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와 나

우리가족

by 조류씨

정말 치사하게도 울면 선물도 안주고, 부모님 말씀 안들어도 안주고,

착한어린이만 선물을 준다는 그 산타할아버지.

혹시 언제까지 믿으셨나요?

엄마의 말에 의하면, 조류씨는 4학년까지는 믿었다는데,(동생은 2학년까지는 믿었다는 말)

4학년의 조류씨는 일기를 쓰지 않아서....(쓰지 않았던 이유는 믿음과 배신때문이랄까..)


26의 조류씨는 당연히 산타를 믿지 않지만, 그때의 어린 조류씨는 산타와의 기억이 몇가지 있다.


1. 유치원에서 원장선생님의 산타

크리스마스 무렵쯤 되면, 원장선생님이 산타 분장을 하고 햇님반(조류씨가 있던)에 나타나서

간식류를 예쁘게 포장된 선물 꾸러미를 하나씩 안겨주곤 했다.

_지금와 생각해보면, 유치원 선생님이 참 대단들 하셨던 거지. 애들 선물을 하나하나 포장해야 했으니


2. 차(?)가 있었던 산타

동네에서 어른들끼리 산타를 구했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산타가 엄마가 음식점을 하던 곳에 나타났다.

나는 울고 난리가 났고, 동생은 속으로 놀랐는지는 모르겠으나 담담히 선물을 받고 사진도 찍고 그랬다.

산타가 돌아가고 나서 운 눈으로 엄마 심부름을 가던 중에 차를!! 차를!!타는 산타를 목격했다.

당시의 충격이란,

조류씨 "(엄청흥분함)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차를 탔ㅇ! 썰매가 아니고 차를 탔어! 산타할아버지가 아닌가? 아닌데?아니야?"
엄마 "(세상에서 제일 담담함)아, 썰매가 고장이라도 났나보다. 가끔 산타할아버지가 차도 탄대"


3. 쌀포대에 선물을 두고간 산타(부제 : 부모님께 박수를)

이건 학교를 다니면서 일어났는데, 학교를 다니면 12월 무렵에 '산타는 존재하는가'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어찌보면, 나는 일방적인 까임을 당했다.

친구1 " 이세상에 산타가 어딨냐, 다 그거 엄마랑 아빠가 해주는 거야."
조류씨 "(진심)아니야! 엄마가 분명히 산타가 있다고 했어!"
친구2 "에효, 다 거짓말이야 그거"
친구3 "아무도 산타는 본적이 없어. 너 자고 있을때 엄마랑 아빠가 선물 주는 거야"
조류씨 "(세상억울)아니야!"
친구4 "맞아!"

엄마랑 아빠한테 배신 당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조류씨 "(세상슬픔)세상에 산타는 없대, 친구들한테 다 들었어. 산타는 엄마랑 아빠지?"
엄마 " 아닌데? 산타는 있는데? 이번에는 밖에다가 커다란 선물 달라고 쌀포대를 걸어둘까? 엄마랑 아빠는 집에 있을 건대? 확인해 볼까 있는지 없는지?" (어린 내가 본 우리엄마 연기력은 갑오브갑이었음)

부모님이 집에 있는 동안, 동생과 신발장에 나란히 앉아 불투명한 유리문을 바라보면서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내복차림에 흥분해서 뛰쳐나간 밖에는 쌀포대에 동생과 나의 선물이 담겨져있었다.

당시의 나는 쌀포대에 선물을 두고간 사람이 사람일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고, '부모님'이 아니라는 것은 '산타'가 맞다!로 생각했던 것 같다.


엄마는 12월쯤 되시면, '산타'라는 마법의 말은 엄마를 편하게도 했지만, 산타라는 존재를 믿고 있는 그 순수한걸 깨고 싶지도 않았다고 했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부모님은 '산타는 존재 한다 작전'을 계속해서 펼쳤다. 그렇게 굳건히 믿던 '산타할아버지'를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없다'로 인지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엄마와 아빠의 노력으로 꽤나 오랫동안 12월 25일 산타할아버지라는 동화속에서 살 수 있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그때 내가 믿었던 순간만큼은 산타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꼬맹이들은 '산타'라는 존재 자체를 믿지 않을 것 같다.
워낙 아이들의 동심을 파괴하는 정보들을 아이들은 인터넷으로 스마트폰으로 접하는 세상 아니던가. 그 미지의 존재가 12월동안 마법을 부리는 기분을 지금의 꼬맹이들이 모른다는 게 사실 아쉽다.
어찌보면 다 한때인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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