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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btube May 18. 2021

210515_ 바빴고, 어쨌든 잘하는 중

뭐든 지나간다

진짜 힘들었던 2주였다. 4월 마지막주부터 5월 첫째 주까지 2021년 돼서 가장 힘들었다.

4월 내내 나는 시험기간이었다. 교수님들이 아주 멋있는 강계를 짜주신 덕에 .... :)

게다가 학회가 너무 시험 스케쥴 배려를 안해서 나는 시험이 끝나지도 않은 채로 바로 새로운 라운드에 진입했는데

심지어 이번 라운드는 신입이 주도하는 라운드였어서 .. 진짜 너무 힘들었다 ,,,,,,


근데 나도 참 웃긴게 여기에 대외활동 하나 더 신청했다.

하나금융그룹 스마트 홍보대사, 줄여서 스마홍이라고 흔히 일컬어지는 이 대외활동은 요즘 대학생들에게 아주 인기있는 대외활동이다. 금융권 대외활동 중에서는 탑일듯 하다.

팀별 지원이라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지원했다. 

솔직히 써포터즈 기업에서 그렇게 크게 쳐주지도 않는데.. 금융권 스펙이 1도 없어서 쌓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

써포터즈가 빡세봤자지~라고 간과한 나.... 하지만 진짜 너무 빡셌다

esg경영 홍보 방안을 기획해서 ppt 5장으로 만들어오라그래서 학회 2개+시험기간 모두 하는 간접체험을 했다. 진짜 ... 너무 힘들었다. 


스마홍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팀을 짜서 지원했는데, 수민이랑 같이 나가게 되었다. 

와중에 가장 친했던 친구 수민이랑 약간의 갈등이 있었어서 더더욱 우울했다.

나는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랑 싸우려고 이 중요하지도 않은 대외활동 신청한게 아닌데.

우선순위가 누구에게나 다를 수 있다. 나는 써포터즈 뭐 중요하겠어? 였고 수민이는 첫 대외활동이라 잘 해보고 싶었다. 

우선순위가 다르더라도 내가 내 몫을 잘 하고 팀원일 때는 선을 잘 지켜야 했는데. 내가 잘못했다.


이번에 좀 크게 깨달았다.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업무스타일이 잘 맞는 동료는 다르다. 

생각보다 내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게 어렵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나 자신이다. 내적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그 미친듯이 바쁜 2주동안. 매일매일 3-4시간밖에 못자서 정신도 몸도 피폐해진 그 시간동안

자매처럼 가깝다고 여겼던 수민이랑 싸운게 너무 속상했다. 마치 애인과 싸운. ... 나 이정도면 집착 맞지?

거기에 시험도 만족스러운 점수가 나오지 않았고. 학회는 나만 혼자 아직도 시험기간이라 학회에 집중하지 못하는게 눈치보이고. 대외활동은 수민이랑 싸우기나 하고.

진짜 땅굴파고 들어갈정도로 우울했다. 그래서 연락 안된다고 카톡 프로필에 방패쳐놓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나 왜이렇게 사회성 재기된거같지??????

요즘 사회적 정체성, 자아를 형성해나가는 시기인 것 같은데. 그래서 중요한 것 같은데.

수민이랑 싸우고 나니,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와중에 어떤 생각들이 들었냐면.

수민이는 센스있고 유머감각있으니까 누구랑도 잘 지낼텐데. 내가 수민이 좋아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나는 그 사람들 중 하나였을 수도 있는데.

서운함보다도 나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해야할까. 나는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이 있을까? 

남한테 잘 의존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언제 또 이렇게 한 사람한테 의존하게 되었을까?

또 센스는 사실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것 같은데.. 센스나 유머감각이 연습한다고 얻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여유가 많이 생겨서 우울하다거나 심각하게 힘들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이때의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기는 하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져야할지, 그러기 위해서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고민이다.

괜찮은 사람, 이상한 사람, 무난한 사람, 재밌는 사람, 자기가 잘못하는 것도 모르는 사람...

