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번화한 마을 보리홀름의 성부터 미니 스칸센까지
욀란드는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카펠라고든에 도착해서 앞으로 일 년동안 살게될 욀란드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늦여름이라 날씨도 선선하고 화창한 햇살에 앞으로의 일들이 더욱 기대가 되는 투어였다.
보리홀름 성(Borgholm Castle)은 스웨덴어으로는 Borgholms Slott이라고 한다. 욀란드 섬으로 넘어오는 다리를 건너서 북쪽으로 조금 가면 오래된 보리홀름 성이 보인다. 스웨덴 왕실의 여름 휴양지인 솔리덴과 인접해 있어 같이 보면 좋은 코스다.
보리홀름 성은 13세기 중반에 지어진 역사가 깊은 성이다. 전쟁 시에는 요새로 쓰이며 무너지면 다시 정비하기를 반복하다가 1806년 10월 14일 커다란 화재가 나 사용을 중지했다. 정확한 날짜가 기록되어 있는 만큼 아주 커다란 화재였는지 지금도 불에 그을린 자국을 벽에서 볼 수 있다.
현재 관광지로 개방된 성은 스웨덴 왕 Charles X Gustav가 건설한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폐허다. 스웨덴 국유재산위원회의 소유라고 한다.
보리홀름 성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커다란 공간이 바로 보인다. 지금은 각종 행사나 콘서트 등등으로 쓰이고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콘서트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래된 성에서 하는 콘서트는 어떨까 궁금해졌다. 프랑스의 베르사유도 가보고 체코의 프라하 성에도 가봤지만 여기는 아무것도 없어서인지 기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성의 규모도 겉에서 보기보다 크고 웅장하다. 스웨덴의 성이란 이런 것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 내부의 한쪽은 작은 박물관으로 꾸며놓았는데 전쟁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그림도 볼 수 있고, 가끔씩 작은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내가 갔을 때는 Tokiko Ishiguro Frode라는 작가의 종이접기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첫 번째 방문 후 며칠 후 다시 방문했는데 이 작가를 실제로 만날 수 있었다. 본업은 테라피스트로 아티스트 활동도 겸하고 있는 작가다. Tokiko는 스웨덴 남자와 결혼해서 뉴욕과 도쿄를 오가며 작가 활동을 한다고 한다. 여름에는 욀란드에 있는 별장에서 지낸다는데 마침 내가 갔던 시기가 여름이어서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와, 도쿄와 뉴욕을 중심으로 여름은 스웨덴의 휴양지에서... 완벽한 인터내셔널 한 삶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성의 꼭대기로 계단을 한참 올라가면 바다와 맞닿은 보리홀름 마을이 보인다. 보리홀름은 욀란드 섬의 주요 마을이다. 그래 봤자 주민은 고작 4천4백여 명이지만 이 작은 욀란드 섬에서는 번화가다. 나오는 길에 본 하늘과 보리홀름 성의 외곽을 배경으로 산들산들 바람에 날리는 풀들이 예뻤다.
보리홀름 성을 구경한 후 마을의 카페에 갔다. 내가 주문한 연두색 디저트는 스웨덴 전통 디저트 Swedish Princess Cake이라는 케익인데 속은 크림이 가득하고 겉은 마지판 비슷한 걸로 쌓여있다. 좀 달기는 하나 스웨덴의 쓴 커피와 함께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앞으로도 종종 찾게 되는 디저트다. 같이 간 친구들과 한국의 여느 궁과도 다르고 서유럽의 궁전과는 매우 다른 느낌의 성을 본 감상을 나눴다.
VIDA Museum
욀란드의 북서쪽에 위치한 컨템포러리 갤러리다. 모던한 빌딩이 눈길을 끌고, 내부도 시원시원한 디자인으로 경관이 아주 뛰어나다.
Himmelsberga Oland Museum
욀란드의 스칸센과 같은 곳으로 오래 전 스웨덴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스칸센에 가지 못했다면 대신 욀란드의 Himmelsberga에 가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