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주차]#이커머스 #라인야후 #SM엔터
안녕하세요. 서진욱 기자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관련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3일 네이버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이목이 집중됐던 이커머스 실적을 자세히 알아보고, 일본 라인야후 지분 매각 이슈를 업데이트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는데요. 그렇지만 SM엔터 인수와 관련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계속됩니다.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시점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네이버, 1Q 호실적… 알리·테무 악영향 없었다
네이버, 라인야후 문제 "입장 정리 중"… 한발 뺀 일본?
공정위, 조건 걸어 카카오의 SM 인수 승인
여전한 사법 리스크, SM 주가 40% 넘게 폭락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격적인 한국 사업 확장은 네이버가 직면한 최대 리스크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지난 3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중국발 악재로 인한 타격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커머스를 포함한 주요 사업부문의 성장이 이어지며 기존 전망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죠.
1분기 매출은 2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43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33%씩 늘었는데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호실적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컨센서스는 매출 2조4960억원, 영업이익 3896억원에 형성됐었습니다. 컨센서스보다 실제 매출은 1%, 영업이익은 13% 더 크게 나왔죠. 실적 발표 날 네이버 주가는 3% 올랐습니다.
이커머스 매출은 7034억원(전체의 28%)을 기록했는데요. 1년 전보다 16%, 직전 분기보다는 7% 증가했습니다. 네이버는 도착보장, 브랜드 솔루션 등 신규 매출과 손자회사 크림이 인수한 일본 이커머스 기업 소다의 실적 편입을 이커머스 성장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멤버십 누적 가입자와 실사용자가 지속해서 증가한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죠.
다만 거래액 측면에서는 우려스러운 수치가 나왔습니다. 1분기 거래액은 2649억원이었는데요. 제휴몰을 제외한 거래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9% 늘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0.4% 줄었습니다. 소다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거래액 감소율(QoQ)은 -1.7%로 높아집니다. 거래액 감소는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실적에서 알 수 있듯이 네이버의 국내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알리·테무의 급성장이 이어질 경우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에 숫자로 타격을 입힐 수 있죠. 물론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저품질 상품 논란에 휩싸인 알리·테무가 공격적인 확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실적만큼 이목을 집중시킨 이슈는 라인야후 지배권 논란인데요. 지난 뉴스레터에서 다룬 것처럼 최근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에 일본 합작사 A홀딩스 지분을 팔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네이버와 소뱅이 지분을 50%씩 보유한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입니다. 소뱅의 갑작스런 요청은 일본 정부가 라인 사용자 정보 유출 사고를 빌미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요구한 데 따른 겁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 이슈에 대한 언급을 내놨는데요. 최 대표는 "(일본 정부가)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있으나 네이버는 이를 따를지 말지 결정하기보다 중장기 사업 전략 차원에서 결정하고자 한다"며 "아직 회사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정리되는 시점에 명확하게 전달하겠다"고 했죠. 일본 정부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를 포함한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는 사실도 알렸죠.(관련 기사: [MT리포트]라인 침공전)
한국 여론이 악화하자 일본 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입니다. 일본 총무성의 나카무라 도모히로 종합통신기반국 이용환경과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라인야후에 내린 행정지도에 지분 매각 표현이 담기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행정지도 내용 중 '위탁처(네이버)로부터 자본적 지배를 상당 수준 받는 관계의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제 재검토'라는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지분을 매각하라거나 정리하라거나 하는 그런 표현은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 밝혔는데요.
비겁한 변명으로 느껴집니다. 자본적 지배의 재검토를 지분 매각이 아닌 다른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을까요? 어떤 개선책을 내놓을지는 기업이 제시하라는 책임 회피성 발언도 내놨죠. 라인야후 지배권 문제는 한일 정부가 개입한 이슈로 번졌기 때문에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라인야후가 총무성에 추가 개선 조치를 보고해야 하는 기한은 7월1일입니다.
이번에는 카카오 소식입니다. 오랜 만에 카카오에 긍정적인 내용인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지난해 3월 말 SM엔터 지분 39.87%를 사들인 지 13개월 만입니다. 이번 조건부 승인은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플랫폼의 자사 우대를 차단하기 위해 시정 조치를 부과한 최초 사례입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에스엠 인수로 디지털음원 유통 및 플랫폼 시장에 이어 디지털음원 기획 및 제작 시장에서도 1위 사업자로 등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쟁사들은 타사 음원 플랫폼의 신규 요금제 출시 방해, SM엔터 소속 가수 데뷔 또는 컴백 시 멜론 우대 등 경쟁제한 행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죠.
공정위는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카카오에 2가지 조건을 걸었는데요. 멜론의 경쟁 플랫폼(벅스, 지니뮤직, 네이버 바이브, 플로 등)이 카카오에 음원 공급을 요청할 경우 ①정당한 이유 없이 음원 공급 거절·중단·지연 행위를 금지하고 ②독립된 점검기구를 설립해 정기적으로 멜론에서의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하는 내용입니다.
점검기구는 카카오에서 독립된 5인 이상의 외부 위원만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멜론의 최신음원 소개 코너인 △최신음악 △스포트라이트 △하이라이징을 통한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합니다. 카카오는 공정위가 내건 조건을 3년간 준수해야 합니다. 카카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조건이 걸리긴 했지만, 공정위라는 큰 규제 문턱을 넘었습니다.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와 관련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논란에 따른 사법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검찰은 카카오 경영진이 하이브의 SM엔터 주식 공개매수를 무산시키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은 카카오 오너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요.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중순 조만간 김범수 위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사했습니다. 아직 소환 일정이 잡힌 건 아닙니다.
해당 사건으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만약 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이 유죄로 나올 경우 카카오가 SM엔터 경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신아 대표를 내세워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선 만큼 불법적인 인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죠. 벌써부터 카카오가 SM엔터를 재매각하지 않겠냐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카카오는 공개적으로 재매각설을 부인했습니다.
카카오가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SM엔터 인수를 위해 카카오가 동원한 자금은 1조2500억원에 달합니다.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15만원에 833만3641주를 취득했죠. 이달 3일 기준 SM엔터 주가는 8만5800원으로 공개매수가보다 43% 낮습니다. 하이브와 인수 경쟁을 벌였던 점을 감안해도 매우 큰 기업가치 감소입니다. 카카오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커녕 경영 안정성부터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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