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나를 싫어하는 느낌이 들어요”

[신흥(申興)Q&A]

이 글은 독립탐정언론 <신흥자경소>에 2026년 3월 20일(오후 7시 12분) 올라온 콘텐츠입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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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자경소] 어느 시공간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질문이 도착했다.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질문 : 주변 사람들 중 일부가 저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사건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왠지 그들이 저를 은근히 피하거나 꺼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딱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좀 더 그들을 배려해서 행동해야 했을까요. 앞으로라도 좀 더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할까요.


답 : 일단 한 가지 진실부터 말하자. 매우 당연하게도,


세상 모두가 당신을 좋아할 수는 없다.


당신이 어딜 가든, 무얼 하든, 누군가로부터 예상 못한 경계를 받을 수 있고 은근히 꺼려질 수도 있다. 하물며 이유 없이 ‘비호감’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언제라도 마주칠 수 있는 게 인간사다.


왜냐. 인간이라는 건 단순하게 보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세밀하게 따지고 보면 각각의 개체들은 저마다 기질·체질·성격·살아온 배경 등 요소가 천차만별이다.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분석해 보면, 성향·기질·체질 등이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것도 매우 자연스럽다. 인간은 자기 체질과 기질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부류가 눈앞에 나타나면, 왠지 위화감이 들고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그럴 때 사람의 반응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본능에 가까운 행동양식을 거침없이 할 수 있게 성장했거나, 무례함을 솔직함이라고 포장하며 혀로 비수를 날리는 부류라면, 본인과 다른 성향의 인간을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 이유 없이 싫은 티를 팍팍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학습한 ‘어른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부류를 마주쳐도 최대한 그 티를 겉으로 내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최대한 정중하고 신사답게 행동하려 노력하기도 한다.


그런데 당신 상황은 그 2가지 중 하나라고 명확히 하기가 어렵다. 그 둘의 중간 정도에 걸쳐있는 느낌이다. 당신 앞에서 싫은 티를 팍팍 내는 것은 아닌데, 당신을 피해 다닌다고 했다.


그런데 우선 몇 가지 당신이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과연 당신은 ‘자의식과잉’에 휩싸여 주변을 곡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당신은 자신을 둘러싼 기류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합리적 사고의 인간인가, 말이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이 자신도 모르게 비호감적인 행동을 계속해나가면서 주변의 인망(人望)을 잃었던 것은 아닌가.


만일 당신 자신이 합리적인 사람이며, 주변을 최대한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지성을 갖춘 데다, 딱히 주변에 해가 되거나 밉상인 짓을 하지 않았다고 확언할 수 있다면,


그 지점부터는 어느 정도 당신의 그 ‘느낌(주변에서 괜히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을 싫어하는 이유가 당신 잘못이 아닐 확률도 높다.


인간의 ‘감’이나 ‘촉’은 상상 이상으로 정확하다. 더구나 나이가 들고 인생 경험이 충분히 쌓인 사람에겐, 현재 자신이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그 감정은 비교적 사실적 상황에 기반해 일어났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예전 SBS에서 방영한 ‘순풍산부인과’라는 시트콤에 나왔던 ‘박영규’를 떠올려보자. 그 캐릭터처럼, 누가 봐도 주변으로부터 ‘손절’당할 만한 행동을 반복하는 부류도 있다. 시트콤이어서 극단적으로 표현된 캐릭터이므로 그 비호감 정도를 좀 완화해서 생각해 보더라도, 누구나 삶의 여러 길목에서 ‘박영규’ 같은 ‘심히 꺼려지는 부류’를 한번 이상은 마주쳤을 것이다.


‘박영규’ 캐릭터 얘기를 왜 했느냐. 누가 봐도 당신이 ‘박영규’처럼 주변으로부터 손절당할 만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면, <당신은 큰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다>는 얘길 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인 증언’이나 ‘본인 메타인지’ 등을 총동원해 본 결과, 당신이 주변 인간관계에서 ‘박영규’급의 비호감 행동을 했거나 누가 봐도 특별한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니라면, 당신에겐 별다른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다는 거다.


어차피 인간은 주변에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기 체질·기질·성질 등에 맞게 살아갈 뿐이다.


시트콤 내에서의 ‘박영규’ 역할처럼 맨날 얻어먹고 다니고 밉상 짓을 여기저기 뿌려대고 다니며 ‘비호감’ 행동만 주야장천 해대는 것만 아니라면, 사람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본인 결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런데 당신이 주변에 딱히 피해를 입혔거나 밉상 짓을 해온 것도 아닌데, 누군가는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하거나 꺼릴 수 있다. 일단, 이 글 서두에서 밝혔듯, 인간은 매우 다양하고 저마다 아주 미세한 성질 및 취향, 감정선 등으로 주변을 대한다. 따라서 당신이 상식선에서 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누군가 당신을 매우 싫어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건 어쩌면 지극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신은


‘누군가가 당신을 싫어한다’는 그 사실에 크게 몰입할 필요 없다


는 거다.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신을 싫어하는 누군가(F)가 그 ‘싫은 티’를 주변에 드러내지 않으며 당신을 피해 다니기만 한다는 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아마 당신을 싫어하는 그 이유는 당신 잘못이 아닌 데다, F 본인이 겉으로 티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치졸하고 옹졸한


