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 난다...이상한 소문의 경위

[팔자(八字)론]

이 글은 독립탐정언론 <신흥자경소>에 2025년 7월 25일(오후 7시 20분) 올라온 기사입니다→ 원문보기


굴뚝 연기 11.JPG (사진=픽사베이)

[신흥자경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에선 제법 많이 일어난다. 인간이 모인 그룹마다 특정 인간에 관한 이상한 루머 혹은 거짓된 소문이 판을 치는 경우가 예상외로 많다. 그 소문의 당사자는 어리고 유약할수록 심대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그러한 피해는 ‘주목 잘 받는 팔자(사람)’가 ‘좋지 못한 시기’를 지날 때 ‘구설수’ 형태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 사례 1

고등학교 1학년인 A(男)는 남자애치곤 얼굴이 예쁘장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같은 반 여학우들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성격은 소극적인 편이었다. 중학생 때까지는 친한 친구들이 많아서 활발히 뛰어노는 아이였지만, 운이 나쁘게도 고등학생이 되면서 기존 친구들과 연이 끊겼다. 따라서 성격도 더 조용해졌다.


새로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친한 아이 하나 없이 홀로 된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A는 자기와 같이 외톨이였던 지방 출신 B(男)와 친구가 된다. 그렇게 조용히 둘이 함께 급식도 먹고 같이 다녔다. 그러던 시기에 어느 날, 사건이 터지고 만다.


담임선생인 F(40대 男)는 같이 다니는 A와 B를 지켜보다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기 일쑤였다. 어느 날 급기야 자기 반 수업 중에 이런 말을 내뱉었다.


“호모는 비정상이야!? 문제가 있는 거야!?!”


이 말을 A를 향해 쳐다보면서 마치 A가 호모라는 듯이 대놓고 외쳐댔으니, 반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했겠는가. 고등학생은 미성년인 만큼 사리분별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데다, 선생 F가 담임 및 S대 출신이라는 권위 덕에 그 말엔 나름 힘이 실렸다. 그래서 ‘A=호모?’라는 뉘앙스는 학생들에게 마치 자신들이 모르는 이면의 진실을 담은 듯 느껴질 법도 했다. 더구나 A는 지금 자신이 겪는 상황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A는 그 반에서 단숨에 동성연애자(게이)가 돼 버렸다.


담임인 F는 늘 그런 인물이었다. 매우 권위적이면서도 오만방자했다. 그 심리 기저엔 본인이 S대를 나왔다는 엘리트 의식이 있었다. S대라는 그 타이틀 하나로 자신이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철저히 믿는 자의식의 소유자였다. 더구나 그가 속한 교직원노동조합은 같은 정치진영 인사가 대통령직에 연이어 오르던 시기였던 이유로 그 힘이 한껏 팽창돼 있던 때였다. 게다가 F는 그 교직원노동조합 세력 내에서도 나름 힘이 있던 인물이었고, 그 교직원노동조합은 A가 다니던 고등학교를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래선지 F는 더 자신감 있게 오만방자한 언행을 쏟아낼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편이었다. 예를 들면, 쉬는 시간에 공부 못하는 아이가 자고 있는 책상 앞에 바짝 다가가서 모두 들으라는 듯이, “공부 못하면 노가다 한다” 등 막말을 쏟아붓는 식이었다. 아울러 서로 사귀고 있는 남녀 학생을 향해 둘이 성관계를 했다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수업시간 중에 아주 노골적으로 내뱉기도 했다. 자신이 학생들 모두의 실체를 매우 정확히 잘 파악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었다. 굳이 입으로 꺼내지 않아도 될 내용을 꼭 집어내어 모욕적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미성년인 고등학생들은 그러한 모욕감과 치욕을 처음 겪는 만큼 어안이 벙벙한 채로 이를 그냥 받아내야 했다. 어린 만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던 거다.


A가 당한 것도 그 사례 중 하나였다. 아마 남자애치곤 예쁘장한 외모의 A가 다른 남학우와 단둘이 다닌다는 점에서 별생각 없이 ‘호모인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또 늘 해오던 대로 자기 우월감에 취해 자기 딴엔 ‘만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인 자기 심증(心證)을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드러낸 것이다. 웃기는 건, 같이 다닌 B는 ‘게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웠다는 거다. 선생 F의 화살은 단지 A에게 만으로 향했다. 그 어떤 논리적 타당성도 없이, 그저 남자치곤 얼굴이 좀 예쁘장했다는 이유로 A에게 행해진 공격이었다.


하지만, A는 게이가 아니었다.


그냥 미성년인 조용한 아이(남자치곤 예쁘장한)였을 뿐이다. 문제는 ‘A는 게이인가’라는 한순간 품을 수 있는 심증을, 명백한 증거나 깊이 있는 해석 없이, 그저 헛된 자기 우월감과 한심한 자의식에 취해 ‘확신’으로 돌려버린 F의 반지성(反知性)적 아둔함에 있었다. 어쩌면 F는 평소에 이상하고 뒤틀린 성욕구로 가득 차 눈앞의 모든 것을 삐뚤어지게 바라보는 성적 변태였을 수도 있다.


어쨌든 A는 그 사건으로 인해 고등학생 3년 내내 게이라는 소문 속에 살아야 했다. 그 마음의 상처는 20대까지 이어졌다.


