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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May 31. 2024

불황의 역설 부실채권 시장은 호황이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미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장기화가 될 줄이야. 계절은 바뀌어도 봄은 오지 않는 기분이며, 기약 없는 짙은 안갯속을 계속해서 걷는 기분이다. 거리마다 늘어가는 임대·매매 현수막이 현실을 말해주는 듯하다.


소상공인 폐업에 따른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규모가 올해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내수 부진 여파로 한계 상황에 몰리는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부담 때문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고금리, 경기침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건설업계에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5월 한 달간 폐업 건설사가 지난해 대비 1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린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 기준까지 강화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을 살릴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대출 기준까지 강화돼 기존의 건설사들마저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의 역설, 위기가 곧 기회인 NPL 업계의 시장만은 다르다. 성장세는 점점 가파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경쟁입찰을 통한 NPL 매각액은 5조 5000억원 수준으로 2022년(2조 5000억원) 대비 126%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NPL 매각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많은 1조 7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전체 연간 규모가 8조~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올해는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관련한 매물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 투자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부실채권 투자회사가 늘어나고 NPL 펀드가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유동성 및 건전성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부실자산 처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부실채권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부실채권 전문 투자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어 이미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부실채권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해 부실채권 관련 채무증권 발행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NPL 인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은행을 포함해 카드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에서 NPL이 쏟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대출 이자를 못 갚는 서민들이 늘어나면서 역설적으로 이들의 NPL로 이익을 얻는 관련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회사들은 계열 NPL 자회사를 갖고 있는데 매각 협상 과정에서 소통이 편리한 부분이 있어 매각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는 이점이 있다. 1금융권에서는 이미 계열사를 갖추고 있고, 2금융권에서도 체계를 준비하는 중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가 NPL 처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손자회사인 MCI대부를  설립했다. 이어 신협 역시 NPL 자회사를 갖게 될 전망이다. 신협중앙회가 지난해부터 계획했던 NPL(부실채권) 전문 자회사, 'KCU NPL 대부(가칭)'가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출범한다. 지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정례회의에서 신협중앙회의 자회사 설립을 위한 출자를 승인했다.


이처럼 부실채권 시장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문성 있는 투자자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부실채권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에 NPL 회사의 설립을 위해 줄을 서고 있으며, 진입장벽도 점차 올라가고 있다.


부실채권 투자는 높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기회 또한 존재한다. 체계적인 자금 조달 계획과 전문성 확보가 성공의 핵심 요소다. 철저한 가치 평가와 전문성 있는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돈이 된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뛰어들기에는 한없이 높아 보이는 시장 또한 부실채권 시장이다. 노력 없이 항상 관심뿐인 마음은 잠시 왔다 지나갈 뿐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 사람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다. 워런 버핏은 수십 년간 동일한 루틴을 지켜온 것으로도 유명한데, 수백조의 자산가이면서 2~3달러의 맥도널드 메뉴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우리가 눈여겨 볼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출근해서 3시간 동안 투자에 관한 책 또는 보고서 등을 읽는다는 점이다. “이게 왜? 자기 일이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백조의 자산가인 사람이 매일 저렇게 투자에 관해 공부하는데,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


그저 막연하게 투자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워런 버핏만큼 공부하고 있는가? 워런 버핏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니 시간을 저렇게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마도 저렇게 수십 년을 살아서 성공한 건 아닐까?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하면서, 이미 그걸 이룬 사람보다 그 일을 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가끔 쓰는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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