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팟캐스트 '신동엽의 성선설'
신동엽은 '야한' 기대감을 들게 한다. 음란마귀를 소환하는 농담 분야에선 그가 대한민국 1등이다. 신동엽의 멘트는 야하고 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가 말하고 3초가 지나면 볼이 붉어진다. 그 어떤 선정적인 단어나 표현이 없었는데도.
은유형 표현을 적극 활용한 신동엽의 야한 농담은 공중파 방송에서도 문제될 게 없다. 심지어 일요일 아침 방송하는 TV동물농장에서도 여유롭게 야릇한 멘트를 던진다. 독보적인 존재감이다.
야한 농담의 달인이 성을 주제로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타이틀은 '신동엽의 성선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들을 수 있다. 신동엽을 전설의 성 사상가 '엽자'로 칭한다. 오로지 말빨로 승부하는 팟캐스트에서 신동엽의 야한 활약에 기대감이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선설은 (야한) 기대와는 크게 다른 콘텐츠다. 신동엽 이름만 듣고 음란마귀에 씌였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엽신이 과거 활약한 '마녀사냥'과 거리가 멀다.
성선설은 재미보다 정보에 초점을 맞춘 성교육 팟캐스트다. 산부인과 '의사언니' 김지연 전문의가 게스트로 나온다. 알고 보니 14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다. '쉬잇와이의사어니 김지연' 채널을 운영한다. 유튜브 수위는 훨씬 높다.
두 사람은 청취자들이 보낸 성 고민 사연을 소개한 뒤 아낌없는 조언을 내놓는다. 인생 선배이자 전문가 입장에서. 이들이 소개하는 사연에는 누구나 한 번쯤 하거나 들을 법한 성 고민들이 담겼다. 신동엽의 깔끔한 진행과 의사언니의 명쾌한 답변이 돋보인다.
너무 진지한 건 마이너스다. 엽자가 불러일으킨 야한 기대감보단 밋밋한 느낌이랄까. 공중파를 벗어났는데도 신동엽은 여전히 선을 지킨다.
그에게 좀 더 자유를 주자! 엽자가 날개를 단다면 성선설은 역대급 팟캐스트로 날아오를 수 있다. 물론 '청불' 딱지부터 붙여야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