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과학 융합 수업 에세이
최근 몇 년간 “양자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말이 쏟아졌지만
막상 양자라는 개념은 나에게 여전히 낯설었다.
앤트맨, 테넷, 인터스텔라…
모두 좋아하는 영화들이지만
사실 나는 그 깊은 원리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He did this, then that happened”
정도의 흐름만 쫓아가며 봤다.
학습 내용에 대해 무지한 학습자와의 수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system instruction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정하느냐였다.
AI에게
“이해가 느린 학습자를 상정하고, 쉽고 차분한 톤으로, 격려를 섞어 설명할 것”
이라고 적어두기만 해도
AI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했다.
나는 잘 모르는 개념을 반복해 물었고
AI는 한 번도 짜증을 낸 적이 없었다.
때로는
“좋은 질문이에요.”
“방금 이해한 부분을 다시 정리해 볼까요?”
와 같은 기계적이지만 친절한 격려도 건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기계적인 격려가 학습 동기를 꽤 크게 자극했다.
‘못 알아들어도 괜찮다’는 느낌.
‘계속 질문해도 된다’는 신호.
그 작은 안정감이 학습을 조금 더 밀어주었다.
함께 수업을 들은 아이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여러 번 물어봐도 짜증 내지 않아서 좋아요.”
“선생님한테 물을 때보다 부담이 없어요.”
아이들은 감정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건 분명 AI가 가진 강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려운 건 여전히 어렵다”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AI는 학습자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눈빛과 숨결로 이해도를 파악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학습자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를 때,
올바른 질문을 찾아 AI에게 던지는 일 자체가
이미 난관이었다.
AI는 좋은 보조자이지만,
학습 설계가 허술하면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
AI에게 맡겨야 할 역할과
AI로 진행해야 하는 질문의 구조를
세밀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안전한 학습이 되기 어렵다.
AI는 분명, 학습의 문을 열어주는 존재다.
부담 없이 물어보고 끊임없이 되묻고
겪어보지 못한 개념을 접해볼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그 문을
‘어디까지 열어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는지’
가르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빛나는틈 | shine_between
틈 사이에서 빛나는 생각들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