# 사례 2

30대 남성 D는 그동안 주로 고시원, 고시텔, 작은 원룸 등 월세가 저렴한 곳에서 살아왔다. 돈이 없어 20대 내내 일용직 노가다,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했다. 그러다 30살 초반에 간신히 작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들어간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 일을 했다. 그 결과, 해당 업계에서 나름 이름이 알려졌다.


성과도 여럿 냈다. 그러면서 업계에 관련 소문이 퍼졌다. 그 덕분에 좀 더 큰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다. D는 이를 받아들였다. 연봉도 크게 올랐다. 새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일을 한 탓인지,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결국 D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곧 사표를 내야만 했다. 일을 쉬고 2~3달 만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악화된 건강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취업시장에서 커리어 공백이 길어지면 손해이기에, D는 어떻게든 해당 업종으로 돌아가 다시 직장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D는 퇴사 후 3달 여가 지난 시점에 업계 선배 G가 몸담고 있는 작은 신생회사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전 회사에서 겪었던, 고질적인 한국 회사의 여러 병폐가 바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게 악화된 건강 부분을 다시 건드렸다. 숨이 멎는 듯한 고통이 다시 찾아왔다. 일을 조금만 해도 몸에서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결국 D는 선배 G에게 “일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여러 말이 오가다 D는 자기 입으로


“앞으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뒤돌아보면, 그 말이 화근이었다. D 입장에선, 앞으로 회사를 들어가 월급쟁이로서 일을 하는 대다수 일반적 삶을 살아가기가 어렵게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저 별생각 없이 당시 기분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말이었다. 나이가 있는 데다 새로운 업종으로 가기도 어렵고 기존 업계에선 일을 할 생각만 해도 몸에서 이상증세가 나타나니, 다시 단순 노동으로 연명해야 할 수 있다는 처참한 기분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G는 이를 다르게 해석했다. 그에 대한 여파는 이후 드러나게 된다.


어쨌든, D는 다시 백수가 됐다. 그리고 본인 예상대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이 몸으로 벌 수 있는 일용직 노가다, 배달 등 일을 하게 됐다. D의 이상증세는 이전 업종에서 일을 할 때 나타나기도 하지만, 사람 속에 섞여도 일어났다. 직장생활 시 사람 속에 섞여 갖은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생긴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였던 셈이다. 그래서 사람과 섞여 일을 해야 하는 일용직 노가다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완전히 혼자 일 할 수 있는 배달을 주로 하게 됐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기존 업종에서 알고 지내던 동료들로부터 가끔 전화 연락이 왔다. 그런 통화를 하면서 D는 본인에 대해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소문은 바로 “D가 불법적인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황당한 소문이었다. D는 그저 이를 웃어넘겼지만, 황당한 그 소문을 사실인 양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았다.


공교롭게도 D의 외모는 왠지 깡패나 건달 같은 느낌이 강했다. 큰 덩치는 근육질이라기보다는 지방과 근육이 혼합된 깡패 같은 몸으로 느껴졌다. 건달스럽게 한껏 불려진 큰 덩치는, D가 20대 때부터 일용직 노가다 및 각종 험한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한 경험을 통해 ‘잡초 같은 현장에서는 육체적으로라도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 본능을 깨우친 결과다. 그렇게 D는 평소에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근육운동)을 하게 됐던 거다. 거기다 돈이 없는 상황이 많다 보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자’는 식으로 뭐든 먹어치우던 ‘잡식’ 습관도 영향이 있었다.


그 속사정을 알 리 없는 다른 사람들은, 그저 D를 그의 외양과 뿜어져 나오는 기운대로 판단할 뿐이었다. 특히 선배 G는 D가 나름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한 여러 기상천외한 업무 방식(법에 저촉되진 않는)을, D의 건달스러운 외양과 기운으로 연결 지은 채,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그의 말을 ‘불법’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D를 아는 그 업계 사람들 입에서 “D가 불법적인 일을 한다”는 소문으로 퍼진 거였다.


또한, 그 업계에선 ‘접대를 하는 영업 행위’가 일상이었는데, 남자끼리 접대를 하거나 받다 보면, 소위 여자를 끼고 노는 룸살롱 등이 주요 공간이 된다. 그 자리를 D와 함께 했던 동료 중 누군가는, 거침없이 그 과정을 밟던 D가 “불법을 한다”는 소문과 크게 괴리돼 보이지도 않았다.


그 소문은, D가 불법적 세계에서 사업체 등을 영위하거나 관련세계에 깊이 개입해 활동한다는 뉘앙스였다. 단순히 ‘유흥을 소비하는 뜨내기’를 뜻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진실은


D는 불법 관련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불법적 일을 시도조차 한 적 없었다. 그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여서 기존 업종에서 일을 할 수 없었던 데다, 사람 속에 섞일 수조차 없어 혼자 일 할 수 있는 배달로 연명했던 것뿐이다.




왜 이러한 오해 및 뜬소문들이 일어날까. 그런 괴상한 소문이 나는 걸 당사자의 처신 문제로만 볼 수 있을까. 평범한 일반 서민이 무슨 공인이나 연예인처럼 공개성명을 낼 수도 없는 일이다. 일일이 주변인들을 찾아가......(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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