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 언젠가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말이 이제는 꽤 자주 들린다. 인공지능은 어차피 인간으로부터 창조된 것이고 기계일 뿐이라는 사람들의 반박도 이어진다. 또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구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인공피부, 장기 등은 인간의 것을 완벽하게 구현해내어 우리는 외양으로 인공지능 로봇과 사람을 구별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이런 미래가 실제로 닥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이 책에서 꽤나 포근한, 그러나 아픈 이야기로 묘사해낸다.
- 책을 보는 내내 생각하게 된다. 외양이 인간과 구별할 수 없고, 자연스러운 발화를 하는 인공지능과 사람을 구분짓는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감정과 의식일까. 로봇이 감정은 학습할 수 있다면, 의식은 가능할까? 의식은 과거, 현재, 미래의 경험을 통합하고 반추하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은 진심된 교류가 가능할까? 그런 질문들을 자꾸만 내 안에 던지는 책이다. 직접적으로 전하기 보단 이야기에 실어서 독자에게 질문을 전달한다.
-112p, "그저 익숙한 것이 더 나아 보였을 수 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꼭 좋았던 무언가를 향한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익숙한 무언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일 수 있다. …"
-151p, "…이 우주의 어딘가에서 의식이 있는 존재로 태어난다는 것은 너무나 드물고 귀한 일이고, 긔 의식을 가진 조냊로 살아가는 것도 극히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의식이 있는 동안 존재는 살아있을 때 마땅이 해야 할 일이 있어요."
-201p, "…그럼 말이야. 예를 들어 새로운 몸을 가지고 다시 태어날 민이는 예전의 그 민이일까? 만약 그렇다고 하면 '나'는 어디까지 '나'일까? 팔도 교체할 수 있고, 다리도 교체할 수 있고, 몸의 모든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면, 그 부분들은 '나'가 아닌 거잖아. 그게 없어도 나는 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