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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관찰자 Sep 12. 2015

7년의 우정

나의 첫 카메라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사진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가족들이랑 등산을 하면 사진 찍기 담당은 나였고, 중학교 때에는 잠시잠깐이지만 사진부에서 활동했었다. 왈가닥이었던 고등학교 때도 펜탁스 디카를 엄마 찬스로 사고 열심히 찍어 싸이월드에 올리곤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21살 성인이 되었고 '나'만의 첫 카메라를 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다. 카메라를 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민을 했는지 아직도 생생하다.


100만 원, 적지 않은 이 돈으로

카메라를 사도 될까?

사치가 아닐까?

돈을 더 모으고 다른데 쓸까?

내가 잘 찍을 수 있을까?



내 돈으로 산 첫 카메라, 캐논 450D ⓒysshin



 카메라 사기 전에 했던 고민을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사기를 정말 너무나도 잘했다. 21살, 그러니까 2008년부터 작년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여행의 순간들을 남겨줬으니까.


 며칠 전에 새로운 카메라를 샀다. 조금 더 좋은 몸을, 더 좋은 눈을 가진. 새 박스를 개봉하고 세팅하면서 예전 카메라를 보는데 많은 순간들이 비디오처럼 지나갔다. 헤어진 전 애인의 물건을 보는 듯한 느낌이랑도 살짝 비슷한 거 같기도. 아 아련해진다.






7년 동안 고마웠어!
나랑 같이 보고 찍고 다니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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