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탁자, 네모난 마음

별빛 동화, 어떤 생각을 나눌까 여섯번 째 이야기

by 워킹맘의 별빛 동화

모두가 평화를 말하지만, 오늘도 전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대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왜 끝내 합의보다 공격을 택하게 되는 걸까요?

이 동화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지구를 하루에 한 바퀴 도는 시간의 아이 ‘타이밍’은 세상 곳곳의 아픔을 지켜봅니다.

평화를 약속하는 지도자들의 회의장,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히는 사람들의 세계,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두려움과 욕망, 체면과 확신을 바라보며 타이밍은 조용히 묻습니다.


“왜 사람들은 함께 살기보다 서로를 밀어내려 할까?”

이 작품은 현재의 전쟁과 갈등의 모습을 소크라테스부터 한나 아렌트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철학자들이 바라본다면 어떤 말을 건넬지 상상하며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 플라톤의 그림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홉스의 두려움, 루소의 비교, 칸트의 보편성, 아렌트의 생각 없는 확신까지.


철학자들의 메시지는 설명으로 나열되지 않고, 타이밍이 마주하는 장면과 생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이 동화는 누가 옳은지를 전달하기 보다, 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생각 앞에서 쉽게 상처 주고, 공격하고, 무너뜨리려 하는지를 함께 바라보려 합니다.

합의란 같은 생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도 완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견디며 타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합니다.


제목 : 둥근 탁자, 네모난 마음

안녕? 나는 지구를 하루에 한 바퀴 도는 시간의 아이, 타이밍이야.

나는 늘 동쪽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날아가.
내가 지나가면 시계는 똑, 하고 한 칸 움직이고
어제는 오늘이 되고, 오늘은 내일이 되지.


그날도 나는 푸른 지구를 천천히 돌고 있었어.

어떤 곳에서는 파도가 집을 삼키고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아이들이 천막 안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사람들 얼굴보다 숫자가 더 반짝이고 있었지.

나는 그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내 작은 노트를 꺼내 한 줄씩 적었어.


"사람들은 모두의 평화를 말하지만, 자기만의 평화를 외치는 걸까?"


나는 그 문장을 쓰고도조금 찜찜했어.

정말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슬픈 장면만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걸까

그래서 나는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UN 국제회의 장으로 날아갔어

천장이 높은 아주 커다란 회의장, 벽은 반짝였고, 의자들은 모두 무겁고 근엄해 보였지.

무엇보다 한가운데 탁자가 아주 둥글었어.

나는 그 탁자를 보며 안심했어.


‘둥글면 덜 싸우지 않을까?"

탁자 둘레에는 지도자들이 앉아 있었어.

그들 앞에는 나라 이름이 적힌 팻말이 있었고, 팻말 옆에는 두꺼운 서류와 물잔이 놓여 있었어.

한 지도자가 먼저 입을 열었어.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지원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자 다른 지도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우리도 평화를 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얼른 노트를 꺼냈어.

이건 좋은 장면이 될 것 같았거든.

그런데 이상했어.

말은 다 비슷했는데,

사람들 얼굴은 하나도 비슷하지 않았어.

누군가는 턱을 아주 높이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입술을 얇게 다문 채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고,

누군가는 남의 말을 듣는 척하면서 자기 쪽 서류만 자꾸 넘기고 있었어.


“양보가 필요합니다.”

한 지도자가 말했어.

그러자 맞은편 지도자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물었어.

“그러면 누가 먼저 양보합니까?”

회의장 안의 공기가 그 순간부터 조금씩 차가워졌어.


“우리의 안전이 먼저 보장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자원이 먼저 존중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가치가 먼저 인정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역사적 피해가 먼저 고려되어야 합니다.”


나는 가만히 듣다가 작게 중얼거렸어.

“평화는 다들 원한다면서… 왜 자꾸 ‘먼저’만 나올까?”


회의장은 점점 이상해졌어. 분명 모두가 둥근 탁자에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의 말은 자꾸 네모나게 튀어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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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워킹맘, 아이들의 말과 사회현상을 글 소재의 원천으로 삼아 어린이에게 도움이 될 동화를 만드는 작가이자 메시지를 스토리로 전달하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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