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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웨이 Jul 22. 2020

'밀리의서재' 그만 읽으련다

<리뷰>독서 앱 '밀리의 서재'

구독 5개월, 연장 않기로 마음먹다


독서 앱 '밀리의 서재'를 쓴 지 5개월. 연간 구독기간이 끝나면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책 한권 값보다 싼 월 구독료에도 실망이 컸기 때문이다. 아직 구독기간이 끝나려면 7개월이 남았다. 섣부른 결정일 수 있다. 그렇지만 결정이 바뀔 것 같지 않다.


독서 앱 구독을 결정하고 '밀리의 서재', '리디 셀렉트', '예스24 북클럽'을 놓고 고민했다. 여러 비교를 종합해 보니 가장 많은 책을 제공하고, 가장 저렴한 '밀리의 서재'의 장점이 분명했다. 사용자 환경과 서비스 안정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배우 이병헌을 앞세운 광고 역시 '밀리의 서재'에 대한 호감을 심어줬던 것 같다.


그만큼 내가 원하는 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다는 광고문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 달에 2~3권 읽는 걸 고려하면, 월 8250원(1년 구독 시)에 불과한 구독료는 '혜자스럽게' 느껴졌다.




정작 읽고 싶은 책이 없다


'밀리의 서재'가 제공하는 전자책은 5만권에 달한다. 그런데 정작 내가 읽고 싶은 책은 없다. 신작과 베스트셀러가 추가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읽고 싶은 책이 없으니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들만 뒤적거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의외의 명작을 발견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 만족스럽지 않았다.


사용자가 전자책 추가를 요청할 수 있다. 구독 초기 신청한 책들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단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다. 무성의하다. 전자책 추가 여부를 떠나 사용자를 무시하는 운영 방식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없는 건 '밀리의 서재'만의 문제는 아니다. '리디 셀렉트'와 '예스24 북클럽'도 마찬가지다. 따로 전자책을 돈 주고 살 수 있지만, 무제한 구독 서비스에선 읽을 수 없었다. 이런 책들은 아직 잘 팔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제한'의 부작용, 떨어진 독서 집중력


'무제한' 독서가 안겨주는 부작용도 있다. '밀리의 서재'가 아니라 내 문제다. 권수 제한이 없으니 관심이 가는 책들을 돌아가며 읽게 된다. 이렇다 보니 독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완독할 확률이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지 않았을 때보다 낮아졌다. 실제로 '밀리의 서재' 구독 전후를 비교하면 독서량의 변화가 없다. '무제한이니까 많이 읽겠지'라는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마음껏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 어떤 책을 읽을 때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다 보니 포기 역시 빠를 수밖에 없었다. 책에 대한 절실함이 떨어졌달까. 기대와 달리 무제한이라는 혜택은 나의 독서습관과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다독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이런 문제로 고민하진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무제한에 기반한 독서 앱은 나와는 맞지 않은 서비스였다. 내가 읽고 싶은 전자책을 사서 읽은 방식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우선 7개월 남은 '밀리의 서재' 해지가 가능한지 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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