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서는 문제 정의 프로세스를 짚어보고,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가설인 'Web-to-app'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Kick off 과정을 적어보았다. 2편은 실제로 어떻게 실행했고 마무리했는지를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더 빨리 2편을 쓰고 싶었는데 너무 바빴다..ㅜ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들어가려던 시점에 코로나 4단계가 발표되었지만, 목표와 실행 안은 그대로 가기로 결론을 내리고, 가설 검증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실행 과정은 Product 관점과 Marketing 관점 둘로 나뉘지만 크게 구분 없이 섞어서 기재했다. 아래는 전체 프로젝트 문서이며, 참고 자료나 스터디 자료, 기획안, QA까지 모든 진행 과정을 노션 한 페이지에 정리해둔다. 개발 진행사항은 지라를 활용한다. 언젠가 QA 프로세스나 지라 활용법 같은 내용으로도 포스팅할 날이 오기를.. (나 말고 개발팀이..)
가장 먼저 문제가 많았던 써드파티 앱 오류를 개선해서 배포를 했다. 페이스북 카탈로그 및 인스타그램 샵 연동 개선, 데이트팝 앱 딥링크 개선, iOS 데이터 수집 관련 시나리오 개선 등이 포함되었다. 말썽을 부리던 부분을 말끔하게 해결해서 속이 시원했다.
그다음으로는 신규 웹 개발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기능 정의 및 구현을 위한 논의를 거쳤다. 웹 개발을 몇 년 만에 새롭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기술 스택을 사용하고 누가 어떤 부분을 맡을지를 정했다. 프론트는 데이트팝 앱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는 부분이 많아서 기획 시 어렵진 않았다.
이때 가장 많이 고려한 점은, 데이트팝 앱은 로열티가 높은 유저들이 많지만, 웹의 경우 데이트팝 앱을 모르는 유저들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기획의 디테일을 살렸다. 또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크롬, 사파리 등 모바일 웹 브라우저 별 최적화 테스트를 꼼꼼하게 챙겼고, 성수기 내에 광고를 돌릴 수 있는 일정 산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그리고 타사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면서도 우리 앱 서비스의 특장점을 살린 기획안을 마무리했다. 당시 벤치마킹했던 서비스는 올리브영, 오늘의집, 마켓컬리 세 가지였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올리브영이 커머스 앱 중에서 모바일 경험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방대한 상품 DB와 머천다이징 능력이 발휘되기 최적화된 구조랄까.. 거기에 마케팅도 잘한다.
오늘의집은 유저의 스토리와 컨텐츠를 커머스로 정말 잘 연결하고, 유저 참여(Engagement)를 이렇게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
마켓컬리는 프로모션 기획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정말 잘한다. 이번에는 일정이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실제 적용하지 못 한 부분도 많아서 다소 아쉽다.
1차 스프린트 기간으로 신규 웹 개발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서버 API, 결제, 로그인, 계정 연동, 간단한 리스트 뷰 형태의 화면까지 개발을 완료했다. 정말 단순하게 구매만 가능한 페이지만 개발하고 바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개발 팀에서 이번에 적용한 핵심 기술은 서버 사이드 랜더링이었는데, 이 부분을 직접 기술 블로그에 남겨 주셨다.
데이트팝은 서비스 특성상 주말에 테스트를 꼭 해야 한다.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목금요일마다 개발 팀장님과 어디까지 배포를 할지 가늠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마케터로서 전체 덩어리가 배포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차별로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요청했고, 개발팀에서 빠르게 응해주셔서 순차적인 검증과 테스트가 가능했다. 다행히 내가 개발과 마케팅을 전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부터 어떻게 끊어야 할지 명확하게 가이드할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페이스북 컨설팅 담당자님께 새로운 상품 가이드도 받고 시도해본 점도 좋았다. 당시 인력이 부족해서 새로운 매체 발굴까지는 할 수 없었는데, 이를 통해서 보완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자동화된 앱 광고였는데,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CPI 400원대를 맞출 수 있다니 솔직히 너무 편했다^^; (나중에 다른 소재로 돌려보니 소재 빨도 있었다.. 역시 컨텐츠의 힘이다.)
우리는 Report(Learnt)/Good/Bad/Next 형식으로 항상 회고를 하기 때문에 중간 점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 확실히 회고를 하고 나니 훨씬 정돈이 되는 느낌이었고, 내가 빠뜨리고 있거나 부족하다 느낀 부분들을 Part3에 완벽하게 개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처음 세운 모든 가설이 맞을 수 없기 때문에 이때까지 나온 데이터와 테스트 결과에 따라 Part3의 세부 계획을 조정했다.
