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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Jun 03. 2024

끝없는 네이버 주가 추락

[6월 1주차]#네이버 #인공지능 #라인야후


안녕하세요. 서진욱 기자입니다.


네이버 주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세에 따른 결과가 아닌 네이버만의 현상입니다.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는데도 주가는 반등은커녕 더 떨어졌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네이버의 주가 추락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숱한 위기를 극복해온 네이버는 미래에 대한 의구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끝없이 추락하는 네이버 주가

실적은 좋았지만… 검색, 커머스 정체 우려

클로바를 향한 의구심, AI 경쟁력 갖췄나?

갑자기 터진 라인야후 악재, 장기화 국면으로                                        


                                     2024년 네이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끝없이 추락하는 네이버 주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네이버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좋은 일이 아닌 나쁜 일로 말이죠. 네이버는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주가가 10% 떨어졌는데요. 11거래일 중 10거래일 하락 마감했습니다. 연일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며 주주들의 분노를 일으켰죠.


네이버의 하락세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올해 초 잠깐 올랐다가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었죠. 올 들어 주가 하락률이 24%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속한 코스피는 0.7%, 카카오는 20% 떨어졌습니다. 주가만 놓고 보면 각종 리스크에 직면한 카카오보다 네이버의 성적표가 더 나쁩니다.


좀 더 과거로 돌아가보죠. 네이버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증시 활황기에 대표적인 국민주로 등극했습니다. 당시 동학개미운동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네이버 주식을 사들였죠. 2020년 초 18만~19만원대를 오갔던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습니다. 2021년 7월30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46만5000원을 찍었죠.


3년 가까이 지난 현재 주가는 역대 최고가보다 63% 낮습니다. 반토막이 넘게 난 겁니다. 75조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27조원대로 쪼그라들었죠. 95만여명(2023년 말 기준)에 달하는 주주들이 손실을 본 상황으로, '국민분통주'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실적은 좋았지만… 검색, 커머스 정체 우려


단순 실적만 보면 네이버의 추락은 의아스러운데요. 매출은 2020년 5조3042억원→2021년 6조8176억원→2022년 8조2201억원→2023년 9조6706억원으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매출 규모가 3년 만에 82% 커졌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153억원→1조3255억원→1조3047억원→1조4888억원으로 2022년 후퇴했다가 지난해에 다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22.9%→19.4%→15.9%→15.4%로 하락세인 점은 아쉽지만, 주가 폭락의 요인으로 지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은 검색과 커머스입니다. 두 부문 모두 견조한 성과를 이어왔으나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올해 1분기 커머스 거래액은 약 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직전 분기(12조4000억원)보다 2000억원 줄었습니다. 거래액이 감소한 건 2022년 1분기 이후 2년 만으로, 역성장은 나쁜 신호입니다. 더군다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커머스 기업들의 공세로 국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죠.


검색 시장 영향력도 예전만 못합니다. 인터넷트렌드의 올해 5월 검색엔진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 57%, 구글 36%, 다음 3% 순으로 집계됐는데요. 2년 전인 2022년 5월에는 네이버 63%, 구글 26%, 다음 6% 순이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대신 구글을 찾는 검색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네이버 50%, 구글 40% 구도가 머지 않았습니다.



클로바를 향한 의구심, AI 경쟁력 갖췄나?


주가에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는데요. 기존 사업 성과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의 주가 추락은 부정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시각이 우세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네이버의 미래에 대한 걱정은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의구심에서 시작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AI 주도권 경쟁이 펼쳐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엔비디아의 폭등으로 대표되는 AI 투자 열풍은 주요국 증시의 최대 화두인데요. 네이버는 AI 이슈에서 완전히 배제된 모습입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선 AI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죠.


네이버는 지난해 8월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는데요. 이후 다양한 기업·기관들이 하이퍼클로바X를 채택하거나 네이버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네이버는 대화형 AI '클로바X'와 AI 검색 '큐:'(cue:) 등 서비스를 내놨지만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오픈AI, MS,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들이 AI 기술력 개선에 나선 점과 비교하면 네이버의 행보는 너무나 조용하고 느립니다. 네이버만의 AI 경쟁력이 무엇인지 각인시키지 못했죠.


물음표는 AI 사업 수익성으로 이어집니다.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에 비해 수익성은 형편 없다는 지적은 미국 빅테크들도 받는데요. 한국 시장에 한정된 사업을 펼칠 수밖에 없는 네이버의 수익 창출은 훨씬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AI가 포함된 클라우드 사업의 1분기 영업손실은 672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적자가 이어지는 점보다 매출 규모가 후퇴한 사실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물론 AI 기술력이 모든 사업 부문에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클라우드 실적만으로 AI 수익성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갑자기 터진 라인야후 악재, 장기화 국면으로


이런 와중에 라인야후 사태라는 악재까지 터졌습니다.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지분을 둘러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갈등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는데요.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사실은 라인야후의 실질적인 지배권은 일본 정부를 등에 업은 소뱅이 쥐고 있다는 겁니다.


소뱅은 A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네이버의 입장은 불명확합니다. 라인야후 경영에 더이상 관여할 수 없다면 A홀딩스 지분을 넘기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일 여론이 거세게 번질 수 있어 상당한 리스크가 따르는 결정입니다. 지배권을 확보한 소뱅이 염가에 지분을 사겠다는 배짱을 부릴 여지도 있죠. 네이버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취임 3년차를 맞은 최수연 대표를 향한 의구심은 더욱 번집니다. 주가만 놓고 보면 최 대표는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 대표 임기 중 주가가 48% 떨어졌기 때문이죠. 최 대표는 라인야후 사태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언론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GIO의 등판을 원합니다.


네이버는 한국 인터넷기업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국민들에게 미국 빅테크에 점령되지 않았다는 자긍심을 안겨준 특별한 기업이기도 하죠. 사상 최대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네이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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