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확장, AI로 감성을 표현하다

AI-예술 융합 수업 에세이

by 빛나는 틈

모네의 그림을 보며 수업을 시작했다.

당시 미술계에 큰 위기감을 안겨주었던 사진기의 등장과,
그 앞에서 회화가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를 함께 살펴보고 싶었다.


아이들에게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중 일부를 각색한
짧은 글을 참고 자료로 제공했다.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과 모나리자 이야기도 떠올렸지만,
이번 수업에서는
‘기계와 인간의 차이’를 비교하기에
더 적절한 사례를 고르고 싶었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고 자유롭게 감상을 나누었다.
조별로 하나 이상의 감상을 발표하게 했는데,
예상보다 모네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진 아이들이 꽤 있었다.
일부러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골랐음에도
알아보는 아이들이 있어 조금 놀랐다.


감상 이후에는
회화와 사진을 본격적으로 비교했다.
같은 장면을 담고 있지만,
무엇이 다른지,
무엇이 남는지를 묻는 시간이었다.


다음 예시는
CG 애니메이션과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의 비교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일화를 짧은 글로 제공했고,
영상 자료도 함께 보았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
집중도는 단번에 높아졌다.


다만 차이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종종
‘기계 vs 인간의 손’이라는
단순한 구도로 생각하곤 했다.
이 지점에서 오히려
중요한 질문이 생겼다.


CG 역시 결국
인간의 손과 판단을 거쳐야 하고,
사진기 또한
인간의 시선과 선택이 개입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이었다.


마지막 사례로는
제인 구달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의 연구 방식과 결과를 담은 영상을 보고,
짧은 글을 함께 읽으며 질문을 던졌다.


과학은 정말
데이터만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
관찰과 공감,
관계 맺음은
어디까지 과학의 일부일까.


이 사례를 통해
아이들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치’를
스스로 끄집어내길 바랐다.


세 가지 사례를 따라오다 보면,
아이들은 이미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있었다.


기계는 무엇을 잘하고,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래서 이후에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영역을
보다 직접적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때 수업의 핵심 키워드는
감정’과 ‘감성’이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입력받아
활용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의 감정이나 감성을
갖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가 제공한 감정과 감성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놀라울 만큼 능숙하다.


그렇기에
이번 수업에서 얻고 싶었던 통찰은 이것이었다.
인공지능을
인간의 대체물이 아니라
조수로 삼아,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하나의 작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


아이들은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담아
인공지능으로 작품을 만들었고,
그 결과를 공유하며
소감을 나눴다.


수업은 비교적
차분하게 마무리되었다.
아이들도 여러 예시를 통해
수업의 방향을 충분히 이해했고,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큰 어려움 없이 흐름을 따라올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노트북을 열기 전까지는
활동지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평소보다
아이들의 집중도는 높았고,
예상보다 훨씬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수업이 이루어졌다.


많은 인원이 함께한 수업이었지만,
소음이나 혼란도 크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이번 수업은
아이들의 수준과 흥미를
가장 정확하게 맞춘 수업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비교적
편안한 얼굴로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인간과 기계의 차이를
굳이 따로 떼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미
그 사이의 ‘틈’을
스스로 발견하고 있었다.



빛나는틈 | shine_between

틈 사이에서 빛나는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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