내용일 확률이 높다. 무슨 뜻이냐고? 당신을 꺼리는 사람이 당신을 피해 다니고만 있다면, 당신이 크게 결격사유가 없다는 걸 방증한다는 거다. 만일 당신이 누가 봐도 못된 ‘쓰레기’라면, 이미 당신은 주변에서 평판이 개판이 됐을 거고, 그 얘기들이 당신 귀에도 벌써 들어갔을 것이다. 혹은 당신이 평상시엔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뭔가 주변에서 당신을 싫어할 명분을 주는 잘못된 짓을 한순간에 실수로 저질렀더라도, 주변에선 그에 대한 피드백이 들어갔을 것이다. 만일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라면, 다시 말하지만, 당신을 싫어하는 주변인들은


본인들 입으로 말하기도 어려운 옹졸한 이유로


당신을 싫어하거나 꺼리는 마음이 생겨났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볼까. 한 바둑학원에 새로 들어온 A는, 오래된 원생이자 같은 나이대인 B와 C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셋은 늘 함께 바둑을 두었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B와 C는 A를 꺼리며 피해 다녔다. A가 뭘 잘못했을까. 아무리 따져 봐도 큰 문제는 없었다.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므로, A 역시 무언가 단점은 있겠지만, 그게 주변에 큰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A는 그저 지극히 보편적인 범위의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러면 B와 C가 A를 꺼리는 이유는 도대체 뭐였을까. A가 쓰레기로 소문이 날 정도로 개판을 치고 다닌 게 아니라면, 그리고 B와 C가 그저 소심하게 A를 피해 다닌다면, 그들(B, C)이 A를 꺼리게 된 이유는 아주 사소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쯤에서 ‘진실’을 말해볼까. 그들(B, C)이 A를 꺼리게 된 이유의 단초는


처음엔 자기보다 바둑실력이 못했던 A가, 어느샌가부터 자신(B, C)들의 실력을 뛰어넘은 데 있다.


그래서 그들(B, C)은 점차 A를 마주할 자신이 없어졌고, 마음 한구석에선 A를 향한 경계심·시기심·질투심 혹은 경쟁심이 과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솔직하게 겉으로 티를 낼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그들(B, C)은 어쩌면 시간이 흐를수록 사소한 다른 이유를 찾아내 A를 싫어하는 자신들의 마음을 더 합리화해 댈지 모른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 한때 대한민국 음악계를 들어다 놨다 했던 인물인 가수 S. 그런데 한 방송사 PD인 G는 그 대단한 S를 유독 싫어했다. 한 음악평론가가 왜 그렇게까지 S를 싫어하느냐고 G에게 개인적으로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G가 한 말,


“새끼가 건방지잖아. (자기가) 누구 때문에 떴는데”


결국, 주변에서 당신을 싫어하는 건, 당신이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은 이상, 매우 옹졸하고 졸렬한 이유를 내포할 가능성이 높다. 그걸 분명히 인지할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이 아무리 주변 사람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더라도, 당신이 처세를 잘하며 살아왔더라도, 누군가는 당신을 맹렬히 싫어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치졸하고 옹졸한 이유 때문에, 당신이 그들 눈치를 봐야 하는가.


어쩌면, 오히려 당신은 너무나 착한 편이다. 치졸하고 옹졸한 이유 때문에 당신을 싫어할 가능성이 높은 작자들을 배려한답시고, 그들 눈치를 보고 있다. 이미 질문 자체에 당신의 ‘선함’이 반영돼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더더욱,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주변 기류에 크게 신경 쓰지 말라는 얘기를 해줘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 지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말 당신이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다니지 않느냐’다. 만일 당신이 상식선에서 주변에 크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인물이 누가 봐도 확실하다면, 그럼 주변 일부에서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도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행동하는 게 좋다.


누가 당신을 싫어하건 좋아하건, 그냥 과감히 신경 끄라는 얘기다. 당신이 순풍산부인과의 ‘박영규’ 캐릭터처럼 자기가 무얼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객관화가 안 되는 인물만 아니라면, 당신이 진정 떳떳하다면, 그렇게 그냥 신경 끄고 자기 갈 길 가는 게 여러모로 현명하다. 주변인 중 누군가가 당신을 싫어하든 말든 신경 끄고 그냥 당신 할 일에 집중하라. 만일 서로 간에 계속 마주쳐야 할 ‘결속’ 같은 게 없는 사이라면, 그냥 안 보면 그만이다. 혹시 같은 공간에서 계속 마주쳐야 할 사람일지라도, 그가 당신을 싫어한다는 걸 마치 아예 모르는 듯 행동해라. 그리고 끝까지 당신은 예의 바르게, 신사답게, 어른답게 행동하면 된다.


그게 매우 어렵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그 방법이 가장 좋다. 정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관련 조직에서 빠져나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졸렬한 누군가를 위해 당신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당신이 그 조직이나 그룹에서 굳이 나올 마음이 없다면,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하는 그 누군가를 그저 웃으면서 대할 줄도 알아야 한다. 마치 나를 싫어하는 걸 전혀 모르는 듯, 혹은 그러거나 말거나


당신은 그렇게 그저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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