여러 사람을 봤기 때문에. 적어도 나쁜 사람 잘못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고.

그렇게 기본만 가도 사실 괜찮다. 다만 욕심에 더 socializing?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싶다. 

결국은 더 외유내강의. 속이 단단하고 알찬. 별 일 아닌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센스있는. 하지만 겸손한. 사람이 되고싶다. 아휴 많기도 해라.. 


옛날에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엿보는게 재밌고 신났는데

어느 순간부터 약간의 두려운 일이 돼버렸다. 그들에게 비춰질 내가 자신이 없어서. 매력적이지 않을까봐.


안그래도 스마홍 면접 예상질문 뽑아서 연습하는데 "본인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거는 나중에 취준할 때도 마주할법한 질문인 것 같다.

나만의 매력..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어느정도 알게 된 것 같다.

다만 나의 매력.. 스스로 조차도 없다고 생각되는 매력. 매력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이 질문에 대한 면접용 대답은 생각해놨다. 

그러나 나에 대한 대답은 되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고민 해봐야겠다.


확실히 요즘에 드는 여러가지 생각들, 물음들, 고민들은 남이 답해줄 수 없다.

내가 스스로 찾아야하는 답들이다. 

아직도 어른 사춘기인가봐!


뭐 어쨌든 어찌저찌 면접까지 통과해서 결국은 최종합격했다. 

면접 진짜 .. 개웃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거기서 춤추고 노래하고 랩하고 다했다. 스마홍 면접에서 발라드 부른사람 나와바.. 아무도 없을걸 ?!

진지한 취업 면접보다는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모습을 더 볼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편한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팀을 짠거고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렸다.

그게 우리 팀의 매력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생이 남자친구가 생겼다. 오늘 딱 성년의 날이라고 돈도 주고 꽃도 사줬는데..

즉 아직 내가 보기에는 어린이에 불과한데.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니 불안하다 ㅣㄴ짜진짜진짜진짜

왜냐면 내가 수많은 똥을 밟아봤기 때문에 냄새라도 알려주고싶은 언니의 마음이다.

제발제발제발 내가 겪은거만큼은 피하라고 알려주고싶고 그 남자친구 만나보고도 싶은데

동생에 대한 집착같고 어떻게 동생한테 이야기를 꺼내고 접근해야할지 고민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드디어 학회 두 번째 라운드도 끝나가고 기말 시즌도 다가온다.

두 번째 라운드에서도 반도체 검사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유망하다고 생각돼서 반도체 관련주들을 선정하게 되는건데

최근 반도체주가 다 하락하면서 깨달은게 있다.

현재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반도체 업체는 어떻게든 증설하고 공급을 확대하는데, 그 속도가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증설은 이루어지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한국의 전형적인 샌드위치 포지션과,

유럽 등 각국에서 반도체 자체생산을 선언함으로써 국내 반도체 최강자들의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향후 3-5개년은 오히려 과잉 공급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아빠가 말해준 썩은 사과 이론이 생각난다.

진짜 똑똑한 사람은, 멀쩡해보이는 한 면의 사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뒷편의 썩은 면을 간파하는 통찰력이 있어야한다고 했다.

아빠는 그 통찰력은 책에서 얻었다고 했다.

세상의 많은 리더들은 책에서 답을 얻고 책으로 자신을 차별화하는 것 같다.

나도 시간 내서 책 읽자 책 읽자 .. 중요성을 알고도 실천 안하는 내가 참 바보같다.

앞으로 한 달동안 시간이 좀 많이 비니까. 한번 계획을 세워보아야겠다. 


어쨌든 반도체 관해서 너무 근시안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나 싶다.

반도체 업체만 파다 보니 그 업계에서 전문가처럼 알게 되었지만

전체적인 주식시장의 흐름이나 큰 숲을 보지는 못했던 듯하다.



오랜만에 브런치를 쓰니 확실히 생각이 정리돼서 좋군..

어른 사춘기인만큼 글로 써서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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