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오늘, 감정 하나가 나를 지나갔다

스쳐 간 감정 위로, 나의 배는 조용히 나아갑니다.

by 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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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바다의 조각배처럼

우리는 각자의 리듬으로 둥둥 떠다닙니다.


누구는 작은 종이배를 타고 새로운 세상을 탐색하고,

누구는 무거운 돌배를 저으며 묵묵히 나아갑니다.

어떤 이는 산호초와 물고기들 곁에서 한가로이 헤엄치기도 하죠.


인생은 하루조차 예상하기 힘든 파도가 치는 바다입니다.

바람 한 줄기, 감정 하나, 생각 하나가 나를 스쳐 갈 때마다

나의 배는 흔들리기도, 조금씩 단단해지기도 합니다.


항상 마음이 향하는 대로 순항할 수는 없습니다.

열심히 노를 저어도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할 때가 많지요.

저 역시 흔들렸고, 때로는 물에 젖은 배처럼 무거웠습니다.

그런 순간, 누구나 있었을 거예요.

아마 당신도, 그 누구보다 더 아프고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배를 움직이는 건 다름 아닌 당신 자신이라는 것을요.


정말 애써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고통이 스며들죠.

그럴 때는 그저 조용히, 나 자신을 토닥여주세요.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순항할 때가 찾아옵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당신만이 아는 기쁨이겠지요.

괴로움을 지나 도달한 그 순간이

바로 인생이라는 바다의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나는 잔잔한 물결 위의 작은 배처럼

고요한 마음으로 하루를 항해해보려 합니다.

감정 하나가 나를 지나갔을 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

잠시 멈춰 생각해봅니다.

흔들렸다면, 무엇 때문에 흔들렸는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여전히 고귀한 존재라는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오늘 또한 감정 하나가 나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감정은 이름도 없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분명히 내 안 어딘가를 건드리고 갔습니다.


햇살 한 줄기가 커튼 사이로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처음엔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속 어딘가가 묵직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꼈고,

눈가에 맺힌 물기를 애써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 감정은,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우리는 감정에게 너무 많은 설명을 요구하곤 합니다.

왜 왔는지, 무엇 때문인지, 무슨 의미인지를.

하지만 오늘의 감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왔다가, 조용히 나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감정은 붙잡으려 하면 흐려지고, 외면하면 더 깊어집니다.

그래서 오늘만은 그대로 곁에 두기로 했습니다.


그 감정은 나를 흔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여전히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말해주러 왔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감정을 억지로 붙잡지도, 애써 외면하지도 마세요.

그보다는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작은 일들을 떠올려보세요.

어떤 순간에 미소 지었나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사소한 기쁨을 실행해보세요.

이 작은 일들이, 언젠가 커다란 마음의 배가 되어줄 겁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넘실대는 바다 위에서 따뜻한 차를 한 잔 내리고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숨을 고릅니다.


감정이 다녀간 자리에 남은 여운을, 조용히 느껴봅니다.

아직 내 안에는 '느낌'이 살아 있고,

그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여 봅니다.




오늘도, 감정 하나가 나를 지나갔습니다.

나는 그것을 붙잡지 않았고, 외면하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있었고

그렇게 하루를 살아냈습니다.


앞으로도 내 작은 배는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합니다.


여러 감정들과 조우할 준비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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