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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시골에서 젤라또 가게 오픈!

영업 1달 차 초보 사장의 소회

by 심군

2월 1일 월요일 11시

6개월의 우여곡절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작인 ‘젤라부’가 오픈했습니다.

(철이 없었죠. 젤라또가 좋아서 시골에 창업을 한다는 게)



1. 지역신문의 파급력


적당히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활짝 문을 열었습니다. 가게가 홍성읍 구석진 곳에 있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첫날부터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셨습니다. 오픈 전 홍성신문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마침 오픈날 기사가 발행되어 많은 분들이 신문을 보고 방문해주셨어요.


도시 외 지역에서 신문의 파급력은 대단합니다. 지역 공무원 또는 어르신들이 보시고 많이 찾아오십니다. 오픈하고 1~2주 동안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어요?’라고 여쭈면 70% 정도는 신문에서 보고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꼭 지역신문 인터뷰를 추천드립니다.


(나이도 잘 못 나오고, 사진도 좀 이상하게 나왔지만 반응이 좋았던 인터뷰 기사)



2. 홍성지역 지원업체로 선정되셨습니다


가게 안내하는 차원에서 네이버 지도에 가게 정보를 등록해두었는데요. 오픈날부터 바이럴 마케팅, 키워드 마케팅, 블로그 마케팅 등등 마케팅 업체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네이버 지도 홍성지역 지원 업체로 선정되셨습니다.’ 전화를 받게 되면 대부분 멘트가 비슷합니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첫 멘트만 듣고 혹할만하죠. 무료로 매출이 보장될 때까지 보장해준다고 등등... 끝까지 대화하다 보면 월 2만 원~10만 원을 청구해야 되는 상품입니다.


이제 막 오픈한 가게라면 마케팅이 필수조건일 수 있는데요. 아무런 준비 없이 영업전화에 덜컥 계약하진 마세요. 다양한 소셜 플랫폼과 마케팅 방식이 있고 조금만 공부하면 비용 없이 직접 마케팅할 수 있습니다.(자금이 많아서 마케팅에 크게 투자하고 싶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ㅎ)



3. 쉬어가며 일하기


오픈 후 2주는 휴무일 없이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마침 설 연휴도 껴있어서 가게에서 바쁜 시간을 보냈죠. 확실히 쉬는 날이 없으니까 일주일이 지난 후부터는 점점 피곤이 쌓이더라고요.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월요일)는 쉬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에너지도 충전하고 더 맛있는 젤라또를 위한 연구도 하는 시간을 보내려고요.


오픈 초창기에는 단출하게 8개 메뉴로 시작하고 손님들 반응을 보며 메뉴를 늘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장사를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지인이 오픈 선물로 사 온 귤로 젤라또를 만들기도 하고 장을 보러 갔다가 맛있게 생긴 자몽을 보고 즉흥적으로 소르베또를 만들기도 했죠. 초콜릿 메뉴를 찾는 꼬마 손님들을 위해 초코바나나도 만들고, 하나 둘 만들다 보니 어느덧 쇼케이스가 한가득이네요. :)


(홍성군 블로그에도 소개됐어요~)


젤라부 창 너머로 보이는 전봇대. 천천히 급하게 말고 천천히



4. 더 나아가기 위해


젤라부가 위치한 골목(홍고통)은 과거 버스터미널 뒤편 홍성 고등학교와 맞닿은 골목으로 큰 번화가였는데요. 지금은 버스터미널도 옮겨지면서 과거에 비해 많이 죽었던 상권입니다. TV 프로그램 골목식당에 나올법한 골목이죠.

역사가 깊은 골목(홍고통)


상권은 작지만 정감 있고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골목입니다. 저희 가게가 오픈하고 이 골목(홍고통)을 찾아오는 20~30대 분들이 좀 많아졌어요. (간혹 손님 중에 홍성에 살면서 이 골목은 처음 방문한다고 하는 분도 있었죠)


적은 유동인구는 처음부터 각오했던 부분이지만, 이를 타파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골목(홍고통)으로 청년들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한 가게가 몇 개 더 들어오고 같이 고민한다면 충분히 활기차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골목으로 탈바꿈될 것 같거든요. 청년들은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골목의 생기도 불어넣고,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리고 참 많은 부분에서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미비한 시작이지만 지역 살이, 지역 창업 등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부탁드려요. 홍성도 꽤 가치 있고 발전 가능성이 큰 곳이랍니다 :)


젤라부 오픈 1달차, 저는 하고 싶은 일 하며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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