10fingers Way
<팀별로 색깔에 맞는 툴을 활용하기>
텐핑거스에서는 전사적인 프로젝트 관리 툴은 트렐로를 사용하고, 커뮤니케이션은 네이버 라인을 활용한다. 프로젝트 회고와 같은 문서는 보통 에버노트를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그외에는 팀마다 업무 특성에 따라 다른 툴을 사용한다. 개발팀은 프로젝트 관리는 노션으로, 버전 관리와 개발 일정 관리는 지라와 깃헙을 사용한다. 외부 프리랜서가 많은 컨텐츠팀은 대화를 쓰레드로 볼 수 있는 슬랙으로 소통을 하며 업무 기록을 남기고, 제휴점 사장님과의 소통이 많은 영업팀의 경우 카톡이 필수 업무 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인 Web to app 캠페인에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되었다. 원래 계획보다는 일주일 늦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하는 마음이었다. 환경이 구축된 후에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소재를 찍어내는 것이다.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서 광고 운영을 했다. 기존에 있던 모든 소재를 끌어다 쓰는 수준으로 소재 확장을 했고, 좋은 컨텐츠와 광고 조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여러 시도를 했다. 반대로 Part1~2에서 검증했다고 판단했으나 장기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것들은 과감하게 버렸다.
더불어 측정에 필요한 어트리뷰션 툴을 새롭게 적용하고 통계를 검증했다.
이렇게 약 두 달 반의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목표 대비 159%라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며 프로젝트를 마감할 수 있었다.
내가 적는 것보다 더 생생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갓 입사한 백엔드 파트의 아기 개발자 MJ님께서 작성하신 회고를 그대로 가져와 보았다.
원래 프로젝트 클로징 문서가 이렇게 길지는 않은데, 이번 프로젝트가 워낙 기간도 길고 범위가 넓다 보니 정리할 내용도, 회고할 내용도 많았다. 정말 바쁘긴 했지만 사실 재밌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프로덕트를 직접 리딩하는 일보다 다른 업무를 더 많이 하게 되는데, 이렇게 문제 해결하는 프로젝트는 늘 재밌다..
이번 프로젝트는 거의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재밌을 수밖에 없었다. 레거시 코드도 거의 없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빨리빨리 만들 수 있으니까. 원래 점진적 개선이 더 어려운 것이 맞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정은 타이트하게, 군더더기 없이 프로덕트를 완성시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디자이너로서도 오랜만에 배우는 것도 많았고, 팀원들과 밀착해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서 의미도 있었다.
PM, 마케터, 디자이너 세 개를 동시에 해야 했다. 누군가가 보기에 미친 것 아니냐고 할 정도의 많은 업무량과 역할과 책임이었지만, 이번 여름에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였기에 그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안 되었다. 나에게 두려운 것은 프로젝트의 실패뿐이었다.
단지 뚝딱 개발하고 끝나는 프로젝트였다면 부담이 덜 했을 것이다. 개발과 동시에 마케팅으로 성과를 검증해야 했다. 우리가 지지부진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몇 가지 있었고, 그것을 꼭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시작하는 시점부터 4단계가 발표되었다. 작년 겨울을 떠올려보면,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가고 온 나라가 코로나에 잠식될 것처럼 두려움에 떨었다. 그때는 예상만큼 따라주지 않는 성과 때문에 팀원들도 나도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도 우려를 안고 시작하기는 했지만, 배수진을 치지는 않았다.
다행히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7월 초 강력한 거리두기 단계 조치 때문에 잠시 위축되기는 했으나, 생각보다 많은 지표들이 타격을 많이 받지는 않았고, 이는 백신 예방 접종률이 올라감과 동시에 심리적인 공포감이 덜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실제 현상보다 심리가 좌우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4단계가 '짧고 굵게' 시행 후 끝날 것이라 예상했으나, 8월까지 이어진 영향으로 결국 회사의 전사적인 매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외부 환경 탓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원래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하게 마감했다는 뜻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가 세운 가설과 모든 팀원들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그나마 속 시원하게 8월을 마감할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이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10월 시점에서, 프로젝트의 Bad Point로 아쉽게 남았던 몇몇 문제, 특히 구매 단가까지 대폭 개선하게 되었다. 개발 팀장님과 저녁을 먹으면서 3배나 성과가 올랐다고 말씀드렸더니 '오' 하시는 표정이 귀여우셨다..ㅋㅋ
위드 코로나와 함께 훨씬 더 탁월한 성과와 함께 11월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
위드 코로나와 함께 더 크게 성장할 데이트팝에서 11월 현재 안드로이드 개발자, 마케터 직군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백엔드 개발자 충원 계획도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사람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