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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희정 Dec 06. 2023

김창옥 교수님, 제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나가셨나요?

마흔춘기, 다 자존심이 문제였구나.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가

나온 것 같은 김창옥 교수님의 강연.


https://youtu.be/DrlsiNpI9CA?si=v8TZ7XIWfKtUH0i



내일이랑 모레 이틀 연속 서울대병원에서 검사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해도 심란한 마음이 잘 가라앉질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김창옥 교수님의 강연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내 얘기를 대신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 공감이 되어 여러 번 울컥했다.


유튜브에 이런 댓글은 처음 남겨본다. 심지어 메인 계정으로.

문밖세상 초창기 때 내게 "열정도 좋지만, 에너지를 적절히 잘 분배해서 써야 해"라는 조언을 했던 어느 어른의 말씀이 떠오른다. 평생 열정과 에너지가 넘칠 거라고 자부해서였을까, 그땐 그 말이 조금도 와닿질 않았다. 그런데 그분의 눈에는 10년쯤 후에 지쳐서 나가떨어져 있는 내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던 건 아니었을까.


그분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었다. 무한하다고 착각했던, 결국 유한했던 에너지를 적절히 분배하지 못하고 한방에 몰아서 쓴 결과 지금의 난 완전 방전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올해까지는 긁어모아서 쓸 에너지가 조금은 남아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하기가 싫었던, 하지만 지금 내가 반드시 완수해야만 하는 미션이라고 생각했던 박사과정 수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지금의 난 너무 무기력하고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이렇게 계속 살 수 없다는 걸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지만 다르게 사는 방법을 몰라서, 아니면 용기가 없어서, 그것도 아니라면 여전히 스스로에게 자존심을 세우느라 5년째 방황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아! 글로 쓰고 보니, 그 세 가지가 다 이유였구나.


특히 그중에서도 자존심이 가장 큰 문제다. 난 지금 스스로에게 자존심이 너무 많이 상해있는 것 같다. 지금의 나이쯤이 되었을 때 당연히 이루었거나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아직도 이루지 못했고, 고생하며 살아온 세월에 반해 여전히 제 한 몸 먹여 살리기도 버겁고 여유롭지 못한 경제적 상황도 화가 난다. 이제 점점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는 것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그래서 숨이 턱턱 막히는데도 여전히 멈추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 열받아.


하지만 계속 이렇게는 안 된다.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더 큰 탈이 날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내려놓고 비워야만 하는 걸까. 아니. 이런 나를 어떻게 데리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앞으로의 삶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좀 더 나은 나로 살아갈 수 있을까. 진짜 모르겠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만 하는 건지, 조금도 감이 잡히질 않는다. 칠흑 같은 어둠과 희뿌연 안개만이 내 앞에 놓여있는 기분이다.


마흔 즈음에 마주한 사춘기. 아무래도 너무 심하게 앓는 것 같다. 그만 방황하고 싶은데, 답도 방법도 전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은 김창옥 교수님의 강연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마흔춘기

#질풍노도의시기

#삶은사춘기의연속인가

#그만방황하고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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