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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머스캣 Mar 15. 2024

문학을 향유할 줄 모르는 사람

 

새싹은 상징적 의미가 많다. 한참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물론, 무언가를 새로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을, 존재들을 새싹이라 흔히 부른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나는 상징과 우화가 정말로 사람들에게 교훈을 전해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가령 척박한 콘크리트 사이에서도 살아남아 새싹을 틔운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라나는 새싹에게 정말로 감명을 받나? 유명한 강아지똥 이야기, 결국 모든 존재는 저마다의 쓸모와 가치가 있다는 교훈을 정말 얻어가나? 특히 교과서에 솔찮히 나오는 것이 이런 교훈이 그득그득한 이야기들이다. 어렸을 때 내게 와 닿았으려나 싶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은 비유적으로, 우화적으로 교훈을 전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문학 작품에 손이 잘 안 가는 이유도 마찬가지. 누군가 인위적으로 인간에게 자신이 전하고픈 교훈을 위해 만들어낸 창작물이라는 생각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 그럼 결국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작가에게서 탄생한 것이고 나는 그것을 주입 받는 느낌이랄까. 물론 인간이 보편적으로 소중히 여겨야할 가치들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는 훌륭한 작가들이 많지만, 어쨌든 그의 손에서 세상의 진리와 가치가 결정되어 내게 전해지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나도 문학 작품을 향유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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