부 인테리어 중 퍼티작업-사포작업-페인트작업-조명작업 등을 셀프로 진행했다. 초반에는 바닥 작업도 할 계획이었지만 앞선 작업에 지쳐서 포기했다.
1. 온몸이 쑤시는 퍼티 작업
석고보드를 이용해 벽과 천장 마감을 진행했다. 석고보드 위에 바로 페인트를 칠해도 되지만 석고보드 간 이음새 또는 타카 자국 때문에 벽면이 울퉁불퉁 이쁘지가 않다. 벽면을 평평하게 매끈하게 해 주기 위해 퍼티 작업이 필요하다.(한창 인기였던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를 한다면 스킵 가능한 작업이다)
퍼티 작업은 이음새만 감추는 줄 퍼티, 벽면을 전체적으로 발라 정말 매끈하게 작업하는 올퍼티 두 종류로 나뉜다. 초보자가 셀프로 작업하기에는 줄 퍼티가 적당하다. 퍼티는 벽면에 얇고 균일하게 발라줘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줄 퍼티 작업도 버겁다.
퍼티는 두 번에 걸쳐 작업했는데, 초보 일꾼답게 바르는 면적이 점점 넓어져 어떤 벽면은 올퍼티라 할 정도로 작업하기도 했다.(천장에 퍼티를 바르다 보면 어깨가 남아나지 않는다)
퍼티가 다 말랐다면 사포로 벽면을 다듬어줘야 한다. 사포 작업을 하면서 볼록 튀어나온 곳은 갉아주고, 구멍진 곳은 퍼티를 채워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 통 핸드그라인더를 사용해 작업하는데, 우리는 맨손으로 사포를 들고 좌우 좌우 어깨춤을 추며 벽면을 벅벅 문질러줬다.(모래사막 같은 먼지폭풍 출몰하니 꼭 방진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사포 작업이 끝나면 페인트 작업을 위해 청소 및 환기를 해줘야 한다.
2. 고민 또 고민 페인트 작업
페인트 작업 때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색상 선택이었다. 흰색으로 마음먹고 페인트 가게에 찾아갔는데, 흰색도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 노란빛이 나는 흰색, 붉은빛이 나는 흰색 등등 어떤 색으로 선택해야 하나. 고민의 연속이다.
색상을 선택했다면 그다음은 유광으로 할지, 무광으로 할지, 반광으로 할지 광택도 선택해야 한다. 애초 계획은 반광(레드벨벳광)을 선택하려고 했는데, 페인트 가게에 반광이 없다고 하여... 또 고민의 연속 이 됐다. 무광은 깔끔한데 때가 좀 잘 타고, 유광은 관리하기 쉬운데 반짝임이 있어서 인테리어 느낌적으로 안 맞고... 뭐 하나 결정하는데 쉬운 게 없다.
최종적으로는 무광을 선택했다. 더러워지면 나중에 한 번 더 칠하지 뭐...
페인트 칠은 모서리 먼저 붓으로 칠해주고 롤러로 넓은 면적을 칠해주면 된다. 순서가 바뀌어도 되지만 페인트를 너무 많이 묻히면 페인트가 흘러 눈물자국이 남으니까, 적당량 묻히는 게 포인트이다.
3. 조명은 단순하고 깔끔하게
조명은 전체 인테리어에 빛을 밝혀주는 최종 관문이다. 아무리 예쁜 가구와 피사체라도 조명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조명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비전문가로써 조명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조명 설치의 편리성과 인테리어와 조화가 중요했다.
최종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레일 조명으로 잡고 펜던트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특히 레일 조명은 레일만 설치하면 조명의 위치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어 향후 인테리어의 변화를 줄 때 유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레일 조명에도 종류가 많다. 확산형 조명으로 전체 밝기를 잡아주고, 집중 조명으로 포인트를 살렸다. 조명은 색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다. 원래 계획은 4000k 아이보리 색으로 따뜻하면서 환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읍내 조명가게에 4000k 조명 색이 없어서, 결국 3000k를 선택했다. 보통 카페에서 많이 사용하는 색이다. 조명 개수가 적으면 침침한 느낌이 있어서 조명 개수를 늘려 전구색이지만 밝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레일 조명을 추가 구매해서 바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레일 조명의 큰 장점이다.
이렇게 반셀프 인테리어로 한 달 남짓한 시간이 지났다.(가구는 이케아와 오늘의 집을 애용했다) 우여곡절 끝이 인테리어를 끝내고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과정은 복잡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단순히 업체 맡기는 것보다 애착이 많이 간 매장이 탄생했고, 만약 하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어떻게 처리할지 감이 잡힌다.(뭐 지금 매장에도 하자가 조금씩 있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