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마뱀과 함께하는 소소한 기록
하루를 살다 보면 문득 멍하니 멈춰 서는 순간이 있습니다.
크레는 그 작은 몸으로, 그런 순간을 더 자주 보여줍니다.
잎 위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볼 때,
이유 없이 우다다 달리다가 다시 멍해지는 모습까지.
저는 그 곁에서 작은 웃음을 얻고, 고요를 배웁니다.
어느 날, 눈에 들어온 한 녀석이 있었습니다.
하얀 몸에 알록달록 무늬가 있는 작은 도마뱀 한 마리.
충식을 하지 않아도 키울 수 있다는 크레스티드 게코.
늘 유튜브 화면 속에서만 보던 아이가 작은 푸딩컵에 담겨 제 앞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과연 제가 이 생명을 책임지고 튼튼한 성체로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데려온 순간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함께 살아가야지.”
쫄보에다 부끄럼 많은 수컷이라, 여기서는 마뱀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초반 몇 주는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크레는 활발하기도 하고 고요하기도 한 모습으로 제 곁에 있습니다.
이 작은 도마뱀과 함께 살아가며 저는 매일 다른 표정과 행동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저만의 고요와 작은 쉼표를 발견합니다.
이 글은 특별한 사육 지침서도, 전문적인 해설도 아닙니다.
다만 크레스티드 게코와 함께 하루하루를 지내며 느낀 소소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한 마음의 쉼을 기록한 일기입니다.
작은 생명이 주는 고요와 따뜻함을,
여러분도 함께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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