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진로 융합 수업 에세이
인공지능 수업 전에 검사를 하나 해오라고 하셨다.
처음엔 AI 수업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번 주제는 ‘진로 탐색’이었다.
학생들은 커리어넷에서
직업적성검사와 직업흥미검사(H)를 해오고,
그 결과지를 AI에 제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진로를 탐색하는 활동이었다.
첫 번째 활동은
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사, MBTI, 즐겨 보는 콘텐츠 등을
하나의 활동지에 적어 AI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추천해줘.”
AI는 내가 적어낸 조각들을 모아
강점과 특징을 정리해 보여주었다.
어울릴 만한 직업을 몇 가지 제안하고,
그 직업들이 하는 일도 설명했다.
적당히 탐색이 되었다 싶을 때
수업 설계대로 두 번째 자료를 제공했다.
바로, 미리 해둔 직업적성·흥미검사 결과 PDF였다.
놀라웠던 건
AI가 이 두 자료를 단순히 나란히 보지 않고
‘기존 분석에 새 정보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더 정교한 직업 추천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항목이 늘어난 만큼
나에 대한 이해도도 더 깊어졌다.
사람 상담사가 질문을 더 듣고
조금 더 세밀하게 방향을 잡아주는
그런 과정과 아주 비슷했다.
이 점이 이번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다음 활동은
내 관심사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하나 고르고
그 링크를 AI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AI는 링크만으로 영상을 요약한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내 진로를 확장해 해석해주었다.
하지만 영상을 직접 보지 않는다면,
AI가 어떤 기준으로 요약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그 결과,
요약에 대한 판단 능력이 약해지고
비판적 사고는 쉽게 흐려질 수 있다.
마지막 활동은
AI가 추천한 직업과 연결해
이미지를 생성해보는 것이었다.
AI를 진로 탐색에 활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객관적이고 충실했다.
나라는 사람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방식은
현재 이루어지는 진로 상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상담사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편한 ‘관계적 부담’이 없고
기계적 객관성이 담보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놓치면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요약에만 의존하게 되면 사고력은 약해지고
AI 분석만 믿으면 자기 이해는 빈약해질 수 있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결국 AI는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도구일 뿐이다.
진로 탐색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과 질문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AI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방향을 점검해볼 수 있는
새로운 창이 된다는 점은
분명한 가능성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아마,
AI와 함께 진로를 고민하는 시대의
첫 세대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은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살아난다.
빛나는틈 | shine_between
틈 사이에서 빛나는 생각들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